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대만의 WHA 참가 문제에 "가급적 많은 참여 중요"
"교황청·소국 등 회원국 아니라도 팬데믹 이슈 동참 중요"
외교부 당국자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작년에도 대만을 참석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결의안이 제출됐고, 올해도 그런 식으로 논의될 것 같다"며 "우리 정부는 기본적으로 팬데믹 상황에서 누구를 차별하거나 배제하는 것보다 가급적 많은 액터(행위자)들이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희 입장은 대만 뿐만 아니라 어떤 액터, 교황청이나 소국 등 회원국이 아니어도 팬데믹 등 보건 관련 이슈는 다들 동참하는 게 중요하다는 기본 입장"이라고 거듭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세계보건총회는 오는 24일부터 6월 초까지 진행된다. 대만은 지난 2009년부터 2016년까지 WHA 총회에 옵저버 자격으로 참석해왔지만 차이잉원 주석의 당선 이후 중국의 반발로 참석하지 못했다.
지난 5일 미국의 주도로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은 회담에서 대만의 WHA 참가를 지지하는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대만을 옵서버 자격으로 WHA에 참가시켜 달라고 WHO에 재차 요청했다. 하지만 중국은 대만의 총회 참석을 '일국양제' 원칙에 위반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당국자는 "현재 대만 정부 취임 이후 옵저버 참석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참여시켜야 한다는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고, 올해도 지난해나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WHA에서는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 강화 방안이 중점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 때와 달리 바이든 정부는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를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위기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각국이 각자도생으로 문을 닫고 협조를 안해서 팬데믹이 커졌고, 국가간 불균형과 불평등도 있었다"며 "이를 하나로 규율할 수 있는 WHO 기구가 약하고, 이를 묶는 법적인 조항이나 체계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어서 고민해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당국자는 "협약의 문안이 구체적으로 나온 건 없다"며 "어떤 절차로, 어떻게 해야할 지 등 개괄적 상황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예정이다. 각국의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두고봐야 한다"고 밝혔다.
예컨대 '국제보건규칙'과 같은 기존 보건 규범을 조약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이나 개정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보건규칙은 보건 안보나 위기 상황이 왔을 때 대처 방안을 담은 것으로 1969년 채택돼 2005년에 한 차례 개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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