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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美 유타서 동성부부 입양 딸 빼앗겨…LGBT 단체 "헌법에 위배되는 판결"

등록 2015.11.12 18:34:24수정 2016.12.28 15:5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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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AP/뉴시스】 미국 야후 스포츠는 14일(한국시간) "2014 소치동계올림픽 폐막 후인 이달 26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모스크바에서 '게이 스포츠 페스티발'이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사진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거리에서 게이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흔들고 있는 한 남성의 모습.2014.2.14.

【서울=뉴시스】강덕우 기자 = 미국 유타에서 동성 부부가 입양한 아이를 이성 부부에게 재입양시키도록 명령하는 판결을 내려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단체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유타주 카본 카운티 제7지구 소년법원 소속 스콧 요한슨 판사는 지난 10일(현지시각) 레즈비언 베키 피어스(34)와 에이프럴 호그랜드(38) 부부가 3개월 전 입양한 1살 딸을 이성부부에 재입양시키도록 판결했다고 솔트레이크 트리뷴이 11일 보도했다.

 졸지에 딸을 잃게 된 에이프럴 호그랜드는 "판사는 아이들이 이성부부에서 자라는 편이 좋다는 연구결과를 근거로 판결을 내렸다고 설명했지만, 그는 과학적 근거 없이 종교적인 믿음을 이번 판결에 적용한 것"이라며 불만을 표했다.

 이번 판결은 인권단체와 LGBT 단체를 충격에 빠뜨렸다.

 인권 단체 '이퀄리티 유타(Equality Utah)'의 트로이 윌리엄스는 "이번 판결은 터무니없고 헌법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레즈비언 부부가 아이를 키우는 데 부적합하다는 맏을만한 근거는 없으며, 부부와 아이를 해하는 불필요한 판결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입양 과정을 주관한 유타 아동가족서비스(Utah Division of Child and Family Services·DCFS)에 따르면 유타에는 합법적으로 결혼한 부부는 개인의 성적지향과 관계없이 아이를 입양할 수 있고,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뒤로 이를 반대한 판례도 없었다.

 하지만 베키 피어스와 에이프럴 호그랜드는 유타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지난해 10월 결혼하고 올해 초 아이를 입양할 수 있는 법적 자격을 얻었음에도 이 같은 판결을 받은 것이다. 지난 9월 켄터키주에서는 종교적인 이유로 동성 커플에게 결혼 증명서 발급을 거부했던 주 법원 서기가 결국 법정 구속됐던 사건에 발생해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에이프럴 호그랜드는 "DCFS와 입양후견인, 아이의 생모까지 이번 입양을 지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이도 새로운 집에서 완벽하게 적응을 하고 있었지만, 스콧 요한슨 판사만이 우리를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베키 피어스와 에이프럴 호그랜드 부부는 변호사를 고용해 이번 판결을 뒤집기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스콧 요한슨 판사는 지난해 13살 소녀에게 3살 소녀의 머리카락을 자른 벌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법정에서 자르면 150시간의 자원봉사시간을 줄여주겠다고 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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