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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일감 몰아준 미래에셋에 과징금만…"증거 없다" 박현주 고발 안 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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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5-27 11:40:37
골프장·호텔 운영 미래에셋컨설팅과 430억 거래
박현주가 직접 지시한 증거 못 찾아…고발 않기로
미래에셋캐피탈 주도로 그룹 골프장·호텔 이용해
이용액 접대비에 미포함…기존 회원권 손실 매각
"'골프장 사업 안정화·호텔 사업 성장' 부당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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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 미래에셋에 시정(행위 금지) 명령과 함께 과징금 44억원을 부과했다. 박현주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GISO)는 고발하지 않았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박 GISO를 고발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특수관계인으로서 법 위반이 중대해야 고발할 수 있다. 박 GISO가 (블루마운틴CC·포시즌스호텔) 사업 초기에 영업 방향이나 수익 상황, 장점 등을 언급한 바는 있지만, 직접 사용을 지시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 이런 언급도 사업 초기에만 행해졌다"고 말했다.

정 국장은 이어 "태광의 김치 판매처럼 뜬금없는 행위를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를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거래처만 단순히 변경한 것이기 때문에 법 위반 정도가 적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은 골프장·호텔을 계속 이용해왔고, 계열사가 관련 사업을 시작한 뒤 해당 사업장을 이용하기만 했으므로 '통행세'를 받는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미래에셋 계열사들은 합리적인 고려·비교 없이 미래에셋컨설팅과 거래하며 박 GISO 등 특수관계인에게 이익을 안겼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GISO 48.63%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91.86%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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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미래에셋 계열사 지분 구조(2017년 5월1일 기준).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이 사건 당시 미래에셋컨설팅은 블루마운틴 컨트리클럽(CC)과 포시즌스호텔을 운영했다.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지난 2015년부터 약 3년에 걸쳐 미래에셋컨설팅과 거래한 금액은 430억원에 이른다.

이 중 블루마운틴CC 몫이 297억원이다. 미래에셋컨설팅이 블루마운틴CC을 임차 운영한 2015년 1월1일부터 2017년 7월31일까지 골프장 이용 일반 거래 112억원, 골프장 이용 행사·연수 거래 79억원, 광고 거래 69억원, 명절 선물 거래 37억원 등이다.

포시즌스호텔은 133억원이다. 개장일인 2015년 10월1일부터 2017년 12월31일까지 호텔 이용 일반 거래 57억원, 호텔 이용 행사·연수 거래 61억원, 명절 선물 거래 13억원, 피트니스 회원권 거래 2억원이다.

미래에셋 계열사들은 그룹 차원의 이용 원칙을 세웠다. "고객 접대 등 일반 거래 시 무조건 블루마운틴CC·포시즌스호텔을 이용하라"는 것이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생명보험에 블루마운틴CC 바우처(할인권 형태로 사용한 뒤 나중에 정산하는 지불 보증서)를 배정했다. 이 계열사들은 그린피 비용 일부에 할인 혜택을 받았고, 나머지 그린 피·카트비·캐디 피는 지불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생명에 블루마운틴CC 바우처와 함께 포시즌스호텔 숙박권·식음권·스파(SPA)숍 이용권 선불카드를 할당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 계열사들은 행사·연수 시 블루마운틴CC·포시즌스호텔 이용을 원칙으로 받아들였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블루마운틴CC 수익 증대를 위해 골프장 진입로·직원 유니폼·홈페이지 배너·사우나 및 로커 등지에 광고를 추가했다. 이는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운용·미래에셋생명에 분배됐다. 지난 2013년 추석부터 임직원·고객용 선물을 그룹 통합 구매로 변경했고, 한우·수산물 등 고가 제품 일부를 블루마운틴CC가 공급하도록 했다. 2016년 추석부터는 포시즌스호텔도 공급처에 추가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런 사항 대부분은 미래에셋캐피탈이 주도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이 사건 위반 기간 그룹 관리, 계열사 감사, 성과 평가, 그룹 구매 태스크포스(TF) 등을 맡았다. 미래에셋컨설팅의 수익 증대를 위한 의사 결정이 미래에셋캐피탈의 개입 하에 이뤄져 계열사들에 전달·시행됐다.

블루마운틴CC·포시즌스호텔 접대비 사용 금액은 예산 한도와 관계없이 추가 배정(미래에셋운용)하고, 손실을 보면서까지 기존 골프장 회원권을 매각(미래에셋대우)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이 공급하는 명절 선물에 관해서는 다른 공급사 상품과 달리 입찰, 선호도 조사, 품평회 등 절차를 생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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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2015~2017년 블루마운틴CC·포시즌스호텔의 계열사 매출액 비중(단위: 백만원, 부가가치세 별도).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정 국장은 "두 곳의 내부 거래 금액 430억원은 해당 기간 전체 매출액 1819억원 중 28.7%에 해당하는 상당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내부 거래를 통해 미래에셋컨설팅 주주인 특수관계인들이 골프장 사업 안정화, 호텔 사업 성장이라는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위는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운용·미래에셋생명·멀티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벤처투자·미래에셋펀드서비스·미래에셋캐피탈·부동산114·미래에셋금융서비스·브랜드무브·미래비아이 등 행위 주체 11개사와 미래에셋컨설팅(행위 객체), 박 GISO에게 시정 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43억9100만원을 부과했다.

사별 과징금액은 미래에셋컨설팅 21억5100만원, 미래에셋대우 10억4000만원, 미래에셋자산운용 6억400만원, 미래에셋생명 5억5700만원, 멀티에셋자산운용 1100만원, 미래에셋벤처투자·미래에셋펀드서비스 각 900만원, 미래에셋캐피탈 600만원, 부동산114 300만원, 미래에셋금융서비스 100만원이다. 브랜드무브·미래비아이는 100만원 미만으로 면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tr8fw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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