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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스타 뮤지컬작곡가 박정아 "데뷔 12년만 첫 콘서트...'항해일지' 소통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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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6-21 09:40:12
27~29일 드림아트센터 1관 '리프라이즈'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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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뮤지컬 작곡가 박정아가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6.21.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드라마틱한 계기가 없어도 진심이 통하는 순간을 뮤지컬 작곡가 박정아는 보여준다. 근면성실함으로 쌓인 삶의 단단한 결들 말이다.
 
박 작곡가가 대학에서 독어독문과를 전공한 뒤 한예종 음악원에서 클래식음악을 전공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을 때에도 특별한 동기는 없었다.
 
최근 뉴시스와 만난 박 작곡가는 "대학교 3학년 때 지금 전공으로 계속 살아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누군가가 '너 작곡을 하면 잘할 거 같다'고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제가 좀 무모한 편이 있어서 그 때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죠"라며 웃었다.

한예종 입시를 준비하기 전까지 음악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것도 아니었다. 남들처럼 어릴 때 피아노를 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그만뒀다. 바이올린도 잠시 켜다 그만뒀다.

고등학교 때는 방송부 활동에 재미를 느끼고 PD를 꿈 꾸기도 했다. 그렇게 한참 악기와 악보를 멀리했는데, 짧은 준비 끝에 한예종에 입학했다. "겁이 많은 편인데, 한번 끌리면 끝까지 해보는 성격이에요. 무엇이든 시작하면 끝내야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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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뮤지컬 작곡가 박정아가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6.21.  photo1006@newsis.com
그렇게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다가 뮤지컬을 업으로 삼게 된 것도 큰 계기는 없었다. 다만 테이블에 앉아 혼자 하는 작곡 작업이 스스로에게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던 찰나, 다양한 스태프들과 작업하며 퍼포먼스를 만들어내는 뮤지컬로부터 쾌감을 느꼈다. "뮤지컬은 말 그대로 음악이 주가 되는 장르라는 점도 좋았죠."

2005년 그녀의 한예종 음악원 졸업 작품도 뮤지컬이었다. 보통 음악원의 클래식 작곡 전공 학생들은 현대음악을 졸업 작품으로 선보인다.

박 작곡가는 '김종욱 찾기'로 유명한 장유정 공연 연출가 겸 영화감독이 대본을 쓴 뮤지컬 '중랑천 월아 이야기'를 졸업작품으로 내놓았다.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1960년대 우리나라 달동네로 옮긴 작품이었다.

이후 2008년 뮤지컬 '사춘기'로 데뷔, 대학로를 대표하는 작곡가가 됐다. '마마 돈 크라이', '트레이스 유(Trace U)', '주홍글씨', '최후진술', '해적', '알렉산더'를 비롯해 군 제작 뮤지컬인 '신흥무관학교', '귀환'까지 그녀의 작품은 회전문 관객으로 넘친다. 박정아라는 이름이 대학로에서 하나의 브랜드가 됐는데, 뮤지컬 작곡가로는 드문 경우다.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펼쳐지는 박 작곡가의 첫 콘서트 '리프라이즈'가 뮤지컬 팬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사춘기'부터 올해 초연작인 '알렉산더'까지 그녀의 손끝에서 탄생한 11개 작품의 넘버를 모두 만나볼 수 있다. '달콤한 인생' '더 넥스트 페이지' '트레이스 유' '해적' '신흥무관학교' 등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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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뮤지컬 작곡가 박정아가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6.21.  photo1006@newsis.com
출연 배우진도 화려하다. MC를 맡는 김순택을 비롯 유성재, 고훈정, 이창용, 강정우, 이지숙, 박규원, 랑연, 양지원, 임찬민, 백기범, 현석준, 노윤 등이 나온다. 2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25곡의 넘버를 들려준다. 박 작곡가의 신곡 또한 선보일 예정이다.

데뷔 12년 만에 처음 펼치는 콘서트다. 박 작곡가의 명성에 비하면 뒤늦은 감이 있다. "이전까지는 준비가 안 됐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조금 더 쌓은 것이 많아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죠."

이번 콘서트는 자신의 작업에 새로운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외의 고백이다.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고, 내놓는 작품마다 흥행이 잘 되고 있는데 무슨 걱정이 있을까.

박 작곡가는 "매번 더 나은 작품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에 작업을 즐기지 못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한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콘서트로 소통하고 즐기면 치유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우, 관객분들과 함께 하면서 느껴지는 힐링이 있을 거라 믿는다"고 했다.
 
박 작곡가는 대학로에서 콤비 플레이로 유명하다. 사실 뮤지컬계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해머스타인 같은 작곡가·작사가 콤비가 항상 존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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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정아 작곡가 유튜브 채널 '프리뷰'. 2020.06.21. (사진 = 유튜브 캡처) photo@newsis.com
현재 대학로를 대표하는 작가·작곡가 콤비는 이희준 작가와 박 작곡가다. 두 사람은 '사춘기'를 시작으로 '마마 돈 크라이', '최후진술', '해적', '알렉산더', '신흥무관학교', '귀환'을 함께 작업했다 .

한예종 재학 시절 이 작가가 강의하는 수업을 듣기도 한 박 작곡가는 "데뷔 때부터 알고 작업을 한 사이라 이제 얼굴 표정만 봐도 서로의 마음과 의도를 알 수 있다"면서 "작품에 대해서는 정말 가감 없이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트레이스 유'를 함께 한 김달중 연출, '주홍글씨'의 서재형 연출도 신뢰를 주고 받는 창작진이다.

지난 2014년은 박 작곡가에도, 뮤지컬계에도 기억할 만한 해였다. '주홍글씨', '더 넥스트 페이지', '트레이스 유', '마마 돈크라이' 등 신작과 재공연을 포함 그해에만 박 작곡가의 작품 다섯개가 대학로에 올랐다. 

박 작곡가가 높게 평가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다작을 하면서도 스타일을 반복하지 않는 점에 있다. 특히 한 뮤지컬 안에서도 다양한 장르가 녹아들어간다. "드라마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들이 필요하더라고요. 드라마는 기승전결이 있고 역동적이잖아요. 그걸 표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장르가 들어와야 했죠."

박 작곡가는 뮤지컬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고민을 하는 중이다. '마마 돈 크라이', '최후진술'.  '해적' 등의 OST 음원을 업로드하는 등 스튜디오 녹음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콘서트를 기점으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음악을 들려주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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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뮤지컬 작곡가 박정아가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6.21.  photo1006@newsis.com
최근 유튜브 채널 '박정아's 프리뷰(PREVIEW)'을 개설한 이유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시대에 더 많은 소통창구를 생각하다가 만들었다. "더 많은 분들과의 소통창구이자, 새로운 작업 공간이에요. 쉽지는 않지만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는 공간이라 믿어요."

마지막으로 현시점 박 작곡가의 상황과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뮤지컬 노래는 무엇인지 물었다. 작년 초연한 뮤지컬 '해적'의 '항해일지'를 꼽았다. '해적'은 18세기 해적의 황금시대가 배경이다. 당대에 카리브해 해역에서 이름을 떨친 해적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각기 다른 고민을 안고 한 배에 올라 보물섬을 찾아 떠난다.

"'항해일지'를 쓸 때, 제 감정이 개입됐거든요. 앞으로의 항해에서 어떤 일지들을 써나갈지 궁금합니다. 이번 콘서트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기점이 되지 않을까 해요."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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