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압승 못한 바이든 '반쪽짜리 승리'...美분열 계속"
미·영 언론들 "트럼프에 대한 '압도적 배격' 나타나지 않아"
"트럼프, 美정치에 영구적 변화 조성...미국인 절반이 지지"
미국 타임지는 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이 승리해도 그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을 통치해야 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020년 선거는 민주당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여론조사가 예측하고 자유주의자들이 갈망한 (트럼프에 대한) 압도적 배격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분석했다.
타임지는 "트럼프의 임기는 시작한 방식으로 끝나고 있다"며 "대선은 다시 한번 칼끝에서 휘청거리고 있고 교착상태에 빠진 나라는 두 가지 현실, 방향, 사실 사이에서 찢어졌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하더라도 2016년 대선 당시보다 오히려 득표수가 늘었고, 공화당 역시 예상과 달리 상원 과반을 지킬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또 공화당이 플로리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아이오와 등의 경합주를 확보했고 남부 라틴계와 저학력 백인들의 지지 역시 높았다고 분석했다.
타임지는 "많은 민주당원들이 더 많은 것을 기대했다"며 "이들은 유권자들이 트럼프와 공화당을 적대시한다고, 그의 팬데믹(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대처와 분열적 방식이 광범위한 유권자들을 멀어지게 만들었다고, 새로운 정치의 시대가 시작되고 트럼프주의는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추방했다고 믿었지만 다른 현실에서 깨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되더라도 그는 트럼프의 미국을 통치해야 할 것임이 명백해 보인다"며 미국 사회 내 여전히 통합과 연민보다는 상호 적대가 심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매체는 "이기든 지든 트럼프는 미국 정치 지형에 영구적인 구조적 변화를 조성했다"며 "그의 후임으로선 극복하기 쉽지 않을 수준의 분노와 적개심, 의구심을 조장했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마틴 케틀 칼럼니스트는 '2020년 대선의 메시지? 미국은 여전히 분열돼 있다'라는 기고문에서 "최종 결과가 어떻든 이번 선거는 대다수 세계와 미국의 절반이 갈망한 전환점 같은 순간은 아니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트럼프에 대한 후련한 거부도 아니었다"며 "(이번 대선은) 또 다른 간신히 거둔 승리였고 벌써부터 미래의 도전, 분쟁, 조사, 음모론과 거짓말을 초래할 또 다른 독성 온상이 됐다"고 우려했다.
그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긴 저학력 백인 노동계층 유권자들은 이번에도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또 공화당이 상원 통제권을 유지할 전망이며, 민주당이 하원이나 지역의회에서 엄청난 힘을 받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케틀 칼럼니스트는 "바이든이 이긴다면 미국과 세계에서 일부 공공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미국 내 바이든의 정치 방식을 둘러싼 비판, 민주당 내 급진 세력과의 이견 등 내부 문제가 곧 불거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 선거의 결과는 미국이 2016년 벌인 일을 털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미국은 트럼프의 기후변화 부정, 인종차별, 고립주의를 물리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대선의 현실은 미국이 여전히 50 대 50의 나라라는 점을 보여줬다는 것"이라며 "미국인 절반은 트럼프를 지지했고, 절반은 지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대선은 지난 3일 치러졌지만 우편투표 규모가 커 개표가 지연되고 있다. 초박빙 판세에서 현재 바이든 후보가 근소한 우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 개표에 대한 소송을 추진하며 불복을 시사했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5일 오전 9시50분 기준 각 후보가 확보한 선거인단 수는 바이든 253명, 트럼프 213명이다. 최종 승리를 위해선 270명이 필요하다. 득표율은 현재 바이든 50.5%(7177만1301표), 트럼프 47.9%(6811만8432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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