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립학교들, 작년 전기요금만 7천억 냈다…공공요금 첫 1조↑
민주 진선미, 교육부 제출 '전국 학교 공공요금 현황'
매년 공공요금 60% 이상 전기요금…매년 부담 커져
세수 펑크에 학교운영비 부담 상승…"운동회 두 배"
진선미 "에너지 효율화 대책 부재…'돌려막기' 안돼"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지난 24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오피스텔의 전력량계가 보이고 있다. 2024.09.29. [email protected]
이 교감은 "방학이 없는 평상시엔 매달 전기요금만 800만원 정도가 나온다"며 "가장 큰 학교 행사인 운동회 예산도 300~400만원 정도인데 두 배"라고 전했다.
전국 학교 1년치 공공요금이 지난해 처음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파악됐다. 폭염 속 전기요금이 늘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올해도 기후위기에 따른 역대급 폭염으로 요금이 크게 늘 것으로 여겨져 대책이 시급하다.
2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 받은 '최근 5년 간 시·도교육청별 학교 공공요금 집행 현황'을 보면, 전국 공립 유·초·중·고 등 모든 학교에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쓴 2023학년도 공공요금은 총 1조787억원이었다.
공공요금은 2020학년도 6355억원부터 매년 7697억원→9526억원→1조787억원 순으로 매년 상승했다.
지난해 학교에서 쓴 공공요금 중 64.9%는 전기요금으로 7006억원을 차지했다. 이어 연료비가 2152억원(20.0%), 상하수도비가 1629억원(15.1%) 순이었다.
전기요금은 매년 학교 공공요금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매해 높아졌다. 2020년 66.8%(4244억원), 2021년 62.1%(4781억원), 2022년 61.3%(5841억원) 등이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1·2분기 전기요금을 연속 인상한 후 올해 3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동결했다. 한전은 전기요금 기준 중 하나인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했지만 4분기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다.
이미 올해 3~8월 반년 동안 학교에서는 공공요금 5198억원을 썼다. 지난해 1년치의 48.2%가 집행됐다.
전기요금이 3335억원으로 전체 64.1%를 차지했다.
지난해 1년치(7006억원)와 견줘 47.6%지만, 올해 '역대급 폭염'이 개학 후 9월 추석까지 이어진 만큼 예년보다 더 많은 전기요금이 나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지난 7월3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찬새암공원을 찾은 학생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4.09.29. [email protected]
학교 공공요금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으로 충당한다. 내국세와 국세 교육세 등 한 해 걷힌 세금을 나라에서 교육청별로 총액 교부하는데, 지난해 세금이 예상보다 덜 걷혔고 올해도 비슷할 전망이다.
교육청들의 살림이 악화되는 가운데 공공요금에 쓰는 돈도 많아지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9개 시도교육청 본예산에서 전년도보다 1187억원 더 많은 학교운영비를 편성했다. 5개 시도교육청은 추가경정예산을 마련, 학교운영비 총 905억원을 증액 편성했다.
이럴 경우 학교에서 다른 교육 사업을 할 여력도 더 없어지는 만큼 공교육 질도 악화할 수 있다. 교육용 요금 인하 검토 뿐만 아니라 사용량 자체를 줄이려는 당국의 정책적 고민 역시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 의원은 "천문학적인 공공요금 부담에도 학교 건물 에너지 효율화를 비롯한 교육부의 근본적인 대책이 전무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아이들의 교육에 쓰여야 할 예산으로 돌려막기를 하려는 교육부의 인식도 문제"라며 "공공요금 납부 부담으로 인해 교육 사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면밀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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