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민행정명령, 진통 끝에 발효···혼란 가중 될 것
【워싱턴=AP/뉴시스】이혜원 기자 = 29일 오후 8시(미 동부기준)미국에서 반이민수정행정명령이 발효됐다. 이에따라 이슬람권 6개국(이란, 시리아, 리비아, 예멘, 소말리아, 수단) 국민은 90일 동안 미국내에 '가까운 가족'이나 사업적인 관계가 있어야만 비자가 발급돼 입국이 허용된다.
국무부 발표에 따르면 '가까운 가족'에는 부모, 배우자의 부모, 배우자, 자녀, 사위, 며느리, 형제, 자매만 포함된다. 조부모와 손주, 이모, 삼촌, 조카, 사촌, 배우자의 형제·자매, 약혼자 등은 해당되지 않는다.
개시 첫날 분위기는 지난 1월과 비교하면 매우 평온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행정명령을 처음 발표한 주의 주말, 미국 시민들은 공항으로 쏟아져나와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댄 헤틀라지 관세국경보호국 대변인은 29일 "유효한 비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여행을 할 수 있다"며 "관세국의 업무도 일상적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시민단체들의 반대가 계속되면서 미국내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시민자유연맹은 "국무부의 입국허용 기준은 극도로 제한적이고 자의적이다"라며 "무슬림을 폄하하고 좋지 않은 상황에 처하도록 만들어 진 것이다"라고 비난했다.
하와이주는 이날 연방판사에게 행정부가 약혼자와 친척들을 입국허용 기준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을 강요할 수 있는지 명확히 해줄 것을 요청했다.
카렌 투밀린 국립이민법센터 법무국장은 "이번 행정명령은 수개월 또는 수년을 기다린 가족들의 재회를 막은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시카고에서는 변호사들이 힘을 합쳐 이 문제에 대응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2월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시민단체들은 반이민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당시 그곳에는 무료로 법률상담을 해주기 위해 나온 수백명의 변호사들도 있었다.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 시카고 지부에 따르면 당시 함께 활동했던 변호사들은 앞으로도 법률상담을 지원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실제로 지난 26일 대법원의 반이민수정행령명령 일부 승소 판결 이후 몇몇 이슬람권 6개국 국민들은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에 법률 자문을 구하며, 입국시 공항에 있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들은 현재 14명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아메드 리하브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 시카고 지부 사무총장은 시카코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반이민행정명령의 첫 발표때와 비슷한 수준의 혼란이 예상된다"며 "우리는 지상에서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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