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셀프 개혁안'에 두 줄 입장 낸 靑…"이제 시작일 뿐"
검찰 개혁안 발표 이후 靑, 2시간5분 뒤 짧은 입장문 발표
"긍정적으로 평가…국민이 바라는 검찰개혁 시작되길 기대"
내부에선 여전히 불충분 하다는 시각…"구체적으로 나와야"
여당은 직설적 평가절하…박주민 "검찰개혁 의지 읽기 부족"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2019.09.30. [email protected]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출입기자단에게 메시지를 보내 "검찰이 발표한 방안은 필요한 일이라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국민이 바라는 검찰개혁의 시작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검찰이 개혁안을 발표한 뒤 2시간 5분만에 나온 두 줄로 된 짧은 입장문이었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3시30분께 구체적인 검찰 개혁안을 마련하기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 제외 특수부 폐지 ▲'외부기관 파견검사' 전원 복귀 ▲검사장 전용 차량 중단 조치 등의 내용을 담은 시행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윤 총장에게 검찰권의 행사 방식과 수사 관행, 조직 문화 등에 대한 개혁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라고 지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조치다.
청와대는 검찰의 발표 직후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검찰 개혁안을 만들라고 지시한 상황에서, 개혁안에 대해 일일이 청와대가 반응하고 나서는 데 대해 일각에서는 부담스러운 시각도 감지됐다.
검찰의 발표 후 2시간 5분 고민 끝에 두 줄의 짧은 반응이 나왔다. 구체적인 개혁안 마련에 앞서 일단 대통령의 지시에 부응했다는 측면에서 일단은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전날 구체적으로 검찰을 향해 지시를 했고, 검찰이 빨리 입장을 낸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내부에서는 불충분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 안은 불충분하다"며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기까지는 구체적으로 (개혁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9기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출범식에 참석해 정세현 수석부의장, 현정은 서울부의장 등 참석자들과 박수를 치고 있다. [email protected]
여권 관계자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앞으로 더 지속적으로 노력해야된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검찰이 전임 문무일 총장이 추진해 온 개혁안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안을 성의 없이 내놨다는 반응도 있다.
문 전 총장은 재임 중 전국 41개 지청 특수전담과 일부 지검 특수부를 폐지하고, 대검 반부패부와 강력부를 통합하는 등 특별수사를 축소하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정작 서울중앙지검에 4차장이 신설되는 등 실질적인 특수수사 규모는 줄지 않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따라서 윤 총장이 이날 내놓은 조치 역시 '보여주기'에 불과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당에서는 개혁안에 대해 직설적으로 평가절하하는 목소리가 표출됐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검찰이 어떻게 민주적 통제를 받을지 등에 대한 내용이 없는 등 근본적이고 철저한 검찰개혁 의지를 읽기는 부족하다"고 혹평했다.
또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대한 고민도 빠져 있는 등 구체적 내용도 부족한 부분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검찰권 행사방식, 수사관행, 조직문화 개선 방안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인 개혁방안을 제시하기를 기대하며, 별도로 인사, 감찰 등 민주적 통제 방안 마련에 있어서도 국회 등과 적극적으로 협의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금태섭 민주당 의원도 "이번 발표가 형식적인 조치에 그치지 않도록, 검찰의 직접수사권이 폐지 혹은 대폭 축소되어 권한남용의 여지가 없어질 수 있도록 계속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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