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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물 붕괴 참사 고2 희생자 찾은 교복 조문객 '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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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6-10 19:29:49  |  수정 2021-06-10 19:42:48
유일한 10대 희생자…빈소 앞 고교생 행렬
동아리 모임 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하굣길
제자 잃은 교사, 슬픔 억누른 채 귀가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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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붕괴돼 지나가던 버스를 덮쳤다. 119 소방대원들이 무너진 건축물에 매몰된 버스에서 승객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1.06.09.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말도 안 된다" "어떡해…어떡해…" 

10일 오후 6시께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장례식장. 전날 발생한 광주 재개발 건물 붕괴 참사 희생자인 고등학교 2학년생 A군의 빈소에는 교복 차림의 조문객 발길이 이어졌다.

하나같이 앳된 얼굴과는 사뭇 대조적인 비통한 표정이었고, 여학생들은 빈소 앞에서 어린아이 마냥 큰 소리로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같은 학교 남학생들은 서로 어깨동무를 한 채 고개를 떨구며 흐르는 눈물을 연신 훔쳤고, 한 학생은 빈소 앞 복도에 쭈그리고 앉아 믿기지 않는다는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

말없이 복도에 서 있던 학교 교사들도 침울한 표정이 역력했다. 어린 제자를 잃은 슬픔을 애써 누르며 조문을 온 학생들을 다독이고, 귀가를 권유했다.
 
참사 당일 A군은 교내 음악 동아리에서 후배들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운림54번 버스를 탔다.

코로나19 예방 차원의 비대면 수업날인데도 평소 동아리에 대한 애착이 깊었던 만큼, 학교에 갔다.

A군은 참사 발생 20분여 전 아버지에게 '집에 가려고 버스 타요'라는 통화를 끝으로 하교하지 못했다. 이번 참사의 유일한 10대 희생자다.

미소 짓는 A군 영정과 빈소 앞에 놓인 학교 명의의 조화를 바라보는 유족·친구들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한 학생은 "믿을 수 없다. 늘 밝게 웃고 미워할 구석 하나 없는 친구였다"며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같은 학교 학생들은 담임 교사들이 거듭 '집에 도착하는 대로 반 단체 메신저 방에 연락 남겨라'는 말을 뒤로 한 채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한편, 지난 9일 오후 4시 22분께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주택 재개발사업 근린생활시설 철거 현장에서 지상 5층 규모 건물이 무너졌다.

붕괴된 건물 잔해는 왕복 8차선 도로 중 5차선까지 덮치면서 정류장에 섰던 시내버스(54번) 1대가 깔렸고, A군을 비롯한 승객 9명이 숨졌다.

버스 기사 등 나머지 8명도 크게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철거 업체가 건축물 철거 절차를 어겼고, 감리사와 당국의 관리·감독도 허술한 점 등이 속속 확인됨에 따라,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이날 철거 업체 등을 압수수색해 안전 규정 준수 여부와 위법 사항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본다. 또 참사 현장 합동 감식 결과를 분석, 사고 원인 규명 규명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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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10일 오전 광주 동구 학동 한 장례식장에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용섭 광주시장·동구  임택청장이 공동주택 붕괴 참사 희생자의 빈소를 찾아 위로하고 있다. 유족은 오열하고 있다. 2021.06.10. hyein0342@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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