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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징용기업 자산 매각 효력 발생…한일 관계 또 격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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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8-04 06:00:00
11일 0시까지 일본제철 항고 없으면 확정
日정부, 2차 보복 예고"…"모든 대응책 검토"
정부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대응 방향 검토"
한일, 합리적 해결 방안 논의…"협의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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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 씨가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신일철주금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상고심 판결에 참석, 선고를 마친 후 법원을 나서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법원은 일본 기업이 강제징용 피해자에 1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2018.10.30.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일제 강점기 조선인을 강제 동원한 일본 기업의 자산에 대한 우리 법원의 압류 명령 효력이 4일 0시부로 발생했다. 자산 현금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만 일본이 2차 보복 등 전면 대응을 예고하고 우리 정부도 보복 조치에 대한 다양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어 수렁에 빠져 있는 한일 관계가 또다시 격랑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포항지원이 지난 6월 일본제철과 포스코의 합작회사인 피엔알(PNR)에 대해 내린 주식 압류명령의 공시 송달 효력이 이날 0시부터 발생한다. 공시송달은 당사자 주소 등을 알 수 없거나 송달이 불가능할 경우 서류를 법원에 보관하면서 사유를 게시판에 공고해 내용이 당사자에게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앞서 대법원은 2018년 10월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회사 측에 '피해자 1인당 1억원씩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일본제철이 판결을 수용할 조짐을 보이지 않자 일부 원고는 PNR 주식 압류를 법원에 신청했다. 이후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일본제철이 소유하고 있는 주식 19만 4794주에 대한 주식압류명령 결정을 내리고 일본제철에 송달 절차를 진행했으나 일본 정부가 서류를 아무런 이유 없이 한국으로 반송하면서 결국 공시 송달 조치로 이어졌다. 

일본제철이 7일 후인 오는 11일 0시까지 항고하지 않으면 주식압류 명령은 확정된다. 하지만 주식 매각에 앞서 감정 평가, 채무자 심문 등 절차가 필요해 실제 현금화는 빠르면 연말께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강제징용 피해자 측 대리인은 "효력발생의 의미는 이 사건 압류명령서를 일본제철에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바로 현금화가 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제철 자산을 실제 현금화하기 위해서는 법원의 매각 명령 결정이 이뤄져야 하고 이는 별개 사건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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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AP/뉴시스]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지난해 10월 18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발언하고 있다. 2020.07.30.
하지만 일본이 주식 압류와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강도 높은 보복 조치를 예고해 긴장을 높이고 있다.  

교도통신은 지난달 25일 복수의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인 대상 비자 발급 규제, 주한 일본 대사의 일시 귀국, 추가 관세 부과 등이 한국에 대한 추가 보복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일본 정부가 기업 자산 현금화와 관련해 대항 조치를 할 방침이라며 관세 인상, 송금 중단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 1일 요미우리TV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산 압류 결정과 관련해 "이 사안에 대해 모든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대응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방향성은 확실히 나와 있다"고 강조햇다.

정부도 청와대와 외교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를 중심으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7월 일본의 1차 수출 규제 조치 때와 마찬가지로 비자 제한이나 관세 인상 등이 취해질 경우 상호주의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는 정부가 일본 강제징용 기업에 대한 국내 자산 매각 시 일본의 추가 보복 가능성에 대해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 방향을 검토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정부는 일본 전범기업의 국내 자산 매각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한일간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강제징용을 둘러싼 한일간 간극이 큰 탓에 접점 찾기가 쉽지 않다는데 있다. 정부는 대법원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강제징용 피해 보상 문제는 해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지난해 7월1일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를 단행했다. 정부는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통보 효력을 재가동할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외교부는 "정부는 사법부 판단 존중, 피해자 권리 실현 및 한일 양국관계 등을 고려하면서 다양한 합리적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데 대해 열린 입장"이라며 "각계 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나가면서 일측과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긴밀히 협의해 왔으며 앞으로도 관련 협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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