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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변기에 배수시설까지?…동궁서 드러난 신라의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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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4-01 17: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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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경주 동궁의 변기형 석조물.(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4.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경주 동궁에서 발견된 유적을 통해 신라인들이 사용한 수세식 화장실로 추정된 곳의 형태가 드러났다. 좌변기 형태의 석조물과 배수시설 등으로 볼 때 지금의 수세식 화장실과도 비슷한 모습을 띄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1일 경북 경주시 인왕동에 있는 경주 동궁과 월지(사적 제18호) 북동편 '가'지구의 발굴조사 성과를 담은 '경주 동궁과 월지 Ⅲ 발굴조사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 같은 조사 내용을 공개했다.

삼국사기에는 674년(문무왕 14년) 2월 왕궁 안에 연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화초를 심었다고 하며 679년(문무왕 19년) 8월에는 동궁을 지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또 동궁 소속 관청 가운데 월지(月池)라는 명칭이 들어간 관청이 있어 동궁과 연못(월지)이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소는 2007년 동궁과 월지 가운데 북동쪽의 유적 발굴에 나서 일부 구간에 대한 조사성과를 2012년과 2014년에 각각 공개한 바 있으며 이번 보고서에는 동궁과 월지 북동쪽 중 '가'지구에 대한 연구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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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경주 동궁과 월지 수세식 화장실 유구 전경.(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4.1 photo@newsis.com
해당 지구는 약 6500㎡ 면적으로 월지 북동쪽으로 지나가는 동해남부선 철로 북쪽 공간이다. 남북 담장을 중심으로 2기의 대형 적심 건물지와 깊이 10m가량의 대형 우물, 창고시설로 추정되는 줄기초(좁고 길게 연달아 도랑 모양으로 축조한 벽·기둥 밑의 기초) 건물지 등이 발굴된 곳이다. 

보고서에는 담장으로 나눠진 공간들과 그 공간 안의  건축유구의 구조와 배치 등에 대한 조사 결과가 주로 담겼다. 크고 작은 건물지 40동과 담장, 우물, 배수로 등 조사과정에서 확인한 각종 생활시설, 기와와 벽돌, 토기와 도기, 금속유물 등 591점의 선별된 유물이 수록됐다.

특히 조사구역 남쪽에서 확인된 29호 건물지의 경우 오물의 배출시설까지 갖춘 복합형 수세식 화장실로 추정돼 처음 발견되었을 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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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경주 동궁과 월지 전경.(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4.1 photo@newsis.com
경주지역에서는 과거 불국사에서 변기형 석조물이 발견된 적이 있었지만 고대 화장실 구조와 형태를 충분히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반면에 2017년 이곳에서 발굴된 수세식 화장실은 쪼그려 앉을 수 있는 판석형 석조물, 타원형 구멍이 뚫린 좌변기 형태의 변기형 석조물, 오물 배출이 쉽도록 기울어진 암거(暗渠)배수시설 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흔적은 현대의 수세식 화장실과도 형태가 비슷해 고대 화장실 연구에 있어 중요한 자료라는 게 연구소의 평가다.

아울러 보고서에는 이곳에서 출토된 유구·유물들을 대상으로 동궁과 그 주변 건물지에 대한 구조나 규모, 고환경 등을 유추한 결과를 담았다. 고인골(古人骨)의 DNA 조사와 분자유전학적 분석 결과 등을 통해 당시 살았던 사람들이 벼, 보리, 콩 등의 작물과 함께 단백질을 얻기 위해 소, 개, 사슴 등을 섭취했던 점 등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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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경주 동궁과 월지서 출토된 고인골.(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4.1 photo@newsis.com
연구소는 올해부터 동궁과 월지 '나'지구에 대한 발굴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보고서는 문화재청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누리집 등에서 열람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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