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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LG전자, 내년 휴대폰 20~30% ODM...부품업계 '초긴장'(종합)

등록 2019.10.28 10: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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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저가 스마트폰 물량공세에 원가절감 절실

삼성전자·LG전자 제조자개발생산 확대 추세

삼성, 내년 전체 5분의1 수준 6000만대 예상

LG도 전체 30% 이상을 ODM에 의존 가능성


출하량·판가하락 등 부품업계들 파장 초긴장

"ODM 제외되는 플래그십 부품 탑재량 늘려야"

뉴시스DB 2019.10.08.

뉴시스DB 2019.10.08.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휴대폰 ODM(제조자개발생산)을 도입해 중국 제조사에 300만대를 맡겼고, 올해 3000~4000만대로 확대하며, 내년부터는 6000만대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1년 휴대폰 출하량인 3억대로, ODM 비중은 올해 10% 수준에서 내년 20% 수준으로 큰폭 늘어나게 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윙텍(Wingtech)과 ODM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화친(Hauqin)과 제휴를 맺었다. 중국의 대표적인 ODM 업체인 양사는 이미 1억대에 가까운 생산 설비를 보유하고 있고, 다양한 중저가 스마트폰, 태블릿 PC의 개발 및 생산 경험이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위축 속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물량 공세가 이어지자원가절감을 통해 저가 스마트폰 수요가 많은 중국,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의 약진을 노리는 전략을 택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한국에서 중국으로 또 베트남과 인도로 메인 생산 기지를 계속적으로 이동했음에도 불구하고, 휴대폰 원가를 일정 부분 이하로 낮추는데 한계를 느꼈다. 결국 삼성전자는 ODM 확대에 나서게 됐고, 국내 부품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LG전자, 내년 휴대폰 20~30% ODM...부품업계 '초긴장'(종합)

당초 일각에선 1억대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삼성전자 협력사 단체 협력회사협의회 이른바 '협성회'가 삼성전자 ODM 확대 전략에 대한 대책 마련 등을 위해 지난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커지는 우려에 공동 대응에 나서면서 6000만대 수준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을 가격대별로 구분해 100달러 미만의 초저가 스마트폰 7000만 대 정도가 ODM 전환 대상이라고 가정한다면 국내 부품 업계 손실분은 약 3조4000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중소 부품업체의 주요 사업영역인 카메라, 케이스, PCB, FPCB 중에서 특히 중저가향 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의 타격을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사업계획이 12월께 확정된다"면서 "아직 사업계획 확정 전이라 변동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당초 업계 일각에서 제기됐던 1억대 수준에는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스마트폰 ODM(제조자개발생산)이 협력사들에게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협력회사 채용 한마당'에서 "협력사 입장에서는 큰 영향이 없다"며 "중국 사업만 철수했지 다른 곳은 그대로여서 큰 영향이 없고, 회사 입장에서도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ODM 업체인 자싱 용루이 일렉트론 테크놀러지(Jiaxing Yongrui Electron Technology)를 통해 생산되는 삼성전자 갤럭시 A10s(왼쪽)과 LG전자가 중국 윙텍과 손잡고 내놓은 W10. 자료 키움증권

중국 ODM 업체인 자싱 용루이 일렉트론 테크놀러지(Jiaxing Yongrui Electron Technology)를 통해 생산되는 삼성전자 갤럭시 A10s(왼쪽)과 LG전자가 중국 윙텍과 손잡고 내놓은 W10. 자료 키움증권

LG전자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LG전자는 중국 업체들의 매서운 공격 속에 속수무책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빼앗겨 왔다. 유일하게 의미있는 시장인 북미 내에서도 Lenovo, TCL, Google 등에게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빼앗기고 있다. 중국에서의 존재감은 사실상 전무하고, 인도 시장 등 중저가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찾기 힘들다

이에 LG전자는 삼성전자보다 한발 앞서 ODM 전략을 도입했고, 이미 윙텍, 화친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해 놓았다. LG전자는 ODM 방식을 통해 올해 6월 인도를 겨냥해 10만원대 초저가 스마트폰 W시리즈를 내놓기도 했다.

LG전자도 스마트폰 적자 축소 및 사업 구조 효율화를 위해 ODM을 지속 활용할 예정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현재 FIH Mobile, Wingtech, Arima, Wind 등과 협력 중"이라며 "베트남 생산 체제가 정착되는 내년에는 스마트폰 생산량의 30% 이상을 ODM에 의존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LG전자, 내년 휴대폰 20~30% ODM...부품업계 '초긴장'(종합)

그러다보니 국내 부품업계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의 ODM(제조자개발생산)/EMS(전자제품 위탁 제조) 생산 비중은 지난해 54%에서 2023년 66%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그만큼 중화 ODM/EMS 업체들의 품질 경쟁력이 향상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ODM 확산은 국내 부품 업계에 대체로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출하량 모멘텀이 제한적일 것이고, JDM에 참여하더라도 재료비 원가 확보를 위해 부품 판가 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다. 또 ODM 생산은 계약 방식에 따라 메모리, 디스플레이 등 주요 부품에 대한 벤더 지정은 가능하나, 갤럭시 A6S의 사례를 참고해 볼 때 공급망 관리(SCM·Supply Chain Management)의 편의 및 가격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 여타 부품까지는 관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스마트폰 부품업체의 대응과 관련, "ODM 대상에서 제외되는 플래그십 모델 위주로 탑재량이 늘거나 평균 판가가 상승하는 부품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며 "HDI, 케이스, 디스플레이, 저사양 카메라모듈(렌즈, 액추에이터 포함), 저사양 배터리 등이 부정적일 것이고, 메모리 반도체, 고사양 카메라모듈, MLCC, 고사양 배터리 등은 중립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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