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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 유통업체와 잇단 납품가 갈등…식품기업 '자사몰' 강화

등록 2023.03.17 08: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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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고물가 시대 대형마트 최저가 경쟁이 심화하면서 납품업체 부담 전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5일 오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협력업체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2022.08.25.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고물가 시대 대형마트 최저가 경쟁이 심화하면서 납품업체 부담 전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5일 오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협력업체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2022.08.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상품 납품 단가를 두고 식품기업과 유통기업간 갈등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식품 업체들이 자사몰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진율을 두고 해마다 대립하기 보다 자사몰을 키워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17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쿠팡은 지난해 연말 올해 적용될 상품 납품 단가를 두고 팽팽한 대립각을 세웠고, 협상이 장기화 하고 있다.

납품 단가를 높여 수익을 내려는 제조업체와 유통 마진을 남기려는 유통 기업의 입장차가 컸던 탓이다.

갈등이 심화하자 쿠팡은 CJ제일제당이 생산하는 인기 상품 '햇반'을 비롯해 비비고 만두 등 주요 제품 발주를 중단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양사 갈등은 해를 넘겨 올해도 지속됐고 최근 CJ제일제당은 '내일 도착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와 손을 잡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향후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판로를 다각화할 방침이다.

다른 식품기업들도 유통업체와의 마찰을 피할 수 없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납품단가 협상에서 마찰을 빚은 CJ제일제당을 비롯해 풀무원, 대상 등의 제품 발주를 끊기도 했다. 

이런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10년에는 농심, CJ제일제당 등이 대형마트와 납품단가를 두고 갈등을 빚었고 2019년에는 LG생활건강이 쿠팡과 마진율을 두고 대립하기도 했다.

이윤을 더 많이 남기기 위해 제조사와 유통업체 간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해마다 반복되는 셈이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3고(고금리·고환율·고물가) 위기로 경영 환경이 안좋다보니 식품과 유통기업 간 갈등이 고조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식품 업계에선 올해도 납품단가 갈등이 빚어질 수 있는 만큼 자사몰 매출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보이고 있다. 식품기업들은 고정 수입을 높이고 소비자들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윈윈' 하겠다는 것이다.

농심의 경우 지난해 8월 자사몰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농심몰에서는 신제품을 먼저 공개하는 한편 다양한 할인 혜택을 비롯해 스낵 패키지에 원하는 사진과 문구를 넣어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농꾸'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뚜기가 운영하는 오뚜기몰은 조만간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자사몰 강화를 추진한다. 롯데칠성음료 칠성몰, 동원디어푸드 동원몰, 아워홈 아워홈몰에서는 유통채널과의 차별화를 위해 신제품 우선 출시 및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 판매 채널에 지급하던 판매수수료 등을 아낄 수 있는 만큼 고객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제품 판매율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사몰 매출을 높이는 한편 유통기업과의 관계에서 협상력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기업과 유통기업간 납품단가 갈등은 해마다 발생하는데 지난해의 경우 경기 침체로 인한 실적 악화 우려가 높았던 만큼 유독 심화된 경우로 볼 수 있다"며 "물가 상승과 불황이 지속될 경우 올해도 납품단가를 둘러싼 기업들의 신경전이 벌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른 관계자는 "식품기업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자사몰 강화를 꼽을 수 있다"며 "고객들의 꾸준한 유입을 위해 신제품을 먼저 공개하거나 다양한 할인혜택을 전개하며 유통채널과의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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