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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 주지사 납치음모 재판 난항…"FBI 함정수사 논란"

등록 2022.01.25 14: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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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020년 미시간 주지사 납치 음모 재판 난항中
변호인, "과도한 함정수사에 용의자들 놀아나"
검찰 측, "요원 투입 전부터 폭력 성향 있었다"
"FBI 수사보다 음모 세팅에 더 관심" 비판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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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싱(미 미시간주)=AP/뉴시스] 그레첸 휘트머 미국 미시간 주지사를 납치하려 한 혐의로 무장단체 소속 조직원 등 13명이 체포됐다. 지난 10월 8일 휘트머 주지사가 연설 중인 모습. 2020.10.09


[서울=뉴시스] 이진경 인턴 기자 = 최근 미국에서 2020년 그레천 휘트머 주지사 납치 음모 관련 재판 중 미연방수사국(FBI)이 정보원과 요원 등을 이용해 함정 수사를 벌였다고 변호인단 측이 주장하며, 재판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에 NYT는 용의자가 범죄를 저지르도록 유도되었는지 여부와 기존에 범죄를 저지르려던 성향이 있었는지를 판가름하는 것이 해당 재판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미 연방수사국(FBI) 잠복 요원과 비밀 정보원들이 무장단체 일당의 암호화 메시지 등을 입수해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납치 음모를 사전 적발해 재판에 넘겼다. 당시 미국 극우 무장단체가 "내전을 시작하자"며 휘트머 주지사를 납치하려다 체포됐다고 NYT는 보도했다.

변호인단 측은 FBI 정보원이 비밀리에 녹음한 1000시간 이상 길이의 대화 등을 포함한 기록물에 재판이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끔찍한 과잉 공격이다"라고 했다. 이어 변호인 측은 "FBI요원들과 정보원들이 꾸민 납치극에 놀아난 인형들"이라고 용의자들을 묘사했다.

같은 증거물을 두고 검찰 측과 변호인 측이 판이한 분석을 내놓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검찰은 용의자들이 처음부터 폭력 성향을 띄었던 것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NYT는 보도했다.

이를 두고 법률 전문가들은 검찰 측은 폭력이 언급되는 거의 모든 대화 기록을 증거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폭력 성향에 대한 판단은 그 준거가 모호할 것이라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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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싱=AP/뉴시스] 4월23일(현지시간) 총기 공개 휴대(open carry·오픈캐리)를 지지하는 단체가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의 자택이 있는 랜싱 근처에서 경찰과 이야기하고 있다. 이들은 주지사의 자택대기 명령에 항의하기 위해 일리노이주에서 왔다고 밝혔다. 2020.10.17.


재판에 혼선이 이어지며 '빅댄(Big Dan)' 혹은 '기밀 인적 자원-2(Confidential Human Source-2)'라고 알려진 FBI 측 정보원이 검찰 측 주요 증인으로 재판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앞서 지난해에도 한 차례 사건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증언을 남긴 바 있다.

빅댄은 이라크 전쟁에서 부상을 입고 퇴역한 군인이었던 30대 남성이다. 그는 2020년 FBI 정보원으로 임무를 시작하기 전까지 우체국에서 일하고 있었다.

빅댄은 같은 해 3월 군사 기술을 연습할 방법을 모색하던 중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을 통해 극단주의 무장단체 '울버린 파수꾼(Wolverine Watchmen)' 소속 인원이 법 집행관들을 노리고 있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지역 경찰에 알렸다.

해당 제보를 계기로 빅댄은 FBI의 정보원으로서 활동하며, 6개월에 5만4000달러(약 6400만원) 상당의 보수를 받았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빅댄 외에도 FBI는 12명 이상의 정보원과 잠복 요원들을 무장단체에 심었다고 변호인 측은 주장했다. 이에 더해 2020년 9월 휘트머 주지사 납치 음모 일환으로 주지사의 별장을 감시했던 야간 작전은 빅댄이 주최자였다고 변호인은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 현장에 함께 있던 폭발물 전문가도 FBI요원이었다고 덧붙였다.

법원 기록을 보면 당시 야간 감시 임무에 투입된 12명 중 빅댄을 포함한 4명이 FBI 관련자였다.

이어 변호인단은 무장단체 합류 몇 주 만에 빅댄이 군사 훈련을 맡으며 훨씬 더 수준 높은 군사 전술을 도입했다고 전했다.

이에 검찰 측은 해당 무장단체 주모자 애덤 폭스(38)가 친구의 진공청소기 가게 지하에 기거하며 미시간주 청사를 공격하는 것에 대해 얘기한 것은 빅댄 합류 직전이었다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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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코드=AP/뉴시스] 5월2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주 콩코드에서 극우단체 '부걸루'를 포함한 시위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강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업장 폐쇄에 항의하고 있다. 2020.07.01.


이에 더해 검찰이 최근 주요 증인이 되는 FBI 요원 3명을 증인으로 소집하지 않겠다고 밝혀 재판에 혼선을 더하고 있는 양상이다.

해당 요원 3명 중 한 명은 지난해 가정폭력 혐의로 기소돼 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요원 한 명은 빅댄 요원을 감독하며 FBI에서 수행한 업무를 기반으로 개인 보안 컨설팅 회사를 설립하려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FBI의 함정 수사는 2001년 9·11테러 이후 본격적으로 개발돼, 누군가 국제 무장 세력 알카에다에 가입하거나 테러 조짐을 포착했을 때 FBI 요원들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NYT는 전직 FBI 비밀 요원 마이클 저먼이 "FBI가 극단주의자들의 실제 음모를 밝히는 복합적인 작업을 수행하기보다 영화감독마냥 복잡하고 극적인 시나리오를 구성한다"며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비영리 단체 브레넌 센터 자유·국가안보 프로그램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저먼은 "FBI가 범죄에 초점을 맞추고 조사하기보다는 음모를 만들고 풀어나가는 데 더 관심이 있어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g201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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