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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더 커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눈치싸움 시작됐다

등록 2021.03.16 17:4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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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종료 예비 입찰 예상 넘는 흥행

롯데·신세계·카카오·MBK파트너스·SKT

자금 충분한 기업 추가돼 판 더 커져

예상 인수 금액 5조 두고 의견 분분

그래도 가져가면 e커머스 '빅3' 합류

판 더 커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눈치싸움 시작됐다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판이 점점 커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종료된 예비 입찰엔 기존 참여가 예상됐던 유통 대기업인 롯데·신세계, IT플랫폼 업체인 카카오,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이어 11번가를 운영하는 SK텔레콤까지 합류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예비 입찰이다. 예비 입찰은 파는 쪽에선 실제 입찰에 참여할 업체가 어디이고,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본입찰 전에 입찰 조건을 갖춘 참여 희망자 등록을 받는 일이다. 사는 쪽에선 매수 대상의 각종 경영 지표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작업이라고 보면 된다. 예비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다만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SK텔레콤이 전격 합류하면서 이베이코리아가 누구 품에 안길지는 더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해 거래액 약 20조원을 기록한 이베이코리아는 네이버(27조원), 쿠팡(22조원) 등과 함께 국내 '빅3' e커머스 업체다. G마켓·옥션·G9 등 오픈마켓을 운영 중이다. 어디로 가든 국내 e커머스 판이 격변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인수전을 유통업계가 주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예비 입찰 단계이지만, 충분한 자금을 가진 업체 하나가 더 추가됐다는 건 단순히 간보기로만 볼 수는 없는 사안"이라고 했다.

문제는 역시 인수가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희망가는 약 5조원으로 알려졌다. 이 액수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쿠팡이 미국 증권 시장 상장 직후 시가 총액이 100조원이 넘어가는 등 모습을 보이자 이베이코리아가 5조원이면 가성비가 좋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대형 e커머스 업체 중 유일한 흑자 기업이며, 유료 회원만 300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부정적으로 보는 쪽은 이베이코리아 영업이익률이 2010년 이후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2015년 영업이익률이 약 10%였던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코로나 사태 수혜를 받고도 영업이익률이 약 6%에 그쳤다. 조 단위 돈을 써서 일단 인수를 하더라도 네이버·쿠팡은 물론 각종 e커머스 업체와 계속해서 경쟁해나가려면 대규모 추가 투자는 불가피하다는 점도 인수를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경쟁에서 밀리면 답이 없다는 불안감과 조 단위 돈을 써야 한다는 불안감이 모두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예비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온라인 쇼핑 부문 강화가 필요하다는 건 분명하다는 점에서 본입찰은 혼전 양상이다. 롯데(7조6000억원)와 신세계 SSG닷컴(4조원)의 지난해 온라인 쇼핑 부문 거래액을 합쳐도 이베이코리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롯데는 최근 실적 부진을 들어 e커머스 사업 부문 대표를 경질했다. 신세계는 네이버와 동맹을 맺는 등 온라인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카카오는 네이버가 e커머스 1등 기업으로 치고 나가는 걸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고, MBK파트너스는 자꾸만 뒤처지는 홈플러스의 온라인 부분 경쟁력을 강화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대로 11번가를 놔뒀다가는 네이버·쿠팡 등에 속절 없이 밀려버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어찌됐든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빠르게 커지고 있는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의 지분 약 12%를 확보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앞으로 인수전에서 행보를 두고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61조원이었다. 업계는 올해 이 수치가 지난해보다 약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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