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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560억 들인 '눈물의 여왕', 그 이상의 가치

등록 2024.04.21 08:31:36수정 2024.04.22 18: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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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김지원, 김수현이 7일 오전 서울 구로구 라마다호텔신도림에서 열린 tvN 새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극본 박지은, 연출 장영우 김희원)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3.07.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김지원, 김수현이 7일 오전 서울 구로구 라마다호텔신도림에서 열린 tvN 새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극본 박지은, 연출 장영우 김희원)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3.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요즘 식당 등 어딜 가든 tvN 주말극 '눈물의 여왕' 얘기 뿐이다. 드라마 만듦새를 떠나서 상반기 최고 흥행작임은 부인할 수 없다. 시청률 20%(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넘었고, 세계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시리즈 부문 1위를 찍었다. 종방까지 3회만을 남겨뒀는데, 화제성 차트도 휩쓸고 있다. 박지은(48) 작가는 시청률의 여왕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고, 주역인 김수현(36)·김지원(31)은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다. 제작비 약 600억원을 투입, 그 이상의 성과를 냈을까.

21일 업계에 따르면, 눈물의 여왕은 총 제작비 560억원이 투입됐다. 16부작으로, 회당 35억원이다. 당초 400억원 이상으로만 추정했으나, 160억원 가량 더 들었다. 국내 드라마 최대 규모인 디즈니+ '무빙'(2023)보다 총 제작비는 작지만, 회당 제작비는 비슷하다. 무빙 총 제작비는 650억원 이상(20부작 회당 32억5000만원)이다.

요즘 드라마는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판매를 통해 먼저 제작비를 회수한다. 제작비가 수백억 원대로 흥행 실패 시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눈물의 여왕은 120% 리쿱(제작비 회수)을 달성했다는 전언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190개국에 공개했으며, 국내에선 tvN과 티빙에서 선보이고 있다. 넷플릭스 판매와 tvN 편성비 등으로만 650억원 이상 벌어들였다. 즉, 방송 전 제작비 540억원을 회수한 것을 넘어 약 100억원 수익이 더 난 셈이다. 한 관계자는 "이 정도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며 "넷플릭스에서 제작비의 약 80%를 부담했다. 간접광고(PPL) 등 부가수익을 합치면 100억원+α가 남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경우, 넷플릭스가 지적재산권(IP) 권한을 모두 가져가는 대신 제작비 120%까지 부담한다. 눈물의 여왕이 OTT 오리지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약 80% 지원 받은 데는 한류스타 김수현과 스타작가 박지은의 이름값이 컸다. 두 사람은 '별에서 온 그대'(2013~2014)와 '프로듀사'(2015)에 이어 세 번째 호흡을 맞췄다. 눈물의 여왕은 일본에서 넷플릭스 TV쇼 부문 1위에 올랐는데, 그 만큼 해외에서 K-로맨스 선호도가 높은 점도 영향을 끼쳤다.

김수현이 회당 출연료를 약 3억원으로 낮추면서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애초 회당 8억원설이 제기 됐으나, 3억원대로 총 50억원 가량 받았다는 후문이다. 눈물의 여왕은 스튜디오드래곤과 문화창고, 쇼러너스가 함께 만들었다. 문화창고는 스튜디오드래곤 자회사이자 박 작가 소속사이며, 쇼러너스는 장영우(44) PD가 세운 제작사다. 김수현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공동 제작에 참여하지 않았다. 골드메달리스트 CCO이자 김수현 사촌형으로 알려진 이로베(이사랑)만 제작자문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간 골드메달리스트가 '사이코지만 괜찮아'(2020) '어느 날'(2021) 등 김수현 주연 드라마를 공동 제작한 것과 대조됐다. 박 작가와 오랜 기간 인연을 이어와 출연료와 공동제작 등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다른 관계자는 "보통 드라마가 리쿱이 어려우면 편성이 안 난다. 눈물의 여왕은 김수현과 박지은 재회, 제작·편성에 힘이 붙었다"면서도 "김수현이 회당 8억원씩 받고 소속사까지 공동 제작에 참여했으면 이 정도 수익을 남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초점]560억 들인 '눈물의 여왕', 그 이상의 가치


이 드라마는 3년 차 부부인 용두리 이장 아들 '백현우'(김수현)·퀸즈 그룹 재벌 3세 '홍해인'(김지원)이 위기를 헤쳐가며 이룬 기적 같은 사랑 이야기다. 재벌가 남성과 평범한 여성의 로맨스에서 성(性) 역할을 바꾸고, 처가살이를 녹여 흥미를 더했다. 물론 '올드하고 유치하다'는 평도 많지만, 빠른 전개와 구멍없는 연기, 뛰어난 연출력 등의 조화가 잘 이뤄졌다. 굿데이터 코퍼레이션이 발표한 펀덱스 리포트에서 6주 연속 화제성 1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요즘 시청률은 더 이상 지표로서 의미가 없다고 하지만, 20%를 돌파한 데는 30~50대 여성들을 대리 만족 시킨 점도 주효했다. 개그우먼 김지혜(44)는 SNS에 거의 매회 본방사수 인증 영상을 올렸고, 통역사 이윤진(40)은 배우 이범수(54)와 이혼 소송 중에도 "하루에 8시간씩 잘 자고, 눈물의 여왕 꼭 챙겨보는 게 목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수현과 김지원 몸값도 치솟고 있다. 김수현은 전작인 쿠팡플레이 '어느 날'(2021)이 예상보다 흥행하지 못했는데, 눈물의 여왕으로 한류스타 입지를 공고히 했다. 박 작가와 함께 한 작품 모두 성공, 흥행 보증 수표의 위력을 보여줬다. 뻔한 캐릭터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여주인공인 김지원을 뒷받침하는 데 그치지 않고 탄탄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를 끌어당겼다. 차기작으로 '비밀의숲2'(2020) 박현석 PD 신작인 '넉오프'를 검토 중인데, 회당 출연료는 8억원을 웃돌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봤다.

김지원은 '광고의 여왕'이 될 기세다. '상속자들'(2013) '유라헬' 이후 11년 만의 재벌 연기 도전이다. 별그대 속 톱스타 '천송이'(전지현)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안정적인 연기력과 화려한 스타일링으로 시선을 끌었다. 이미 롯데칠성음료 소주 '처음처럼'과 한화손해보험 모델로 발탁, 광고계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재벌 3세 패션으로 화제를 모은 만큼 종방 후 다양한 품목에서 러브콜이 쇄도할 전망이다.

PPL 브랜드와도 시너지 효과를 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메인 협찬사로 참여했으며, 불가리, 서브웨이, 하남돼지, 햇반 솥반, 플랜잇 퀵레인지·에어프라이 등도 PPL로 등장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PPL이 과도해 몰입도를 떨어트렸지만, 판매량 증가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 김회재 연구원도 눈물의 여왕 성과는 크게 두 가지라고 짚었다. "높은 시청률에 따라 tvN 방영권에 더해 광고 연동한 인센티브 수익이 추가될 것"이라며 "눈물의 여왕은 제작비가 평균의 두 배 이상으로 추정된다. 넷플릭스에 동시 방영 돼 리쿱률도 평균을 크게 상회할 것"이라고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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