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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희망]"비말감염방지 마스크 꼭 필요한 곳에 갑니다"

등록 2020.03.18 10:4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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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성격상 직접 금형작업 거쳐 1만여개 제작

마트·음식점·콜센터·보건소·택시기가 등에 무료로

용인 필름코팅업체 대표 정경식 씨

 비말감염방지 마스크를 쓰고 운전 중인 정경식 대표이사.

비말감염방지 마스크를 쓰고 운전 중인 정경식 대표이사.


[용인=뉴시스] 이준구 기자 =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이를 극복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어 비말감염방지 마스크를 만들게 됐습니다. 하루종일 마스크만 쓰고서는 일할 수 없는 분야의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할 것 같아 아이디어를 내봤습니다."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에서 액정보호필름과 정보보호필터 등을 생산하고 있는 코팅전문업체 (주)아템코리아의 정경식(49) 대표이사.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극성을 부리기 시작한 지난달 중순부터 비말감염방지마스크를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있었다. 더욱이 액정보호필름과 항균필터를 전문으로 제조하는 업체이기에 이같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KF94나 일반 마스크는 수요가 넘치는데 생산량을 따라가지 못해 구하기도 어렵다. 특히 오랜 시간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마스크를 종일 쓰고 일하면 숨을 쉬기 어렵거나 말을 하기가 곤란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재래시장, 마트나 상점, 콜센터, 보건소, 운전원 등 말을 해야 하는 직종에는 이 마스크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업체는 항균과 김서림방지기능의 기술력도 갖추고 있어 제작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휴지나 물티슈, 수건 등으로 닦아내면 얼마든지 다시 사용할 수도 있도록 했다.

문제는 일손이었지만 직원 몇명을 더 투입하고 또 아르바이트를 동원해 밤샘작업을 하기 일쑤였다. 본업인 액정보호필름을 납품하느라, 마스크를 만드느라 눈코뜰새 없었지만 한달도 채 안 돼 1만 개를 만들어 여기저기 필요한 곳에 나누어 주었다.

인건비와 제작비를 물어보니 손사래를 치며 굳이 대답을 하지 않으려 했다. 집요한 질문에 인건비와 재료비, 택배비 등을 포함하면 5000만 원은 훨씬 넘을 것이라고 겨우 대답했다. 비말감염방지 마스크를 만들려면 얼굴형태로 제작해야 하기에 금형을 뜨는 작업에만 2000만원은 들었기에 그렇다고 했다.
 연구실의 정경식 대표.

  연구실의 정경식 대표.



17일에는 용인시에 2000매를 기부하고 필요한 곳에 나누어주라고 부탁했다.

용인시개인택시조합과 대구 경북 등 필요한 곳마다 택배로 보내주기도 했다. 수요처를 찾거나 택배를 보내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용인시자율방재단 박기영(47)부단장과 평소 수상인명구조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김태현 도민일보 부장(45)이 이 일을 적극 도와주었다.
 
이상욱 용인시개인택시조합장(62)은 "마스크를 쓰고 운전하다 보면 숨이 많이 찼는데 비말감염방지 마스크를 쓰니 승객들과 안전하게 대화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정 대표는 "이 제품은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제작해 필요한 곳에 무료로 나눠주는 것"이라며 "나도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할 뿐이다. 이 위기가 하루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앞으로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겠지만 아무튼 이를 이겨낼 때까지는 앞으로도 이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했다.
 비말감염방지 마스크 사용설명서.

비말감염방지 마스크 사용설명서.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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