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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잘될 것' 미얀마 울린 女 시위자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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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3-04 14:58:05
미얀마 군부에 맞서다 총격으로 사망…저항의 상징으로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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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이(미얀마)=AP/뉴시스] 중국계 미얀마인 치알 신(영어명 천사·중국명 鄧家希)이 지난 3일 미얀마 제2도시인 만델라이에서 열린 쿠데타 반대 시위에 참가했다가 머리에 총탄을 맞고 숨졌다. 사진은 치알 신의 장례식 모습. 2021.03.04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미얀마 반(反)쿠데타 시위 도중 군경이 발사한 총탄을 머리에 맞고 숨진 19세 여성 '치알 신'의 사연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가 사망 당시 입고 있던 상의에 적힌 '모든 것이 잘 될 것(Everything will be OK)'이라는 문구는 군부 쿠데타에 맞서는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과 BBC,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중국계 미얀마인 치알 신(영어명 천사·중국명 鄧家希)은 지난 3일 미얀마 제2도시인 만델라이에서 열린 쿠데타 반대 시위에 참가했다가 머리에 총탄을 맞고 숨졌다.

그가 최루탄과 실탄을 피하기 위해 몸을 바닥에 붙이고 있는 장면은 로이터 등 외신 카메라에도 찍혔다. 치알 신은 당시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상의를 입고 가슴에는 A형이라는 명찰을 달았다. 이는 자신이 목숨을 잃더라도 의료 자원을 낭비하지 말고 장기를 기증해달라는 취지였다고 중화권 매체는 전했다.

미얏 뚜(23·여)는 로이터에 그와 치알 신이 만델라이에서 평화롭게 모여 쿠데타를 규탄하고 구금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의 석방을 요구했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이 최루탄에 이어 실탄을 쏘면서 시위대가 흩어졌고 치알 신과도 헤어졌다고 전했다.

미얏 뚜는 '한 소녀가 숨졌다'는 메시지를 받았지만 치알 신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페이스북에 그가 다른 피해자 옆에 누워있는 사진을 보고 나서야 사망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치알 신과 태권도 수업에서 알게 됐다면서 시위대가 최루가스를 씻어낼 수 있도록 수도관을 발로 차서 열고, 최루탄을 다시 경찰 쪽으로 던질 정도로 용감한 여성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경찰이 발포하기 시작했을 때 치알 신은 내게 '총알에 맞을 수 있으니 앉으라'고 했다"며 "치알 신은 동지로서 다른 사람들을 챙기고 보호했다"고 했다.

로이터는 치알 신이 태권도 챔피언 출신으로 만달레이에서 위치한 한 클럽에서 무용수로 활동해왔다고 전했다. 중화권 매체도 화교인 치알 신이 태권도 대회에서 우승한 이력이 있고 가수로서 뮤직 비디오를 촬영하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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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중국계 미얀마인 치알 신(영어명 천사·중국명 鄧家希)이 지난 3일 미얀마 제2도시인 만델라이에서 열린 쿠데타 반대 시위에 참가했다가 머리에 총탄을 맞고 숨졌다. 사진은 치알신의 생전 모습. <사진출처: 트위터 계정 HNwayoo 갈무리> 2021.03.04
치알 신은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한 지난해 11월8일 총선에서 첫 투표를 했다. 그는 페이스북 계정에 투표 인증사진을 첨부한 뒤 "국가에 대한 의무를 다했다"고 적기도 했다.

중화권 매체는 치알 신이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유서로 볼 수 있는 게시물도 작성했다고 했다. 그는 "나는 (혈액형이) A형이다. 만약 내가 총을 맞는다면 각막과 다른 장기를 기부해달라"고 적었다. 치알 신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현재 미얀마는 물론 중화권 등 각지의 누리꾼들의 추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미얀마 군부의 실탄 사격으로 지난 3일 적어도 38명의 시위대가 목숨을 잃었다. BBC에 따르면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는 이날 화상 기자회견에서 군부가 기관총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군경이 비무장 시위대에게 폭력을 행사했다고도 했다.

로이터와 AFP통신 등은 시위대와 의료 전문가를 인용해 군경이 시위대에게 조준사격을 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언론들은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별다른 경고 없이 군경이 시위대에게 사격을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1일 군경에 시위대에 실탄 사격을 자제할 것을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위급 상황 발생 등 일부 상황에서 실탄 사용을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 군부는 유혈 진압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비난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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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중국계 미얀마인 치알 신(영어명 천사·중국명 鄧家希)이 지난 3일 미얀마 제2도시인 만델라이에서 열린 쿠데타 반대 시위에 참가했다가 머리에 총탄을 맞고 숨졌다. 사진은 치알신의 생전 모습. <사진출처: 트위터 계정 HNwayoo 갈무리> 2021.03.04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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