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취재 언론 겨냥…"하르키우서 도발 준비 공조"
러 "우크라·언론, 민가 상대 반격 유발하려 도발 준비"
BBC, '징역형' 러 법안 통과에 자사 기자 업무 중단
[하르키우=AP/뉴시스]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 러시아의 로켓 공격이 있은 후 우크라이나 보안국(USS) 건물 옆 도로에 로켓 파편이 놓여 있다. 2022.03.03.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러시아가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취재 중인 서방 언론을 겨냥, '도발 준비'에 공조한다고 비난했다. 언론 위협과 향후 러시아의 군사 행동 가능성이 우려된다.
CNN에 따르면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화상 브리핑을 통해 "하르키우에서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이 서방 언론인들의 참여로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는 침공 시작 후 러시아의 집중 공격을 받아 온 도시 중 하나다. 러시아는 이 지역에서 아파트와 행정건물 등을 공격했다. 유엔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민간인 39명이 숨지고 272명이 다쳤다.
CNN은 이날 발언을 두고 "소위 우크라이나 측의 '도발'을 거론하는 러시아의 성명은 러시아군의 공습이나 포격 전주곡이 돼 왔다"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공습·포격 명분으로 이런 메시지를 발신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또 "확인된 자료에 따르면 키이우 구역 치리아르디 민간인 거주 지역에서는 다연장로켓시스템이 주택 사이에 설치됐다"라며 "민족주의자들은 현지 주민이 집을 떠나지 못하게 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현재 도시 밖 러시아 군단을 포격하기 위한 설치는 준비됐다"라며 "도발의 목적은 하르키우 민가에 대한 러시아 포병대의 반격을 유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향후 '반격' 명분 공격 가능성을 유추 가능하다.
코나셴코브 대변인은 "모든 일이 (우크라이나 측의) 카메라에 담길 것이고, 촬영된 것들은 서방 언론인들에게 넘겨질 것"이라고 했다. 향후 나올 수 있는 전황 보도를 우크라이나와 서방 언론의 공조물로 규정한 것이다.
한편 BBC는 러시아 내에서 자사 기자들의 업무를 일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의회가 의도적인 가짜 뉴스 확산을 구실로 최대 15년에 달하는 징역형을 부과하는 법안을 새로이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팀 데이비 BBC 사장은 성명을 통해 이 법안을 "독립적인 저널리즘의 과정을 범죄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 직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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