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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청와대 참모, 文대통령 조문 사양에 '온라인 애도'

등록 2019.10.30 16: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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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가족장' 文대통령 뜻 따라 '일상 속 애도' 표시

김의겸 전 靑 대변인 "몇 조각 기억으로 영전 앞 향 대신"

최종건 평화비서관 "피난 속 미래의 대통령 키워내신 분"

【부산=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마련된 모친 故 강한옥 여사의 빈소에서 두 손을 모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19.10.30. 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마련된 모친 故 강한옥 여사의 빈소에서 두 손을 모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19.10.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태규 홍지은 기자 = 모친의 장례식을 가족장(家族葬)으로 조용히 치르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뜻에 따라 전현직 청와대 참모진들의 '온라인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마련된 빈소를 찾았다가 발걸음을 돌린 사례가 늘어나면서 애도의 뜻을 전달하기 위한 일환으로 '일상 속 애도'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9일 문 대통령의 모친인 강한옥 여사의 별세 소식을 알리면서 "문 대통령은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가족들과 차분하게 치를 예정이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면서 "애도와 추모의 뜻은 마음으로 전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고 대변인은 당초 일반적인 부고(訃告)에 담는 기준을 준용해 ▲빈소 위치 ▲발인 일시 ▲장지 등을 브리핑문에 담았다가, 모든 내용을 전부 빼달라는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수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전날 모친의 위독 사실을 전해들은 뒤, 참모진들에게 혹시 모를 장례가 국정 운영에 방해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가족장 형태로 치르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를 남천성당에 마련한 것도 1·2호실이 나란히 있어 나머지 한쪽을 국정 현안을 보고받고 지시하는 간이 집무실 형태로 꾸릴 수 있다는 생각에 따라 문 대통령이 직접 결정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에서도 조문을 오지 마시고 평소와 다름없이 국정을 살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국정에 매진할 것을 주문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의 페이스북 글 게시 이후 청와대 직원에게 전체 메일을 보내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줄 것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낙연 국무총리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명의의 조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근조기가 반입되지 않았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빈소를 찾았다가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당대표와 7대 종단 대표 등 일부 조문을 받기로 하면서 손학규 대표를 시작으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이 조문을 마쳤다.

【부산=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마련된 모친 故 강한옥 여사의 빈소를 찾은 7대 종단 지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19.10.30. 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마련된 모친 故 강한옥 여사의 빈소를 찾은 7대 종단 지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19.10.30. [email protected]

일부 예외를 제외한 청와대 참모들의 조문은 여전히 허용되지 않고 있다. 노영민 비서실장 정도만이 참모를 대표해 빈소를 찾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전현직 참모들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상에 애도의 뜻을 전하는 것으로 조문을 대신하고 있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과거 문 대통령과 어머니를 매개로 했던 일화를 소개하는 것으로 추모의 마음을 대신 전했다.

김 전 대변인은 "정국이 소란스러워지면 대통령은 어머니가 가슴 졸일까 걱정했다. 자식 바라보는 눈길이야 저 세상에서인들 달라지겠습니까. 어머님, 하늘나라에서도 아드님을 지켜주기 바랍니다"라며 "몇 조각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으로 영전에 향 피우는 걸 대신한다"고 적었다.

조한기 전 제1부속비서관은 전날 "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께서 소천하셨다. 함께 영면을 빌어주시기 바란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 했다.

남요원 전 청와대 문화비서관은 "문 대통령은 고인의 뜻에 따라 가족과 차분하게 장례를 치를 예정이며 조문과 조화를 사절할 뜻을 밝혔다. 애도와 추모의 뜻은 마음으로 전해주기 바란다"며 "지금 애도와 추모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최우규 전 연설기획비서관은 "상사에 무어라 말씀드릴지 모르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했고, 정혜승 전 디지털소통센터장은 "어젯밤 고인의 생을 정리한 여러 기사를 살펴보게 됐다. 그 시절 어머님의 강인한 삶 앞에서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며 "불효가 훨씬 많았다는 대통령님 마음...깊은 애도를 전한다"고 썼다.

권혁기 전 춘추관장은 3년 전 본인의 선친이 작고했을 때 당시 당 대표였던 문 대통령의 위로 사례를 언급하며 "선친과 저의 가족에게 큰 위로와 힘이 돼 주셨다. 오늘 대통령의 모친께서 소천하셨다"며 "제가 감히 상주인 대통령에게 작은 위로나마 드릴 수 있길 바란다. 삼가 고인의 평안한 영면을 기원한다"고 했다.

현직 참모 가운데에는 비교적 이른 시각 이뤄진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의 애도 사례가 눈에 띈다. 최 비서관은 전날 오후 8시50분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께서 소천하셨다. 흥남부두에서 피난(을 내려)와 미래의 대통령을 키워내신 분"이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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