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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육청 '교장 성희롱' 감사처분 축소처리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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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2-11-05 17:43:04  |  수정 2016-12-28 01: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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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김도란 기자 = 경기 수원교육지원청이 지난 9월 수원의 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민원조사를 벌여 처분한 감사처분표. 해당 교장과 교사들에 대해 품위 유지의 의무 위반으로 '경고'처분 했다. 내용은 '성희롱'에 대한 설명이지만 수원교육지원청은 이를 '사생활 문란' 항목을 적용해 '경고'처리 했다고 밝혔다.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기준에 따르면 성희롱은 중·경징계 항목에 해당한다.  dorankim@newsis.com
가해자에게는 '관대' 피해자에게는 '일침'  공문엔 '성희롱'…처분은 '사생활 문란'으로

【수원=뉴시스】김경호 김도란 기자= 경기도 수원교육지원청이 수원 K초등학교 교장의 폭언과 성희롱, 비민주적인 학교 운영 등과 관련한 감사를 진행한 뒤 징계수위를 축소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지난 7월9일 K초등학교 교사 10명은 경기도교육청에 교장의 성희롱, 폭언, 비민주적인 학교 운영 등과 관련해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도교육청은 민원내용의 사실관계를 파악하라고 수원교육지원청에 지시했고, 수원교육지원청은 올 7월15일부터 한 달간 감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수원교육청은 오히려 민원을 제기한 교사들에게 도서구입 시 도서선정위 미개최, 전교어린이회 선거 관련 업무처리 부적정 등을 이유로 무더기로 경고, 주의, 인사조치 등의 처분을 내렸다.

 반면 품위유지 의무 위반(성희롱), 방과후 프로그램 강사 채용 관리 부적정, 공문서 임의 변조 지시(어린이 회의록 수정), 학생 성적처리 등 업무처리 부적정 및 성적 조작 시도로 인한 민원야기 등으로 경고 8건, 주의 9건 등의 처분을 받은 교장에 대해서는 중 경징계 사안인데도 수원교육청은 징계위원회조차 열지 않았다.

◇수원교육청의 축소 의혹

 수원교육청은 성희롱 부분에 따른 감사를 벌인 뒤 작성한 'K초 민원사안 조사결과 처분(요구)내역'중 업무별 내역에 교장, 교감, 교사 2명에 대해 '품위유지의 의무 위반(성희롱 등)'이라고 기재하고 모두 '경고'처분했다.  

 수원교육청은 감사결과 처분서에도 '국가공무원법 제63조,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2조(직장내 성희롱의 금지)에 의거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내 성희롱을 하여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귀교는 성적 언동, 성적 굴용감 또는 혐오감을 줄 수 있는 행위를 한 사실이 있음'이라고 적었다.

 수원교육청은 구체적인 사례로 '술자리 게임(러브샷) 사전 계획,신규교사 환영회식 시 불건전한 언행, 회식자리에서 여교사에게 노래를 부르라고 하고, 늦은 시간에 여교사에게 전화했으며, 여교사에게 예쁘다는 등의 발언'등을 적시했다.

 이에 따라 수원교육청은 교장, 교감, 교사 2명에 대해서 '품위 유지의 의무 위반'을 들어 모두 경고 처분했다.

 하지만 수원교육청은 도교육청 규정인 '감사결과 지적사항 처분기준표'에 따라 '품위유지' 항목 가운데 1호인 성폭력 등 성관련 품위유지 위반의 경우 중·경징계에 해당돼 징계위원회를 열어야 하는데도 교육장 및 관련 국장 등과 내부회의만 열어 감사처분을 '경고'로 축소 결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감사를 진행했던 한 담당자는 "민원교사들이 성희롱을 주장해서 그런 내용을 감사처분서와 조사결과 처분내역 등에 적었을 뿐이며 성희롱으로 보기 어려워서 경고조치한 것"이라고 공문서 내용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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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김도란 기자 = 경기 수원교육지원청이 지난 8월31일자로 내부 결제한 민원사안 조사 보고서의 일부분. 해당 초등학교 교장 등을 '품위 유지의 의무 위반(성희롱 등)'으로 '경고'처리 했다. 하지만 수원교육지원청은 이후 교장 등에게 '사생활 문란'항목을 적용, '경고'처리 했다고 밝혔다. 교육공무원 징계 양정기준에 따르면 '성희롱'은 경징계 이상을 처분해야 한다.  dorankim@newsis.com
 감사결과 처분서 등에 성희롱이나 성희롱과 관련한 규정과 사실을 언급해놓고도 정작 감사 처분시에는 처분기준표 '품위유지'항목 1호가 아닌 항목 9호 '기타 사생활 문란행위'를 적용해 '경고'했다고 해명한 것이다.  

그러나  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감사처분서와 조사결과 처분내역을 보면 모두 성희롱을 적용하고 있다"며 "그런 사실이 없었다면 마땅히 공문서에 그런 내용을 적시하지 않는다"고 했다.  

◇ "피해자는 여러명 가해자는 없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 경기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과 수원여성회, 다산인권센터등 경기지역 시민사회여성단체등은 지난달 31일 피해교사들의 얘기를 듣는 자리를 갖고 사태파악과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피해교사들은 이 자리에서 "수원교육청 관련 부서가 권위적이고 이미 결과는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는 식의 암묵적인 분위기를 풍기면서 오히려 민원을 제기한 교사들에게 화살을 돌리는 감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피해교사 가운데 한 여교사는 수원교육청 감사결과에 대한 도교육청의 재조사과정에서 성희롱 관련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소문이 돌자 자신과 관련한 성희롱 피해사실을 진술서로 작성해 직접 도교육청에 전달했다.  

 피해교사는 올 3월19일 신규교사 환영회 자리에서 당시 집을 구하지 못해 모텔에서 1주일 출퇴근을 했는데 교장이 술을 주면서 여러차례 "그런 곳에서 지내려면 술 많이 마시고 자야돼 시끄러우니까"라고 했다고 적었다. 

 피해교사들은 성희롱 부분이 언론을 통해 부각됐지만 현장에서는 비민주적인 운영과 폭언 등도 심각한 수준이었고, 주로 신규 교사들을 대상으로 이같은 폭압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피해교사들은 이날 경기도교육청과 수원교육청에서 조사를 진행한 부서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과 함께 경기도교육감과의 면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수원지역 여성단체 관계자는 "피해교사들의 정신적 충격이 심한 상황인데도 도교육청과 수원교육청이 교장과 피해교사들을 격리하지 않아 지속적으로 교장으로부터 위협을 받는 상황을 만들어 줬다"면서 "피해자가 여러 명인데도 가해자는 없다는 식의 뒷북치는 교육행정의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했다.

 kgh@newsis.com  doran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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