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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외-원로 측면 지원에 무르익는 '한동훈 전대 등판론'

등록 2024.05.21 06:00:00수정 2024.05.21 07: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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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백서특위, 전대 전·후 백서 발간 논의…의견 팽팽

원로단, 특정인에 총선 패배 전가 우려…전대 후 발간

수도권 원외 모임인 첫목회, 조정훈 일제히 비판나서

[서울=뉴시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본문과 관계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본문과 관계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재우 하지현 최영서 한재혁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등판론이 무르익고 있다. 국민의힘 원로와 원외 조직위원장들은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걸림돌로 꼽혔던 친윤계의 '한동훈 책임론'에 제동을 걸면서 한 전 위원장을 측면 지원하는 모양새다.

상임고문단은 '누군가를 탓할 때가 아니다'며 4·10 총선백서 발간을 전당대회 이후로 연기하라고 제안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새 당대표는 부담에서 자유로워야 한다'고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동훈 책임론에 반발하는 당 일각의 기류를 무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황 위원장을 만난 상임고문단은 총선 백서 발간을 전대 이후로 미룰 것을 제안했다. 특정인에게 책임론을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유흥수 상임고문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황 위원장 주재 상임고문단 오찬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총선 백서는 발행해야 한다"면서도 "시기적으로 전당대회를 넘긴 뒤에 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의견이 여러 사람 사이에 있었다"고 밝혔다.

신영균 상임고문도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총선 백서 집필을) 전당대회가 끝난 이후에 천천히 하자(했다)"며 "우리 당에서 자꾸 누구 탓 누구 탓 지적할 때가 아니다. 어려운 시기에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준상 상임고문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등판론을 두고 "얘기가 없었다"며 "총선 백서는 특정인의 책임을 묻는 식이 아니라 상임고문을 포함한 모두의 책임이다. 윤 대통령이나 한 전 위원장이 책임지라고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황 위원장은 상임고문 조언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황 위원장은 백서 시기를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다음 대표는 그런 부담에서 자유롭게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동훈 책임론에 힘을 싣던 조정훈 총선백서특위 위원장은 같은날 특위 위원들에게 총선백서 발간 시점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특위 관계자는 "조 위원장이 오늘 오후 의견 수렴을 했다. 연기하자는 쪽도 그냥 가야하는 거 아니냐는 쪽도 있었다"며 "그런 것들을 투표로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위원장이 판단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장은 한 전 위원장과 가까운 인사들은 물론 비윤계, 소장파 원외 조직위원장들도 총선백서의 공정성을 비판하며 사퇴를 요구하자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고 절대 특정인이나 세력을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거듭 천명했다.

조 위원장은 같은날 입장문을 내어 "백서는 절대 특정인이나 특정 세력을 공격하지 않고, 국민의힘만 생각하며 만들겠다고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며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이런 논란을 만들게 된 점 국민들과 우리 당원분들께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당 대표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전당대회 출마 관련 발언을 수습했다. 다만 "총선 백서의 의도와 목적이 왜곡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는 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시작했고, 그 마음 그대로 역할을 끝까지 마무리하겠다"며 위원장 사퇴는 거부했다.

국민의힘 4·10 총선 수도권 30∼40대 출마자 모임인 ‘첫목회’도 이날 당 총선백서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자 전당대회 출마설이 나오는 조정훈 의원을 향해 일제히 비판을 쏟아내며 한 위원장을 지원했다.

박상수 인천 서갑 조직위원장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조 위원장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총선 패배 책임론을 언급한 것에 관해 “당 대표에 출마할 수 있다는 듯한 의사를 표현하고 있는 조 위원장이 총선 백서에 전당대회 출마 경쟁자 책임론을 강하게 써놓는 건 심판과 선수를 겸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심판으로서 확실히 하거나 선수로 뛸 거면 심판을 내려놓고 선수로 뛰라”고 말했다.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된 깁재섭 당선자도 이날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조정훈 위원장의 출마가 계속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태스크포스가 계속 얼룩지고 있다”면서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백서 태스크포스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조 위원장의) 입장 표명이 없다는 것은 계속 오해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한 전 위원장은 전대 출마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의 '국가통합인증마크(KC)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의 해외 직접구매(직구) 금지 정책'에 대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재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한 전 위원장이 총선 참패 이후 공개적으로 입장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그는 지난달 20일 친윤계를 중심으로 윤석열 배신론이 대두되자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 뿐"이라며 반박성 게시물을 올린 바 있다.

한 전 위원장이 윤석열 정부 정책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친윤계와 대통령실에서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위원장의 공개 비판은 '친윤 황태자'에서 '비윤 견제자'로 변신하는 전환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당직자는 "한 전 위원장도 이번 전당대회 외 기회가 없을 수 없다"고 출마 가능성을 높게 봤다. 다만 또다른 중진은 "용산과 관계 설정이 문제다. 용산과 가까워지면 미래(대권 도전)을 담보하기 어렵다. 거리를 두면 견제를 피할 수 없다"며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 친윤계와 관계를 설정하기 전에는 쉽게 출마 의사를 밝히기 어려울 것이라고 점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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