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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韓 핵무장, 한반도 전쟁 위험 감소 기대 어려워"

등록 2023.02.28 16:4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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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구소 '한국의 독자 핵무장과 전략적 안정성' 보고서

동서 냉전·이란-파키스탄 핵경쟁 사례 통해 핵무장론 고찰

"의도된 전면전 억제하지만 우발적 핵전쟁 위험성 상존"

[김책=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23일 북한군이 함경북도 김책시 일대에서 전략 순항미사일 '화살-2형'을 발사하고 있다. 2023.02.24.

[김책=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23일 북한군이 함경북도 김책시 일대에서 전략 순항미사일 '화살-2형'을 발사하고 있다. 2023.02.24.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미국의 확장억제 능력에 대한 의구심 등으로 여당을 중심으로 자체 핵무장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핵을 보유하면 한반도에 공포의 균형이 형성돼 전략적 안정성이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김정섭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28일 내놓은 '한국의 독자 핵무장과 전략적 안정성' 보고서에서 "핵무기가 의도된 전면전을 억제하는 것은 맞지만, 적대 국가 간의 안보딜레마를 해소해 주지는 못한다"며 한국이 핵무장을 할 경우 한반도의 전쟁 위험이 줄어들 것이라는 가정을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의도하지 않은 확전이 핵전쟁을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오히려 남북한 간 핵 군비 경쟁이 핵 사용 문턱을 낮추고 우발적 핵 사용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보고서는 동서 냉전과 남아시아 핵 경쟁 사례를 통해 한국의 독자 핵무장론에 주는 시사점을 고찰했다.

김 부소장은 "동서 냉전은 끊임없는 군비 경쟁과 수많은 핵 사용 위기로 점철되었고, 핵 군비 경쟁을 완화하려는 여러 차례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군비통제 노력이 각종 한계와 장벽에 좌절된 경우가 많았다"며 "특히 컴퓨터 오작동, 인간의 조작 실수 등 오인에 의한 우발적 핵전쟁의 위험성이 상존했고, 상대의 전략적 의도에 대한 오판으로 위기가 초래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핵을 보유한 이후의 인도-파키스탄 관계도 전면전이나 핵전쟁은 발발하지 않았지만, 양국 간 전략적 안정은 결코 달성되지 못했으며 오히려 재래식 충돌 등 주기적인 위기가 초래되었으며 군비 경쟁 양상도 지속됐다"고 부연했다.

김 부소장은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할 경우 남북한 간에 나타날 현상도 미소 냉전과 남아시아의 역사적 경험과 그 기본적 동학은 유사할 것"이라며 "최소 억제에 안주할 수 없는 불안감, 확전 우위에 대한 욕구 등으로 전략적 안정성이나 우호적 군비통제 환경은 조성되기 어렵고, 오히려 지금과는 다른 도전들이 제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한국의 핵 보유가 주권적 결정 사안이며 국가안전보장의 문제라는 데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지만, 그럴수록 군사 안보적 효과와 전망까지 냉정히 고려한 상태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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