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으로 좋은 대통령 뽑겠다" 굵은 빗줄기 뚫은 투표 열기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제19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오전 광주 광산구 어룡동 제7투표소 선운초등학교 1층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2017.05.09. [email protected]
이날 오전 6시께 광주 북구 일곡동 제4투표소 일곡중학교 1층 다목적실. 이른 아침부터 우산을 쓴 주민들이 투표소를 찾았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나온 노부부, 21살 손녀의 손을 잡고 온 70대 할머니, 출근 전 투표소를 찾은 영어 학원 강사, 한 우산을 쓴 다정스런 중년 부부 등이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친 뒤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소로 들어갔다.
자신이 원하는 대통령을 선택한 이들은 행여 누군가 볼까, 도장이 번지지 않을까, 조심 또 조심하며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었다. 40여분 간 70여명이 소중한 표를 행사하고 돌아갔다.
광주 광산구 어룡동 제7투표소 선운초등학교 현관 1층 로비에는 투표 시작 10분 전부터 유권자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선거인명부 등재번호를 모르고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은 신분증을 제시한 뒤 등재번호를 확인,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소로 향했다.
생후 20개월 된 아들을 업고 투표장을 찾은 30대 주부, 등산복 차림의 중년들, 가족 단위의 유권자 등 이날 오전 7시까지 어룡동 7투표소에는 7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투표를 마친 20~40대 유권자들은 투표소 번호가 적힌 건물 기둥 앞에서 '민주주의 꽃 선거에 참여했다'는 인증 샷을 찍었다.
첫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새내기 대학생들은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는 대통령"을 원했다.
74살 할머니의 손을 잡고 일곡중학교 투표소를 찾은 대학생 장수현(20·여)씨는 "첫 투표가 대통령 선거다"라며 "내 손으로 좋은 대통령을 뽑고 싶었다. 교육 현실에 관심을 갖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대통령을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제19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제3투표소 전남중학교 1층 시청각실에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2017.05.09. [email protected]
두 번째 대선 투표에 참여한 학원 강사 이대연(27·일곡동)씨는 "출근 전 투표하러 왔다"며 "국민들이 참 힘들다고 한다. 대통령이 된다고 당장 다 해결할 순 없겠지만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행복한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온 83살의 백발 노인(일곡동)은 "다시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같은 일이 있어선 안 된다"며 "우리 노인들이 잘못한 것 같아 자식과 손자들 보기가 부끄럽다. 좋은 대통령이 좋은 나라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어룡동 7투표소 앞에서 인증 샷을 찍은 임재열(38)씨는 "이번에는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른 시간 투표장을 찾았다"면서 "국민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후보가 당선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같은 동에 살고 있는 취업준비생 이모(28)씨는 "취업 때문에 걱정이 많다"면서 "취업이 잘 되고, 일자리를 많이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남구 효덕동 이루미(34·여)씨는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북구 일곡동 제4투표소에서는 일부 노인들이 "기표소 안이 너무 어두워 투표용지 글씨가 안 보인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선관위 관계자들이 투표 참관인과 기표소의 위치를 일부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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