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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 돌연 연기…尹 공약 의식했나

등록 2022.03.20 21: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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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예정일 전날 '공개 잠정 연기' 발표

산업부 "관계부처와 협의 등 진행 중"

당선인, 과거 전기료 인상 백지화 언급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에 설치된 전기계량기가 돌아가고 있다. 2022.03.2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에 설치된 전기계량기가 돌아가고 있다. 2022.03.20.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한국전력이 당초 21일 오전 발표 예정이었던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를 잠정 연기한다고 20일 밝혔다.

한전은 지난 16일에 2021년 12월부터 2022년 2월까지의 연료비 변동분을 반영한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산정해 정부에 제출했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2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 내역과 관련해 관계부처와 협의 등을 진행 중이며, 추후 결과를 회신받은 후 이를 확정하라"는 의견을 통보받았다고 한다.

한전은 이달 중에는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전은 지난해부터 '연료비 연동제'를 시행함에 따라 분기마다 연료비 조정단가를 발표해야 한다. 연료비 연동제는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연료 구매에 들어간 비용을 요금에 반영하는 제도다.

하지만 이 제도는 시행 첫해인 지난해부터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 생활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2·3분기에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4분기 전기요금은 기존 킬로와트시(㎾h)당 -3원에서 ㎾h당 0원으로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h당 3원 내린 것을 원상 복귀한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기간에 '전기요금 동결'을 공약으로 내건 것과 관련, 한전이 추가 요금 인상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전은 3개월 단위로 산출되는 연료비 조정단가 외에 연료비 변동 폭의 기준인 '기준연료비'와 전기요금 청구서에 별도 표시된 '기후환경요금'을 4월부터 조정한다.

정부는 지난해 말 기준연료비를 2022년 4월과 10월에 두 차례에 걸쳐 총 ㎾h당 9.8원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후환경요금도 4월부터 ㎾h당 2원 인상한다.

다만 윤 당선인이 선거 기간 중 밝힌 대로 모든 전기료 인상 계획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월13일 기자회견에서 전기요금 인상 결정에 대해 "졸속 탈원전 정책으로 한전의 적자와 부채가 쌓인 책임을 회피하고 대선 이후로 가격 인상의 짐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전기요금 인상은 큰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관련 업계 등에서는 요금 인상이 미뤄지면 한전의 적자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해부터 국제유가,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는데 연료비 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으면 한전의 전력 생산 원가 부담을 메꿀 수 없다는 점에서다.

지난해 한전은 역대 최대 수준인 5조860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증권가에서는 연료비 폭등에 전기료까지 동결되면 올해 영업손실이 2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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