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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경상수지 흔들…4월 '적자 쇼크' 온다(종합)

등록 2020.05.07 10: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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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경상수지 62.3억달러 흑자 기록했지만

한은 "4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 매우 높다"

코로나에 경상수지 흔들…4월 '적자 쇼크' 온다(종합)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3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62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이 감소 전환했지만, 서비스수지 적자가 개선된 덕분에 1년 전보다 흑자 규모가 확대됐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번져 수출 충격이 본격화된 4월에는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가 경제의 보루 역할을 하는 경상수지마저 휘청이게 되는 셈이다.

◇경상수지 11개월 연속 흑자 이어갔지만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0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62억3000만달러 흑자를 내 지난해 5월 이후 11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흑자폭은 지난해 3월(50억4000만달러)보다 11억9000만달러 확대됐다. 중국에 대한 수출 감소로 상품수지 흑자가 상당폭 꺾였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 수지 적자가 개선된게 경상수지 흑자를 떠받쳤다.

상품수지 흑자는 70억달러로 전년동월(83억4000만달러)대비 13억4000만달러 축소됐다. 2월 수출이 선방하면서 늘어났던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다시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대중(對中) 수출이 줄고, 반도체 등 주요 수출 품목의 단가가 하락한 탓에 상품수출은 464억2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3.3% 감소했다. 수출도 1월 이후 두 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서비스수지는 14억6000만달러 적자로 1년 전(21억달러 적자)보다 6억4000만달러 개선됐다. 지난해 3월 국내 기업들의 지식재산권사용료 지급이 대폭 늘었는데, 이에 따른 기저효과로 지식재산권사용료 수지 적자가 9억5000만달러에서 5억500만달러로 큰 폭 축소됐다. 여행수지는 3억700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3월(1억7000만달러 적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입국자수가 94.6% 급감하면서 여행수입이 22억4000만달러에서 7억4000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 해외로 나간 출국자수도 전년동월대비 93.9% 감소해 여행지급 규모가 11억1000만달러로 전년동월(24억1000만달러)보다 큰 폭 줄었다. 다만 여행수지 적자는 전월(4억7000만달러 적자)보다는 다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본원소득수지는 9억3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지난해 3월에는 6억1000만달러 적자였지만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외국인 투자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배당소득지급이 14억7000만달러로 전년동월(25억5000만달러)보다 10억8000만달러 줄어든 영향이다.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57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89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가 106억3000만달러 빠져나갔다. 역대 가장 큰 감소폭이다. 다만 외국인의 채권투자는 16억6000만달러 증가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는 13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1분기 기준 경상수지 흑자는 136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분기(121억9000만달러)보다 규모가 커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수지 적자가 지난해 1분기 대비 3억8000만달러 축소되고, 본원소득수지 흑자가 23억4000만달러 늘어난 영향 등이다. 그러나 수출 부진으로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1분기 153억4000만달러로 지난 2013년 1분기(137억4000만달러) 이후 7년 만에 최소치를 나타냈다.

코로나에 경상수지 흔들…4월 '적자 쇼크' 온다(종합)


◇4월 적자 불가피…일시적이냐, 장기화냐

수출이 내리막을 타기 시작해 4월 경상수지 적자는 기정사실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뿐만 아니라 코로나19가 지난 3월 중순 이후 본격 확산된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 대한 수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4월 통관기준 무역수지가 99개월만에 적자를 냈는데, 국제수지 기준과는 차이가 있지만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라며 "통상 4월에는 외국인 배당금 지급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4월 적자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지난달 통관기준 무역수지는 99개월만에 처음으로 적자가 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2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수지는 9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2년 1월 이후 99개월만에 처음이다. 특히4월은 연말 결산법인의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이 집중되는 시기라 배당소득수지가 적자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상품수지 악화에 배당금 지급까지 겹쳐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그 어느 때 보다 커질 수 있다.

문제는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4월에는 경상수지가 적자(-3억9000만달러)를 나타냈으나, 외국인 배당급 지급 요인이 사라진 5월 곧바로 흑자로 전환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수출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5월에도 안심할 수 없다는 관측이 많다. 박 국장은 "5월 이후부터는 오롯이 무역수지가 어떻게 될 것이냐에 따라 경상수지가 좌우될 것"이라며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 무역수지를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수출이 늘어날 수 있어 언제쯤 코로나19가 완화되느냐에 따라 올해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도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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