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산골 사는 화가가 그려온 동해의 '해안선'
안드레아스 에릭슨, 3년 만에 개인전
DMZ, 회화의 메타포..구글맵으로 본 한국 풍경
학고재서 회화(캔버스+종이 작업) 전시
[서울=뉴시스]해안선1 Shoreline1, 2021, 캔버스에 템페라, 아크릴릭, 유채 Egg-oil tempera, acrylic and oil on canvas, 280x300cm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의 두 번째 개인전이다. 시작점은 DMZ였다."
비무장지대에 관심이 많은 스웨덴 작가 안드레아스 에릭슨이 3년 만에 동해의 '해안선'을 작품에 담아왔다.
16일 서울 삼청동 학고재에서 개막한 안드레아스 에릭슨 개인전 '해안선(Shoreline)'은 색채와 질감으로 직조한 추상회화로 두 세계 간 경계를 표현했다. 2019년 학고재와 학고재청담에서 아시아 첫 개인전을 열어 국내에도 알려진 작가다.
지난 전시가 회화, 판화, 조각, 태피스트리를 폭넓게 소개했다면, 이번 전시는 회화를 집중 조명한다. 캔버스 14점과 종이 작업 44점을 다채롭게 만나볼 수 있다.
[서울=뉴시스]안드레아스 에릭슨 Andreas Eriksson. 사진=학고재 제공.
1998년 스웨덴 왕립예술원 스톡홀름 미술대학교를 졸업 후 베를린에 건너갔지만 전자기과민성증후군으로 귀향, 스웨덴 메델플라나 인근의 시네쿨레 산속에 살며 작업하고 있다. 바네른 호수를 근처에 둔 숲 한가운데서 살고 있는 그는 일상에 만연한 자연으로부터 발견한 요소를 작업 안에 풀어낸다. 산속에 살지만 2011년 제54회 베니스비엔날레 북유럽관 대표 작가로 선정되어 주목받았다.
2020년 팬데믹 상황을 마주하며 환경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한국 전시를 앞두고 작가의 시선은 지도 위 가로 놓인 경계선을 따라 동해안 인근으로 향했다. 에릭슨에게 비무장지대는 회화의 메타포다. 문명으로부터 벗어나 자생하는 자연의 영토를 회화의 화면에 빗대어 담았다.
[서울=뉴시스]해안선 8 Shoreline 8, 2021, 캔버스에 템페라, 아크릴릭, 유채 Egg-oil tempera, acrylic and oil on canvas, 34.5x27cm
오미크론 확산으로 내한하지 못한 그는 영상으로 이번 전시에 대해 소개했다.
"서울에서 여는 이번 전시를 위해, 종이 드로잉을 먼저 제작했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한 첫 격리 중에 그린 그림들입니다. 이 드로잉들이 작품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이끌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 드로잉을 거듭할수록 화면이 해안선의 모습을 닮아가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일련의 작업들은 서로 다른 매체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예컨대 물과 절벽, 또는 흙과 모래의 만남처럼 말입니다."
그는 "구글 맵을 통해 한국을 여행하면서 제 자신이 동쪽 해안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회화 작품들을 그릴 때에도 그 부분을 크게 염두에 두었다"고 말했다.
마치 지도 위 등고선을 연상시키는 그림이 탄생한 배경이다. 신작 회화의 작품명인 ‘해안선’은 서로 다른 두 세계를 구분하는 동시에 연결 짓는 매개다. 남북의 영토, 땅과 바다, 자연과 문명이 만나는 중립지대를 상징한다. 전시는 3월2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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