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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카드 꺼내든 오리엔트정공…주가 전망은

등록 2021.09.06 11: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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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카드 꺼내든 오리엔트정공…주가 전망은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오리엔트정공이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감자 후 증자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기막힌 공시 타이밍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회사 측이 악재성 공시를 내놓은 직후 테마성 호재가 전해지면서 주가의 충격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리엔트정공은 자본잠식 우려 불식 및 재무건전성을 강화를 위해 5대 1 감자 후 25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지난 3일 장 마감 후 공시했다. 감자비율은 5대 1로, 보통주 5주를 동일한 액면주식 1주로 무상병합한다. 감자기준일은 오는 11월 19일, 신주상장예정일은 12월 6일이다.

일반적으로 감자는 투자측면에서 악재로 여겨져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오리엔트정공도 시장의 관심이 덜한 금요일 저녁에 해당 공시를 내놨다.

사실 오리엔트정공의 감자 및 자금조달 카드는 사실상 예고된 수순이었다. 오리엔트정공은 지난 2018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올해 흑자를 기록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에 편입되는 상황이다. 자본잠식률도 현재 31.8%를 기록 중이다.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서는 반드시 체질 개선이 필요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오리엔트정공의 주가는 충격이 덜한 편이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오리엔트정공은 10% 안팎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개장 직후 20% 가까이 떨어졌으나 낙폭을 대폭 축소했으며 장중에는 낙폭을 4%까지 줄이기도 했다. 지난달 5대 1 감자 및 유상증자를 결정했던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주가가 하루 만에 18% 넘게 급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오리엔트정공의 주가는 다소 선방하고 있는 것이다.

 공시 타이밍이 기가 막혔다는 평가다. 오리엔트정공의 감자 공시 이후 지난 4~5일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충청 지역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득표율은 과반을 기록하며 이낙연 후보를 누르고 1위를 기록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경기지사는 54.72%(2만1047표)를 득표했다. 첫 경선 지역인 대전·충남(이재명 54.81%, 이낙연 27.41%)에 비해 세종·충북(이재명 54.54%, 이낙연 29.72%)에서 격차가 일부 좁혀졌지만, 이 지사의 과반 득표에는 영향이 없었다.

오리엔트정공은 대표적인 이재명 테마주로 이 지사가 오리엔트정공 계열사인 오리엔트시계에서 소년공으로 일한 이력이 있어 테마주로 분류됐다. 이 지사는 2017년 대선 출정식도 오리엔트시계 공장에서 진행한 바 있다.

이에 오리엔트정공을 보유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이 지사 관련 재료가 감자 악재를 덮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높았는데 실제 주가 역시 우려보다는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첫 경선지에서 압도적으로 승리를 거둔 만큼 다른 지역에서도 탄력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선에서 이 지사가 압승을 거뒀다는 소식 영향으로 주가가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테마주의 경우 실제 실적과 연관되는 부분은 전혀 없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오리엔트정공은 오는 10월 1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자본금 감소 및 누적 결손금 보전 처리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안건이 통과될 경우 오리엔트정공의 자본금은 586억700만원에서 117억2000만원으로 줄어든다. 이 경우 현재의 자본잠식 상태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오리엔트정공은 감자 절차가 완료되면 256억원 규모의 주주 우선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유상증자 자금 중 120억원은 부채상환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고, 잔액은 설비투자를 통해 자율주행 차량 변속기 부품 설비투자 등 신 성장동력 사업확대에 투자할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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