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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차백신연구소, 예방 넘어 '치료백신'…핵심 기술 확보"

등록 2021.09.14 07:00:00수정 2021.09.14 08: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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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선 차백신연구소 대표

독자 개발 면역증강제가 핵심 무기

B형간염 선두로 대상포진·항암 백신 주력…mRNA도 도전

백신·면역증강제 수요 증가 전망

"조기 기술수출 목표…B형간염 구체적 논의 중"

차백신연구소 염정선 대표 (사진=차백신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차백신연구소 염정선 대표 (사진=차백신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내달 코스닥 상장을 앞둔 차백신연구소가 암, 만성질환, 감염성 질환을 아우르는 '치료백신'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다. 면역 증강 물질을 조합해 만든 세계 유일의 면역증강제가 핵심 무기다.

염정선 차백신연구소 대표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확장성이 큰 면역증강제 플랫폼을 갖고 시장성 큰 분야에서 백신을 개발 중이다"며 "글로벌 제약사가 필요로 하는 유망 기술을 갖고 있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특히 "앞으로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이 계속될 것이므로 백신 개발에 활용되는 면역증강제의 역할 역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차백신연구소는 차바이오텍이 46%의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다. 2011년 차바이오텍이 백신 개발 벤처 두비엘을 인수하며 지금의 차백신연구소로 재탄생했다.

◇백신, 면역증강제 활용해 '예방' 넘어 '치료'까지

이 회사는 예방 백신뿐 아니라 이미 질환에 걸린 사람을 치료하는 치료백신 개발에 주력한다. 치료 백신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약 효과를 낸다는 점에서 예방백신과 동일한 작용기전을 갖지만 이미 질병에 걸린 사람에 투여해 치료제처럼 쓴다는 점에서 다르다. 만성질환, 감염, 암을 겨냥해 전 세계적으로 치료백신이 개발 중이다. 항원+면역증강제 형태, DNA 백신, mRNA 백신, 세포백신 등 다양한 플랫폼이 활용된다.

치료백신 개발을 가능케 하는 차백신연구소의 핵심 무기는 면역증강제 플랫폼이다. 면역증강제란 백신을 만들 때 첨가해서 면역을 높여주는 보조 물질이다. 면역 반응을 키우기 위해 항원과 혼합해 사용한다.

염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허가받은 면역증강제는 3개에 불과하다"며 "아직 개발되지 않은 신규 백신, 기존 백신의 개량 모두에 면역증강제 역할이 중요해, 유망한 분야라고 보고 개발 중이다. 항원만 바꾸면 다양한 파이프라인에 적용할 수 있어 확장성 역시 크다"고 말했다.

차백신연구소는 기존의 면역증강 물질 TLR(toll-like receptor) 2와 3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조합해 면역증강제 엘-팜포(L-pampo™)를 개발했다. 이를 만성 B형간염 치료백신 및 예방백신, 코로나19 백신, 항암백신 등에 활용해 개발 중이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S등급 특허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특화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차백신연구소의 면역증강제 기술은 항체 생성을 활성화하는 체액성 면역반응과 세포에 감염된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세포성 면역 반응을 동시에 유도할 수 있다. DNA, RNA 등 다양한 형태의 항원을 탑재할 수 있다. 전임상 연구 결과 기존 백신과 엘-팜포를 함께 투여했을 때 백신만 투여했을 때보다 세포성 면역반응은 3~5배, 항체역가는 9~15배 높게 나타났다. 엘-팜포에 리포좀을 더한 리포-팜(Lipo-pam™)은 대상포진 및 항암백신 개발에 활용 중이다. B형간염 예방 및 치료백신, 코로나 등 차세대 백신과 항암 백신에 면역증강제를 활용해 개발 중이다.

◇B형간염 선두로 대상포진·항암 치료백신 주력…mRNA도 도전

면역증강제를 이용한 백신 후보 중 현재 완치제가 없는 만성 B형간염은 가장 주력하는 대표 분야다. 완치를 목표로 치료 백신(코드명 CVI-HBV-002)의 후기 2상(2b) 연구 중이다.

염 대표는 "만성 B형간염은 몸 안에 간염 바이러스가 있어도 면역세포(T세포)가 인지 못하는 T세포 비활성화 상황인데, 1/2a상 결과 CVI-HBV-002를 투여했더니 활성화됐다"며 "B형간염 완치의 기준이 되는 s항원이 완전히 소실되진 않았지만 감소율이 70.6% 였다. 특히 이들을 대상으로 2년 후 추적조사 했더니 6회 접종한 환자 7명 중 3명이 50% 이상 줄었고 그 중 2명은 90% 이상 줄어 완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B형 간염 치료백신은 허가된 사례가 없어 성공 시 기대효과가 매우 크다"며 "연내 2b상 투약을 마치고 1년간 치료효과를 추적한 후 2023년께 2b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B형간염 예방백신의 경우, 기존에 백신을 맞아도 항체 형성이 안 되는 무반응자 대상 국내 1상을 진행 중이다. 대상포진 백신은 예방과 치료 면에서 모두 개발 중이다. 1위 대상포진 백신(GSK의 싱그릭스)에 들어간 QS21이란 면역증강제를 넣지 않고 리포-팜을 활용해 통증이 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식약처에 1상 시험 계획서를 제출했다. 연내 임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대상포진 치료백신의 경우 가장 흔한 합병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PHN)' 진행을 억제하는 목적으로 개발 중이다.

전 세계에서 100여개 임상이 진행 중인 항암 치료백신은 암 항원과 면역증강제를 투여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콘셉트다. 항암백신은 큰 종양을 직접 제거하긴 어렵지만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후 남은 암을 치료하는 역할을 한다. 면역메모리를 유지해 재발을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 그러나 효능 유지에 어려움이 따라, 아직 전립선 암 치료백신 '프로벤지'(2010년 미국 FDA 허가)외에 치료백신 제품이 없다.

염 대표는 "최근 글로벌 암 치료 트렌드가 병용치료로 바뀌면서 항암백신 개발이 다시 활발해졌다"며 "항암 병용치료는 높은 독성이 우려되는데, 항암백신은 독성이 적어 병용치료에 적합하고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차백신연구소의 항암백신(CVI-CV-001)은 펩타이드에 면역증강제 엘-팜포를 더해 항암 치료 및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개발 중이다. 면역항암치료제(CVI-CT-001)는 TLR 면역증강제 자체의 항암기능을 활용해서 암세포 사멸 및 면역활성화 효과를 꾀하고 있다. 올해 2월엔 국내 바이오 기업 애스톤사이언스에 엘-팜포 기술을 최대 2031억원 규모로 이전했다. Hsp90 항원에 한해 기술 이전하는 내용이다.

염 대표는 "대장암뿐 아니라 방광암, 췌장암 실험동물 모델에서 연구한 결과 우수한 종양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며 "유럼암학회에서 포스터가 선정돼 10월쯤 해당 내용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글로벌 회사의 주목을 받고 빠른 임상 진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도전도 검토하고 있다. 염 대표는 "코로나 이전부터 mRNA 기초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며 "리포-팜은 mRNA 전달체로의 역할이 있다. 공동 개발 형식으로 진행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조기 기술수출 목표…"B형간염 구체적 논의 중"

차백신연구소는 이들 플랫폼을 조기에 기술 이전하고 이를 통한 수익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사업전략을 갖고 있다. 완치를 목표로 개발 중인 B형간염 치료백신은 항바이러스제와의 병용투여로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 회사와의 라이선스 계약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대상포진 역시 임상에서 적은 통증과 PHN 예방효과가 확인되면 이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다.

염 대표는 "B형간염 치료백신은 구체적인 라이선스 논의가 진행 중이고 항암백신은 많은 회사들과 초기 단계 논의 중이다"며 "우리의 강점은 면역증강 플랫폼 자체의 확장성이 크고 미래지향적이라는 것이다. 면역증강제는 앞으로도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글로벌 회사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이 회사의 상장 일정이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에 따라 조정됐다. 염 대표는 "금융감독원에서 투자 위험도를 앞으로 위치변경하고 사업 내용을 상세히 기재해 달라는 정정 요청이 있었다"며 "개인투자자 보호 차원의 내용 정정으로, 상장 절차에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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