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한국 비난·한미FTA 폐기는 부적절" NYT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0일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향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을 향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이날 '대화는 북한 문제 해결의 해법이 아니다"라고 트위터에 밝혔다. 2017.8.31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의 핵실험 실시에 대해 "그들(북한)의 말과 행동은 계속해서 미국에 매우 적대적이고 위험하다"라는 글을 시작으로, "북한은 심각한 위협이 된 깡패 국가(rogue nation)이며, (북한을) 도우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중국에게도 골칫거리(embarrassment)가 됐다"는 등 북한과 중국을 싸잡아 비난하는 글을 수 차례 올렸다.
뒤이어 그는 한국에 대해서도 "한국은, 내가 말했듯이, 북한과의 유화적 대북대화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그들은 한 가지는 이해하고 있다(South Korea is finding, as I have told them, that their talk of appeasement with North Korea will not work, they only understand one thing!)"며 비아냥대는 듯한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실험을 "매우 적대적이고 위험하다"고 비판하기는 했지만, 이날 그가 한 발언들 중 '가장 의미심장한 레토릭(수사)'은 미국의 가까운 동맹국인 한국의 (대북)대화를 유화정책(appeasement)으로 비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북한이 미국 본토 타격 핵 탄두를 개발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동아시아 지역의 핵심적 파트너십 국가인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약화하는 위협을 가하고, 한국의 새로운 진보적 문재인 정부에 대해 '주목할 만한 비난(a notably harsh line)'을 가했다는 것이다.
특히 NYT는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 군축담당 특별보좌관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의 한국 지도자에 대한 비난은 오도된 것(misguided)"이라고 지적했다. 아인혼 전 특별보좌관은 "문재인 대통령은 사실 미국의 최대 압력과 개입 접근방식을 매우 지지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핵실험을 계기로 중국이 북한에 강력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에 대해선 "중국이 북한에 얼마나 고통을 가할 준비가 돼있는지는 상한선(a ceiling)이 있는 것같은데, 이번 핵실험이 그것을 바꿀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안보 보좌관이었던 엘리 래트너 역시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밀접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와 협력을 구축하기 보다는 두 나라 모두를 흔들고 있다"면서 "너무나 무계획적으로 보인다(It just looks so haphazard)"고 비난했다.
제프 플레이크 상원의원(공화·애리조나)은 3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실험 단행 전 한미 FTA 탈퇴를 언급했던 데 대해 " 한국이 (북한)문제에 직면해있는 지금 이때 무역을 덜 할게 아니라 더 할 필요가 있다"며 "FTA 탈퇴는 매우 걱정스러운 신호"라고 우려했다. 호아킨 카스트로 하원의원(민주·텍사스)도 A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무역전쟁을 벌일 때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 역시 “한미 FTA를 계속 해야 할 커다란 이유 중 하나는 한국인, 북한인, 그리고 중국인들에게 미국이 장기적으로 이(한미)관계에 헌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정부가 북한 미사일과 핵 위기 와중에 한미FTA 폐기를 고려하려고 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라고 그는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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