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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위구르족 일상 속속들이 감시…아이 많다는 이유로 구금도"

등록 2020.02.18 09: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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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 위구르 활동가들, SNS에 기밀문건 공개

CNN, 전문가들과 함께 진본으로 확인

구금자 중 114명의 죄목은 "아이 많이 낳아서"

[서울=뉴시스] 중국 당국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신장위구르자치구 카라칵스 주민들에 대한 감시 문건.<사진출처 CNN> 2020.02.18

[서울=뉴시스] 중국 당국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신장위구르자치구 카라칵스 주민들에 대한 감시 문건.<사진출처 CNN> 2020.02.18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중국 당국이 신장위구르 자치구에 거주하는 반체제 성향 위구르족 주민 뿐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종교활동 등을 속속들이 감시하고 있으며, 심지어 아이를 많이 낳았다는 이유로 위구르 여성을 구금하기까지 한 사실이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

17일(현지시간) CNN은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중국의 위구르족 감시 문건이 667쪽이 공개됐으며, 전문가들과 이 문건을 분석한 결과 중국 당국이 작성한 것이 확실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DC 소재 '공산주의 희생자 기억재단'의 중국전문가 에이드리언 젠즈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 문건이 진짜 중국 정부의 문건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한다.

CNN은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위구르족 시설에 대해 극단주의자들을 재교육하는 곳으로 주장해왔지만, 이번에 공개된 문건은 단순히 이슬람식 스카프나 수염을 길게 길렀다는 이유만으로도 위구르족 주민들을 잡아 가두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SNS에 공개된 문건은 PDF 파일 137개로 이뤄져 있다. 문건은 카라칵스(또는 모유)의 위구르족 주민들에 대한 보고서로, 총 667쪽의 분량이다. '공산주의 희생자 기억재단'은 문건에 나오는 2800명 이상의 주민 이름 중 337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이 마을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남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2015년 현재 인구는 56만명으로, 97.6%가 위구르족이다. 마을 주변에는 수감시설 4개가 있다.

문건을 보면, 구금 이유가 기막히다.

공공장소에서 이슬람식 스카프를 쓰고 다녔다는 이유, 집에서 매일 이슬람식 기도를 올렸다는 이유에서 구금된 경우도 있다. 심지어 구금자 중 114명은 아이를 너무 많이 낳았다는 이유로 구금시설에 보내졌다. 구체적으로, 파템이란 34세 여성은 '가족계획정책 위반' 죄로 구금됐다. CNN에 따르면, 위구르족은 3명의 자녀를 가질 수있도록 허용돼있는데, 파템은 4명의 아이를 낳았다.

25명은 해외여행을 하지 않는데 여권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 13명은 집안이 매우 독실한 이슬람 신자라는 이유로 구금됐다. 불법으로 규정된 책을 읽거나 가지고 있다는 이유, 가족 중에 구금된 사람이 있다는 이유로 구금된 경우도 있다.

이 문건을 누가, 중국 정부의 어떤 부서에서 작성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위구르족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꼼꼼하게 감시하고 기록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공산주의 희생자 기억재단'의 젠즈는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 가정에 파견해 함께 생활하도록 한 한족들이 문건의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문건을 SNS에 공개한 사람은 해외에 거주하는 위구르족 반중활동가들이다. 이들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문건을 누구로부터 입수했는지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이들이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얼굴을 공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네덜란드에 거주하고 있는 위구르족 힙합아티스트 타히르잔 안와르는 문제의 기밀자료들을 처음 건네받았을 때 "돈을로 값을 따질 수없는 선물"이란 것을 알았지만, 이것을 가지고 어떻게 할 것인지 아무 생각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은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청소에 관한 핵심적인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자료를 네덜란드에 사는 또다른 위구르족 작가 아시예 압둘라하드에게 보여줬고, 이 자료를 어떻게 공개할지를 논의했다. 두사람은 자료의 일부를 우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에 제공했고, 중국이 신장위구르에서 대규모 구금시설들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지난해 11월 폭로됐다.

한편 CNN은 문건의 일부를 복사해 중국 외교부와 신장위구르 정부에 보내 진위 확인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뮌헨안보회의 참석자 독일을 방문한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13일 "신장위구르를 직접 방문했던 전 세계 외교관 및 기자들은 그 어떤 강제구금시설도 없으며, 모든 민족들이 평화롭고 조화롭게 살고 있다는 것을 목격했다. 종교의 자유는 철저히 보호된다. 100만명이 구금돼있다는 시설은 100% 루머, 완전히 가짜뉴스이다. 사람들이 왜 아직도 그런 거짓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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