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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성공회연합, ‘동성혼’허용 美성공회 권한 제한

등록 2016.01.15 18:08:41수정 2016.12.28 16:2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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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로비=AP/뉴시스】2013년 10월20일(현지시간) 캔터베리 대주교 저스틴 웰비가 케냐 나이로비에 소재한 ‘올 새인트’(All Saints) 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2016.01.15.

【나이로비=AP/뉴시스】2013년 10월20일(현지시간) 캔터베리 대주교 저스틴 웰비가 케냐 나이로비에 소재한 ‘올 새인트’(All Saints) 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2016.01.15.

【서울=뉴시스】최희정 기자 = 미국 성공회교회가 동성결혼과 동성애에 관한 입장 때문에 성공회연합 의사결정기구에서 제외됐다고 주교들이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앞으로 미국 성공회가 성공회연합의 활동에 참여할 수 없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BBC는 전했다.

 미국 성공회는 영국 성공회에 뿌리를 둔 성공회연합(앵글리칸 커뮤니언)의 미국 지부로, 신도 수는 180만명 가량 된다. 성공회연합은 전 세계에 800만명의 교우를 거느리고 있다.

 이번 결정은 캔터베리 회의에서 영국 성공회 고위 성직자가 동성혼 이슈로 인한 교회 분열을 해결하기 위해 '정말 힘들게' 내렸다.

 미국 성공회 마이클 커리(63) 수좌주교는 다른 성공회 지도자들에게 “이는 동성애자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가져올 것이다”고 우려했다.

 지난 2003년 미국 성공회는 동성애자 진 로빈슨 사제를 뉴햄프셔 교구 주교로 임명, 최초로 동성애자에게 주교직을 허용했다. 이로 인해 성공회교 내부는 분열돼 왔다.

 동성애와 동성결혼에 대한 의견 대립이 심화된 가운데,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는 성공회 대주교 39명을 소집해 지난 11일부터 회의를 가졌다.

 회의 시작 전 100명이 넘는 영국 성공회 교도들은 영국 성공회가 레즈비언과 게이 기독교인에 대한 차별을 회개할 것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영국 성공회 지도자들은 14일 캔터베리에서 성명서를 통해 “결혼에 대한 이해에서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도 “미국 성공회의 동성혼 승인은 대다수 영국 성공회교도들의 신앙 및 교리에서 근본적으로 이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회 지도자들은 “회의에 참석한 사제 대다수가 결혼은 남자와 여자간에 이뤄지는 것이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웰비 대주교는 성공회연합에서 신뢰를 재구축하기 위한 일을 수행할 그룹을 선정했다.

【워싱턴=AP/뉴시스】미국 성공회 교단 사상 최초의 아프리카계인 마이클 커리 수좌주교가 1일(현지시간) 즉위식 미사가 열리는 성공회 워싱턴국립성당에 도착하며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2000년부터 노스 캐롤라이나 주교직을 맡아온 커리 수좌주교는 9년간 부임한 첫 여성 수좌주교인 캐서린 제퍼츠 쇼리의 후임이다. 2015.11.02

【워싱턴=AP/뉴시스】미국 성공회 교단 사상 최초의 아프리카계인 마이클 커리 수좌주교가 1일(현지시간) 즉위식 미사가 열리는 성공회 워싱턴국립성당에 도착하며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2000년부터 노스 캐롤라이나 주교직을 맡아온 커리 수좌주교는 9년간 부임한 첫 여성 수좌주교인 캐서린 제퍼츠 쇼리의 후임이다. 2015.11.02

 회의에 앞서 대주교들에 서한을 보낸 사람들은 “이번 결과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고 표명했다.

 BBC는 이번 주 열린 회의는 진행과정이 쉽지 않았으며, 여러 차례 합의가 깨질 뻔 했다고 전했다. 우간다 대주교는 일찍 떠났으나, 다른 대주교들은 남아서 토론하거나 기도를 했다.

 회의는 15일(현지시간)까지 개최되나, 결정 내용이 14일 노출됐다는 점은 대주교들이 동성혼에 대해 합의를 했기 때문이라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전세계 보수적 성공회 지도자들을 대표하는 ‘세계성공회미래회의’(GAFCON)는 미국 성공회에 대한 제재를 추진해왔다. GAFCON 일부 멤버들은 제재를 내리지 않으면, 이번 주 회의에서 빠지겠다고 경고해왔다.

 GAFCON 성명서에서 이번 결과에 대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고 평했다.

 이와 관련, 다른 동성애 기독교인과 동성혼 지지자들은 “성공회연합은 이번 결정이 초래할 깊은 고통에 대한 인식이나 LGBTI(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인터섹스) 기독교인에 대한 목회를 위한 고려가 전혀 없다”고 비난했다.

 성공회는 전세계 기독교 교단 중 로마가톨릭교와 정교회에 이어 3번째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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