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으로 D램 흑자전환 성공[초거대 AI 시대②]
SK하닉 D램 사업, 가장 먼저 적자 수렁 탈출
흑자 달성의 힘은? HBM·DDR5 고부가 제품
"메모리 콘텐츠 확장 요하는 발전 지속될 것"
SK하이닉스는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의 수혜 기업 중 하나로 여겨진다. AI를 학습시키기 위해선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가 대량으로 필요하고, 이에 따라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HBM의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메모리 시장 전반은 여전히 냉랭하지만, HBM 시장은 없어서 못 파는 지경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열린 올해 3분기(7~9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현시점에서 HBM3뿐 아니라 HBM3E를 다 포함해서 내년도 캐파(생산능력)이 솔드아웃(매진)됐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도 고객 주문이 들어와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상황에 부닥쳤다. SK하이닉스는 내년뿐 아니라 2025년까지 확대해서 대부분의 고객사, 파트너들과 기술 협업 및 캐파 논의를 지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BM는 아직 전체 D램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범용의 D램보다 통상 6~7배 이상 더 비싼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특히 세대가 높을수록 더 고가다. 메모리 업계 전반에 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적 부진을 일부 상쇄하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최신 제품인 HBM3 시장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특히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12단 적층 24GB(기가바이트) 고용량 HBM3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내년 양산하는 HBM3의 확장형 모델인 'HBM3E' 제품에서도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 중 고객사 인증 절차를 마치고, 새로 출시되는 차세대 GPU에 본격적으로 HBM3E가 채택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시스]SK하이닉스는 HBM3E의 성능 검증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21일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부터 HBM3E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차세대 램 'DDR5'도 경쟁력…고성능 컴퓨팅 시장 주도
SK하이닉스는 D램 세대교체기를 맞아 업계에서 가장 빠른 전환 속도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지난 3분기에 이미 PC와 서버용 DDR5의 비중이 DDR4를 추월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DDR4 등 범용 제품의 경우 여전히 공급 과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DDR5만큼은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앞으로 AI 산업도 국면 전환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AI 산업은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개발에 나서는 단계로 머신러닝(기계학습)에 대량의 GPU가 필요하다. 하지만 앞으로 학습된 AI로 서비스를 수행하는 인퍼런스(inference)의 단계에 접어들면 AI용 반도체 수요가 둔화할 수 있다는 게 일부의 우려다.
다만 SK하이닉스는 고성능 메모리의 수요는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SK하이닉스는 AI 서버는 향후 5년간 연평균 40% 이상, HBM 시장 수요도 향후 5년간 연평균 60~80% 성장할 것으로 봤다.
박명수 SK하이닉스 부사장은 "AI 수요가 현재는 챗(대화) 형태가 대표적인데, 이런 부분이 기업용 프로덕티비티 솔루션, 소셜 엔터테인먼트, 소셜 마케팅 기능들로 연결되면 데이터 양도 늘어나게 된다"며 "이런 것들이 디바이스까지 연결되면 AI 서버·가속기 수요, 디바이스용까지 메모리 컨텐츠의 확장을 요하는 발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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