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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사라진다②]수도권 지점 집중 폐쇄…지방도 가시권

등록 2021.12.12 11:00:00수정 2021.12.12 11: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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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거래 증가로 폐쇄 가속화

대도시권 점포 감소가 전체 77%

중복 점포 정리…지방 예외 아냐

70대 이상의 고령층 의존도 높아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금융이용률이 높아지며 지난 5년 사이 은행 점포 수가 775개, 현금입출금기(ATM)는 1만대 이상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10월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들의 현금입출금 기기. 2021.10.05.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금융이용률이 높아지며 지난 5년 사이 은행 점포 수가 775개, 현금입출금기(ATM)는 1만대 이상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10월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들의 현금입출금 기기. 2021.10.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시중은행 영업점이 빠른 속도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얼마 전까지 근처에 있었던 지점이 사라지고 인근 지점끼리 통·폐합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현재까지는 문 닫는 영업점 중 80% 가량이 대도시권에 집중돼 있지만 매년 수백개씩 사라지는 상황을 볼 때 지방에 몇 안 되는 영업점 폐쇄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은행 영업점(점포)수는 6326개로 전년 말 대비 79개가 감소했다. 특히 대도시권 점포 감소폭이 전체 77.2%로 농어촌 등 취약지역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대도시권에서는 61개가 줄었고, 비대도시권은 18개가 줄었다.

지난해 폐쇄한 점포들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주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이 다수고, 지방은 부산·대구·대전·울산 등 광역시 중심이다. 지난해를 보더라도 대도시권에서 251개 줄어들어 전체 82.6%를 차지했다. 비대도시권은 53개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비대도시권 소재 점포 비중은 전체 23.7%인 1521개에 불과하다.

이는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외형을 확장하던 과거에 인구수가 많은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점포수를 늘려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중복 점포가 늘었는데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점포 효율이 떨어지자 정리 수순을 밟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농업인들을 위한 성격을 갖는 농협은행이 가장 많은 점포수와 고른 전국 분포도를 보이는 게 특징이다.

지금은 수도권이 중심이지만 은행들이 수익성 중심으로 점포 폐쇄 결정을 이어간다면 지방도 예외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비대면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노령층 등 금융소외계층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70대 이상 고령층의 현금 이용비중은 68.8%로 전체 현금 이용비중 26.5%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 현금인출을 위해 금융기관 창구를 이용하는 비중도 53.8%로 전체 평균 25.3%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다. 고령층의 현금 이용, 대면 거래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점포 축소는 고령층의 불편 가중으로 바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자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은행들의 폐쇄 확대 움직임에 대해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윤 전 원장은 "코로나19 영향과 순이자마진 하락에 따른 비용절감 노력 등으로 점포 폐쇄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코로나19를 이유로 단기간에 급격히 점포수를 감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후 은행권은 '은행 점포폐쇄 관련 공동절차'를 마련해 지난 3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점포 폐쇄에 따른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금융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을 보호하는 차원이다. 점포폐쇄 전 영향 평가, 고기능자동화기기(ATM·STM)나 정기적인 이동점포 운영 등 대체수단 결정, 폐쇄일 최소 3개월 이전 2차례 고객 통지 등 내용을 다루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모든 걸 감수하고도 지점을 폐쇄하는 건 비용 관리 전략을 짤 때 가장 효과적인 방안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며 "이런 추세는 은행을 찾지 않는 고객들이 점점 더 늘어나면서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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