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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외국인들 뱃속만 채우겠지"…중소기업도 불만 가득

등록 2017.12.0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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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외국인들 뱃속만 채우겠지"…중소기업도 불만 가득

【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일자리 늘리자고 한다지만 결국 그게 외국인들 뱃속만 채우는 것 아냐."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도금관련 중소업체 대표인 A씨는 이같이 불만을 터뜨렸다. 외국인 노동자들 임금이 올라가고 부담은 중소기업들만 지게 되는 꼴이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뿌리업종 중 하나인 도금업종은 외국인 근로자를 많이 고용하는 분야다. A씨의 회사 역시 전체 근로자 약 200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80여명 정도가 외국인 근로자라고 했다.

 결국엔 일자리를 줄이는 꼴이 될 것이라는 게 A씨의 말이다. 그는 "임금이 올라가든 근로시간을 단축시키든 하면 기업들은 사람을 줄이고 자동화하려고 애를 쓰지 않겠느냐"며 "살려면 그렇게 해야지 어떡하겠느냐"고 호소했다.

 이어 "중소기업에서도 특히 제조업은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며 "솔직히 말해 지급능력이 있어야 줄 수 있는 것 아니겠나. 지급능력이 없으면 결국 범법자가 되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A씨는 "친노동 위주로 하는 것도 좋고, 월급 많이 주는 것도 좋지만 좀 시간을 두고 정신 차릴 정도로, 숨 쉴 정도로 해주면 안 되느냐"면서 "무슨 내일모레 난리가 나는 것도 아니고 우당탕탕 올려놓고 보전을 해주네, 어쩌네 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든다"고 지적했다.

 엘리베이터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B 대표도 이 같은 부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가뜩이나 모집공고를 내도 지원하는 인력이 없어 자동화 설비를 물색하고 있는데 임금이 올라가면 부담만 더해질 뿐이라는 것이다.

 B씨는 "지난달에도 이쪽저쪽 계속 모집공고를 냈는데도 사람이 오질 않는다"며 "그렇지 않아도 사람이 안 오는데 정말 정부 정책대로 가면 문 닫을 정도가 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사람으로 단가를 못 맞추니 기계를 사용하려 하게 될테고 고용 없는 성장으로 가게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은 외국인 근로자들 임금에 차등을 둔다고 하던데 우리는 국내인과 똑같이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안 되지 않겠느냐"며 "그럼 야근도 많이 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내국인들보다 더 많이 받아가게 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결국 납품가를 전가할 수 있는 대기업이나 값이 싼 중국기업 등을 상대로 중소기업들의 경쟁력만 잃게 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최저임금 인상]"외국인들 뱃속만 채우겠지"…중소기업도 불만 가득

B씨는 "중국산이나 베트남산 등이 많이 들어오는데 인건비 등에서 경쟁력이 안 된다"며 "외주로 많이 일하는 중소기업들은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미콘회사를 운영하는 C씨 역시 "갑갑하다"며 한숨을 내뱉었다.

 그는 "수당을 다시 환산해 일반급여처럼 재산정하면 최저임금에 안 걸릴 수도 있겠지만 직원들이 반발하지 않겠느냐"며 전반적인 비용 상승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아울러 "다른 곳들이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내년 최저임금 인상 부담에 대해 중소기업들은 이미 감원이나 채용 축소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 6월 중소기업중앙회가 내놓은 '2018년도 적용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중소기업 의견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시 대책으로 응답 중소기업의 41%가 '감원', 56%가 '신규채용 축소'를 제시했다. '사업종료'를 선택한 경우도 28.9%나 됐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호소하는 어려움은 주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부분이 많다"며 "기존 최저임금 근로자가 아닌 직원들도 순차적으로 같이 임금이 올라가게 돼있어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의 50%가 협력업체인데 비용은 늘어나지만 대기업이 중소기업으로부터 납품을 받을 때 그걸 반영해주진 않는다"며 "인건비는 늘어나고 단가는 그대로인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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