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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이해관계에 발목 잡힌 공유경제 '한걸음 모델'로 풀어낸다

등록 2020.06.04 1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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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사회적 타협 메커니즘 '한걸음 모델' 본격화

공유숙박·농어촌 빈집활용·산림관광 후보 과제 선정

상생조정기구 운영, 정부 중재…복수 상생안 도출

상생혁신기금 기존 사업자 보상…필요시 예산 지원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6.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6.0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정부가 공유서비스와 비대면 사업 등 신사업이 시장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타협 메커니즘인 '한 걸음 모델' 추진을 본격화 한다.

한 걸음 모델을 통해 높은 진입규제와 기존 사업자간 갈등을 적극 중재하고, 상생혁신기금 운영 등을 통해 기존 사업자의 피해보상 등을 지원한다.

기획재정부는 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2차 혁신성장전략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한걸음 모델 구축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최근 공유경제 활성화로 '우버', '타다', '에어비앤비' 같은 새로운 공유서비스가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기존 사업자들의 반발과 진입규제 등으로 뿌리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규제샌드박스 등을 통해 신사업 도입을 모색하고 있으나 공유서비스와 원격의료, 암호화폐 등은 각종 규제로 인해 신사업 도입이 불가능하거나 제한적으로만 가능한 상황이다.

도심내 내국인 공유숙박은 규제샌드박스 실증사업이 승인됐으나 기존업계의 반대로 관련법 개정이 지연되고 있다. '타다'로 대표되는 승차공유서비스 역시 기존업계 반대로 제도화에 실패했다.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2018년 2월22일(현지시간)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Airbnb)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체스키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행사장에서 발표 중인 모습. 2020.02.10.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2018년 2월22일(현지시간)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Airbnb)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체스키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행사장에서 발표 중인 모습. 2020.02.10.


갈등 조정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활용되고 있으나, 신사업 도입과 관련한 체계적 갈등조정·규제개선 프로그램은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한 걸음 모델을 구축한다.

한걸음 모델은 중립적 전문가의 중재 하에 당사자간 합의를 우선으로 하고, 일방적 양보가 아닌 이해관계자 모두 한걸음씩 양보해 상생안을 도출한다. 당사자간 합의를 위해 필요한 경우 정부가 적극 중재에 나선다.

운영 절차는 사안별 상생조정기구를 구성해 중립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상생메뉴판을 제시·활용해 공정한 합의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도심 내국인 공유숙박과 농어촌 빈집 등을 활용한 공유숙박, 사회적 합의에 어려움을 겪는 산림관광을 후보 과제로 선정해 한걸음 모델을 적용한다.

정부는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내국인도 공유숙박에 숙박할 수 있도록 관광진흥법 개정을 추진 중이지만 영업권 침해를 주장하는 기존 숙박업계와 지역주민의 소음·안전문제 우려로 지연되고 있다.

【서울=뉴시스】외국인관광객과 내국인을 대상으로 숙박공유사이트를 이용해 불법 숙박시설을 운영한 업자들이 적발됐다. 2019.02.21.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뉴시스】외국인관광객과 내국인을 대상으로 숙박공유사이트를 이용해 불법 숙박시설을 운영한 업자들이 적발됐다. 2019.02.21. (사진=서울시 제공)


농어촌 빈집을 활용한 공유숙박도 기존 농어촌 민박업자들의 반발과 농어촌 거주·소유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규제가, 산악열차나 케이블카 등 산림관광 활성화 방안은 산림 훼손을 막기 위한 규제가 각각 발목을 잡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올해 도심 내국인 공유숙박, 농어촌 빈집 개발활용, 산림관광 등 3개 과제를 후보 과제로 선정, 연내 성공사례 마련을 목표로 논의를 추진하겠다"며 "향후 공유경제나 비대면 서비스 등 신사업 도입 관련 갈등 조정이 필요한 경우 확대 적용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에 선정한 과제별로 중립적 전문가와 이해 관계자, 유관부처 등이 포함된 상생조정기구를 구성할 방침이다.중립적 전문가가 이해관계자 면담을 통해 갈등요인을 확인하고, 상호 의견 교환을 위해 무제한 토론(해커톤)을 하거나 설문조사, 투표 등 공론화한다.

의견수렴 과정과 상생·지원 방안을 담은 상생메뉴판을 바탕으로 당사자간 합의로 단일 또는 복수의 메뉴를 조합해 상생안 도출한다. 이해관계자가 한걸음씩 양보하되, 신사업 도입의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는 포용적 상생안을 마련한다는 목표로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정부는 당사자간 합의가 어려운 경우에 한해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고 합의가 도출된 경우에는 상생안에 따라 신사업이 도입될 수 있도록 소관부처가 법령개정 등 필요한 조치를 한다. 완전한 합의가 도출되지 않았더라도 일정수준 이상 부분합의가 이뤄진 경우에는 이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특히 신규진입에 따른 갈등은 당사자간 조정이 원칙이지만 신사업 도입의 사회 총편익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합의를 위해 정부가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기존사업자 피해에 대한 직접보상은 당사자간 합의와 분담을 원칙으로 하되, 합의과정에서 공공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당사자와의 분담을 원칙으로 정부도 지원에 나선다.

기존사업자가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이거나 합의과정에서 공공적 지원이 필요한 경우, 업계 전반적인 경쟁력 향상를 위한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경우 등이 해당한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프리랜서 드라이버 조합 설립추진위원회 회원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인근에서 타다 금지법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2.16.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프리랜서 드라이버 조합 설립추진위원회 회원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인근에서 타다 금지법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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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사안별 합의내용에 따라 신규사업자 등이 조성하는 자체상생기금에 추가 출연하거나 직접 인프라 투·융자를 지원한다.

혁신적 사업모델인 경우 기업과 소비자, 정부 등이 일정액을 출연하는 가칭 '상생혁신기금' 운영 등으로 기존 사업자 피해보상과 관련 인프라 개선 등도 지원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예산사업으로 직접 지원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기재부는 연내 상생안 마련을 목표로 과제별 진행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일정 운영을 운영할 계획이다. 6월 중 우선 과제의 상생조정기구를 구성해 무제한 토론 등을 활용한 이해관계자간 협의를 진행해 상생안 도출을 추진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오는 10일 우선 적용과제에 대한 구체적 실행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한걸음 모델 관계부처 협의체' 킥오프 회의를 연다"며 "상생안에 따라 재정지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내년 예산에 관련사업 반영을 추진하고, 한걸음 모델의 제도화 방안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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