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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벌]3세 여아에게 고기 먹으라며 입 막은 어린이집 교사…처벌은

등록 2022.03.06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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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고기반찬 거부…숟가락을 억지로 넣어
고기 뱉어내자, 숟가락으로 입을 막아
피고인 측 "정서적 학대 아니다" 주장
법원 "의도 없어도 미필적 인식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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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3세 여아에게 억지로 고기반찬을 먹이려고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법원은 해당 행위가 아동인 피해자를 정서적으로 학대한 행위라며 벌금형을 내렸다.

피고인 A(25)씨와 B(28)씨는 울산 남구에 있는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근무했다. 그러던 중 A씨는 지난 2019년 11월4일 점심시간, 당시 3세였던 피해자 C양에게 고기반찬을 먹으라고 권유했다. 그러나 C양이 이를 거부하자 A씨는 숟가락 위에 고기를 올린 뒤 억지로 입에 집어넣었다.

그 뒤로도 A씨가 계속해서 고기반찬을 먹으라고 권유하자 급기야 C양은 울면서 고기 먹기를 거부했다. 그런데도 A씨는 재차 고기를 C양의 입에 넣었고, 심지어 이를 뱉지 못하도록 숟가락으로 입을 막기도 했다.

A씨는 피해자가 고기를 씹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자 이번에는 B씨를 불렀다. B씨 역시 C양이 고기반찬을 거부하면서 고기를 뱉으려고 하자 숟가락으로 피해자 입속에 고기를 밀어 넣었다. 이후에도 훈육은 계속됐고, 피해자에게 뱉은 고기를 스스로 닦도록 하기도 했다.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 측은 정서적 학대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기를 먹어보겠다고 한 의사표시를 존중해 식사지도를 한 것"이라며 "피해자는 사건 직후 피고인과 정서적 교감을 하고, 다음 날에도 정상적인 어린이집 활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며, 정서적 학대의 고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6일 법원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4단독 박주연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에게 각각 100만원, 150만원을 선고했다.

박 부장판사는 양형의 이유로 대법원 판결을 들었다. 과거 2015년 12월 대법원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목적이나 의도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이 아니고 가능성이 있음을 미필적으로 인식하면 충분하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박 부장판사는 "일련의 사건을 보면, 피해자는 꽤 정서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피해자는 사건 당일 엄마에게 스스로 사건을 이야기했으며 수면장애와 빈뇨, 불안 등의 문제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령 피해자가 반복된 선생님들의 설득에 잠시 고개를 끄덕이거나 손가락 약속을 했다 하더라도 피해자의 고기반찬에 대한 거부 의지는 그 나이를 고려할 때 더 이상 명확할 수 없을 만큼 분명해 보인다"며 "피고인들은 어린 피해자가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을 수 있음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악의적인 학대의 고의가 없었던 점,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고 이 사건 외에는 학대행위가 문제 된 사례가 없다"며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o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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