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이 나라'선 명품 대우…"日상표 붙으면 비싸게 거래"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일본의 저가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 매장에서 도난 사건이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일본 내 매장에선 베트남인들이 관광객으로 위장해 조직적인 절도 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4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한 베트남 관광객 3명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도쿄도 및 간사이의 유니클로 매장 37곳에서 여성용 속옷 등 약 3300점, 약 1230만엔(약 1억1200만원) 상당의 제품을 훔치다 발각됐다.
이들은 단기 체류 비자를 받아 일본을 수 차례 방문했다. 한 번 방문할 때마다 약 2주 동안 머무르며, 17만~21만엔(약 154만~191만원)의 이익을 챙겼다.
관광객으로 위장한 여성들은 물건을 훔쳐 밖에서 대기하는 남성에게 전달했고, 남성이 갖고 있는 큰 가방이 가득 찰 때까지 해당 수법을 반복했다. 이 물품들은 숙소에 있는 다른 사람이 전달받아 베트남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여성들이 신원 미상의 남성으로부터 ▲구조가 개방적인 상업 시설의 점포를 노릴 것 ▲출입구가 많지 않은 매장은 피할 것 ▲부피가 크지 않은 여성용 의류를 훔칠 것 등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남성은 사전에 항공권을 지급하고 숙소도 정해줬다.
범죄에 가담한 한 명은 "베트남에서 유니클로는 고급 브랜드로서 인기가 높다"며 "모방품이 많아 일본어 태그가 붙은 정품이 현지 사이트에서 고가로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AP/뉴시스] 지난 2016년 5월 25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 중인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의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유니클로 외에도 H&M과 같은 지명도 높은 해외 의류 브랜드 매장과 일손 부족으로 감시가 허술한 화장품 또는 의약품 매장 등도 타깃이 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전국 절도범죄방지기구의 미츠자네 장 이사는 "일본은 다른 국가와 달리 매장에서 절도를 의심하더라도 노골적으로 경계하거나 대응을 취하기 어렵다"며 "종업원 연수 등 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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