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위원장 "文정부, 앞으로 민주노총 없이 사회적 대화"(종합)
문성현, 국회 환노위 참석…노사정 합의 보고
민주노총 향해 작심발언…"대화 조건 못 갖춰"
"민주노총 없어도 한국노총과 위기상황 돌파"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약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7.28. [email protected]
대통령 직속 사회적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문성현 위원장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노사정 합의 과정과 결과를 보고하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원포인트' 노사정 대화를 제안했다. 노사정은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고용유지 노력,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 로드맵 수립 등을 담은 합의안을 도출했다.
그러나 합의안이 민주노총 내부 추인을 받지 못하면서 22년 만에 성사될 것으로 기대됐던 노사정 합의는 무산됐다. 김 위원장 등 지도부는 합의안 부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결국 민주노총을 제외한 나머지 노사정 주체만 모여 전날 경사노위에서 협약을 의결했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직접 참석했다. 민주노총은 현재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문 위원장은 이와 관련 이날 민주노총을 향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제가 민주노총 출신이고 60% 조합원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직선 위원장께서 '이번에 책임지고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 제가 한 번 믿고 해보자고 했다"며 "그러나 성공하지 못했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문 위원장은 민주노총의 노사정 합의 반대와 관련해 "민주노총 내에서는 '반찬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밥상을 걷어찬 것이다', '압도적 지지를 받은 직선 위원장을 정파들이 무시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종합할 때 앞으로 민주노총이 스스로 사회적 대화를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지 않는 한 사회적 대화에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단한다"며 "그래서 어제 대통령을 모신 회의에서 민주노총 없이 앞으로 사회적 대화를 확실히 한다는 것으로 현 정부에서 합의를 이뤘고 그렇게 하겠다"고 선언했다.
문 위원장은 이날 노사정 합의에 참여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비교하며 민주노총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추인받는 과정 없이 대표자가 책임질 수 있는 조직, 내가 절실히 원하는 게 있으면 상대방의 절박한 거 하나 들어줄 수 있는 자세가 돼 있는 곳은 한국노총이 유일하다"며 "민주노총은 아직까진 그런 상황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번에 확인됐다"고 꼬집었다.
문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민주노총 참여 없는 사회적 대화의 대안을 묻는 질문에는 "제일 안타까운 것은 민주노총 산별이 소속돼 있는 자동차 부품 산업"이라며 "(제조업 위기 문제는) 개별 노사가 아니라 정부와 함께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로서는 민주노총에서 (합의안이) 부결됐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민주노총이 없더라도 자동차 부품 종사자는 한국노총에도 상당히 있기 때문에 그 분들과 논의해서 지금의 위기 상황을 돌파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 임이자 의원이 '해고금지' '총고용 보장'을 요구한 민주노총에 대한 충분한 배려가 없었다며 문 위원장을 비롯해 정부를 비판한 데 대해서는 "책임을 부정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문 위원장은 다만 "해고금지 조항과 관련해서는 말이 많았다. 임금 동결과 맞물리기 때문에 이번 협약에 넣기 어렵다고 해서 민주노총이 중간에 그것을 뺐는데 현장에서 강력하게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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