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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재건축 필요성 엄격 증명"…임차인 보호 판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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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9-14 11:00:00
미용실 운영하다가 7년뒤 신규임차
재건축 필요 이유로 신규임차 거절
"권리금 받는 것 방해" 손해소 제기
법원 "재건축 필요성 증명 안 됐다"
"5년 지나도 권리금 보호의무 있어"
본소는 임차인 부당이득 반환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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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임대차기간이 5년이 지난 상가건물이라도 여전히 임대인은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하는 기회를 보호할 의무를 부담하고, 재건축 필요성이 증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방해하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기존에는 상가건물의 경우 재건축을 이유로 임대차계약 갱신을 거부당하면 임차인은 가게를 뺄 수밖에 없었지만, 재건축에 대한 증명을 보다 엄격히 봐 임차인을 보호할 수 있는 판결이 나온 것이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33부(고법판사 정재오·박성윤·이의영)는 홍모씨가 주식회사 A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심과 달리 원고 승소 판결했다.

홍씨는 2010년 7월부터 이 사건 상가건물 2층 전체를 임차해 미용실을 운영한 후, 2015년 7월20일 임대차 계약을 갱신해 2017년 7월8일까지 임차하기로 한 후 미용실을 계속 운영했다. A사는 2015년 8월20일 해당 상가건물을 매수했다.

A사는 2017년 5월15일 홍씨에게 "상가건물을 건축한 지 40여년으로 매우 노후화돼 안전사고 우려가 있다"며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을 하고자 계획한다"고 통지했다. 이후 임대차 계약 만료일인 2017년 7월8일 홍씨에게 인도 요구 통지서를 보냈다.

홍씨는 2017년 5월22일 신규임차인 허모씨와 권리금 2억8000만원에 임대차 권리금 계약을 한 뒤, 다음날 A사에 허씨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A사는 2017년 5월29일 "상가건물 노후화로 재건축해야 하고,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이 초과돼 홍씨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이 없다"며 상가 건물 인도를 다시 요청했다.

이에 홍씨는 A사가 신규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받는 것을 방해했다며 임대차 종료 당시 권리금 감정액 1억9800여만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건물이 매우 노후화된 것으로 보이고, A사도 임대차갱신 거절 의사를 표시하며 예정된 보수공사를 설명했으므로 A사가 허씨와 임대차 계약 체결을 거절한 것은 정당하다며 홍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항소심은 상가건물의 노후·훼손 등 안전사고 우려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임차기간 5년이 지나도 임대인은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 의무를 부담한다고 A사가 1억9800여만원을 홍씨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외벽 균열이 상가건물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거나 방수공사만으로 심한 누수를 차단할 수 없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재건축을 해야 비로소 예방할 수 있는 정도의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없다"고 봤다.

이어 "건축법상 개념에 비춰도 건물을 대수선 또는 리모델링한다는 사정이 곧바로 '재건축하기 위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A사는 대규모 공사가 필요하다는 근거 자료를 홍씨에게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사가 이 사건 신규임차를 거절한 2017년 7월 ▲상가건물 지하에 스포츠 마사지 점포를 임대한 점 ▲상가건물 1층에서 약국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입주를 허용한 점 등을 지적했다.

또 대법원 판례에 따라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해 홍씨가 A사에 대해 계약갱신 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지만, A사는 여전히 홍씨에 대해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해 임차인이 계약갱신 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도 임대인은 구 상가차임대차법에 따라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 의무를 부담한다'고 지난해 5월 판결했다.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권은 최초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다만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3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수수하는 행위 등을 함으로써 권리금 지급받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설시한다.

한편 재판부는 이 사건 본소 사건인 A사가 홍씨를 상대로 낸 건물명도 소송 항소심에서도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홍씨는 신규임차인에 대한 임대차계약이 거절당하자 2019년 2월8일까지 기존 월세를 계속 지급하며 미용실을 운영했다. A사는 가집행 판결을 통해 홍씨가 미용실을 운영하던 상가건물 2층을 인도받았다.

이후 A사는 임대차계약이 종료됐음에도 홍씨가 상가건물 2층을 계속 점유해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이를 반환하라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2017년 7월8일 임대차계약 종료 이후에도 홍씨가 계속 점유해 이익을 얻었다며 이에 대한 부당이득 8263만여원을 A사에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홍씨는 2015년 7월경 전 임대인으로부터 5년의 영업 보장을 약정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약정을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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