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위기대학 최소 19곳 추정"…2025년 국고 끊긴다
대교협, '학생 미충원 따른 사립대 재정손실 분석'
지방대만 15곳…학생 5000명 미만 소규모 14곳
지난해 신입생 충원율, 수도권 99.2%·지방 92.8%
[서울=뉴시스] 서울 한 대학 스터디룸의 불이 꺼져있다. (사진=뉴시스DB). 2023.06.15.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별다른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면 '경영위기대학'으로 지정돼 2025년 국고 지원이 끊어질 수 있는 사립 일반대가 최소 19곳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이 중 15곳이 지방대였다.
4년제 일반대학의 법정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15일 연구 보고서 '학생 미충원에 따른 사립대학 재정손실 분석'을 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는 내년 첫 선정 결과가 나올 예정인 한국사학진흥재단 '경영위기대학' 진단 방식을 준용, 전국 사립 일반대 156곳의 결산자료를 분석해 추정한 결과다.
분석팀은 가장 최근 자료인 2021년 사립대 결산 자료, 신입생 미충원 인원을 토대로 2022~2025년 4년 간의 등록금, 국가장학금 등 수입 감소 금액을 추정해 예상운영손실(적자) 폭을 계산했다.
그 결과 2022~2025년 4년 총합 예상운영손익이 적자로 추정된 사립대는 전체 26.3%인 총 41곳이었다. 지방대가 78.1%인 32곳으로 나타났다.
이들 사립대 중 19곳은 2021년 결산 기준으로 보유한 '현금성 자산'을 다 털어도 앞으로 4년 동안 발생할 누적 적자를 메꿀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성 자산'이란 건축비, 연구비 장학금, 퇴직금 등을 지급하기 위해 쌓아 둔 임의적립금과 쓰고 남은 미사용차기이월자금을 일컫는다.
전체 재학생 1만명 이상인 대규모 대학은 단 한 곳도 없었다. 5000명 이하 소규모 대학이 14곳으로, 수도권이 4곳이며 지방대는 10곳이었다. 나머지 5곳은 지방 중규모(5000~1만명) 대학이었다.
[세종=뉴시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15일 연구 보고서 '학생 미충원에 따른 사립대학 재정손실 분석'을 내고 별다른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면 '경영위기대학'으로 지정돼 2025년 국고 지원이 끊어질 수 있는 사립 일반대가 최소 19곳이라고 추정했다. (자료=대교협 제공). 2023.06.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경영위기대학은 정부의 '재정지원제한대학' 제도를 대체하는 진단으로, 내년 본지정을 실시하고 7월 첫 명단을 발표한다. 명단에 들면 2025년 신·편입생 국가장학금 지원 등 국고 지원 자격을 박탈 당한다.
지난 3월 나온 진단 방식 시안에 따르면 재단은 사립대의 운영손익을 따져보고, 적립금과 미사용 차기이월자금으로 보전이 불가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판단한 대학을 경영위기대학으로 판정할 예정이다.
대교협 분석팀은 학령인구 절벽에 따라 향후 적자를 보일 사립대가 늘어나면서 '경영위기대학' 후보군이 더 불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간 운영손익이 적자를 보일 것으로 추정되는 사립대는 해마다 늘어났다. 2022년 35곳, 2023년 38곳, 2024년 44곳이며 2025년은 34%인 53곳에 달했다.
한 해 적자 규모 추정치만 해도 2022년 594억원에서 2025년 1685억원으로 많게는 3배 가까이 불어났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재정 결손은 학생 수가 많은 대규모 대학보다 소규모 대학일수록, 수도권보다 비수도권 지방 사립대일수록 심각할 것으로 추정됐다.
[세종=뉴시스] 한국사학진흥재단은 올해 경영위기대학 시범 재정진단에 활용할 '2023년 사립대학 재정진단 지표 정의서(안)'을 지난 3월9일 공개했다. 세부 지표는 이달 말까지 의견수렴을 거친 뒤 내달 확정할 예정이다. (자료=한국사학진흥재단 제공). 2023.06.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수도권은 99.2%를 채웠지만 지방대 충원율은 92.8%에 불과했다. 지방대를 기준으로 대규모 대학은 충원율이 97.1%로 양호했으나, 소규모는 84.9%였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전체 사립대의 신입생 충원율은 2.8%포인트(p) 감소했는데, 수도권은 0.4%p 줄어든 반면 지방대는 4.9%p나 하락해 대비됐다. 특히 비수도권 중규모(재학생 5000~1만명) 대학은 같은 기간 신입생 충원율이 8.2%p 감소해 피해가 특히 컸다.
전체 사립대의 재학생 중도탈락율도 2021년 5%로 10년 새 0.7%p 상승했다. 비수도권(1.1%p)이 수도권(0.6%p)보다 심각했고, 특히 비수도권 소규모(1.3%p) 대학의 중도탈락율 상승 폭이 가장 높았다.
한국 사립대의 재정 수입은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에 절반 이상을 충당한다. 사학진흥재단 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 결산 기준 사립 일반대 192곳의 등록금 의존율은 53.5%로, 이 중 변동성이 큰 수익을 뺀 '운영수입 대비 등록금 의존율'은 60.3%까지 높아진다.
대교협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수도권 소규모, 비수도권 중·소규모 대학의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공공주도의 구조 개선을 위한 대학재정 역량강화 컨설팅, 재정 자립을 위한 규제 개선, 학생 충원 제고를 위한 지원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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