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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새들아" 어린이날 노래, 교과서에서 빠졌다…왜?

등록 2022.05.05 1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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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첫 교과서 수록…현 교육과정서 제외

"노래 워낙 알려져 있었고 학교서 널리 불러"

어린이날 100주년 맞이 노랫말 만들기 활발

[세종=뉴시스]1948년 발표된 윤석중 작사, 윤극영 작곡의 '어린이날 노래'는 해방 후 첫 음악 교과서(1954~55년)에 실렸지만, 현행 교육과정이 적용된 2018년부터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서 제외됐다. 사진은 1964년판 음악 교과서 10쪽 '어린이날 노래'. (자료=미래엔교과서박물관 제공). 2022.05.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1948년 발표된 윤석중 작사, 윤극영 작곡의 '어린이날 노래'는 해방 후 첫 음악 교과서(1954~55년)에 실렸지만, 현행 교육과정이 적용된 2018년부터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서 제외됐다. 사진은 1964년판 음악 교과서 10쪽 '어린이날 노래'. (자료=미래엔교과서박물관 제공). 2022.05.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가사로 알려진 '어린이날 노래'가 교과서에서 제외된 것으로 파악됐다.

5일 교육부에 따르면 1948년 발표된 윤석중 작사, 윤극영 작곡의 '어린이날 노래'는 현행 교육과정이 적용된 2018년부터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서 제외됐다.

이 노래는 해방 이후 1차 교육과정이 도입된 1954년부터 국정 '음악' 교과서 10쪽에 수록된 이후 한 번도 교과서에서 빠진 적이 없었다.

시대가 흐르면서 교과서에서의 위상도 낮아졌다. 초등학생들이 꼭 한 번은 수업 시간에 부르고 넘어가는 '제재곡'에서 부록 등에 실린 '참고곡'으로 옮겼다.

마지막으로 실렸던 직전 '2009 개정 교육과정' 시기에는 초등학교 3~4학년 음악 교과서 5종(동아출판, 교학사, 세광출판사, 천재문화, 해법에듀)에 참고곡으로 실렸다. 동아출판을 빼고는 모두 부록에 담겼다.

현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사용 지도서에만 어린이날 노래가 실려 있다. 64년만에 빠진 것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당시 집필진은 이 노래가 워낙 널리 알려져 있었고, 이미 초등학교 현장에서도 어린이날 전후 운동회에서 노래를 부르며 생활에 익숙하다고 보고 교과서에 실어 배울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교원단체 등 교육계에 따르면 초등학교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매년 5월5일 어린이날을 즈음해 체육대회를 열고, 어린이날 노래를 행사곡으로 틀어준다.

교과서에서 빠졌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을 정도로 어린이날 노래가 교육계 관심 밖에 놓인 것은 아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전국 모든 학교에서 정상 등교가 이뤄진 지난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금화초등학교에서 열린 '어린이날 체육대회'에서 어린이들이 체육활동을 하고 있다. 2022.05.05.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전국 모든 학교에서 정상 등교가 이뤄진 지난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금화초등학교에서 열린 '어린이날 체육대회'에서 어린이들이 체육활동을 하고 있다. 2022.05.05. [email protected]

이민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참교육실장은 "교과서에 없다고 학교에서 노래를 부르지 않는 것은 아니"라며 "유튜브, 교육 자료에서 쉽게 찾을 수 있고 어린이날을 전후로 여전히 대부분 부른다"고 전했다.

교육계에서는 최근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어린이가 다시 쓰는 노랫말, 어린이가 뽑은 노랫말을 공모하는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방정환재단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어린이날 노래 공모전을 진행, 120편을 공모 받아 전날인 4일 우수작 10편을 선정했다. 어린이들이 직접 쓴 가사를 공모 받아 어린이의 목소리를 담자는 취지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지은 "일 년에 어린이날이 두 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5학년 학생 2명이 지은 "우리가 할 수 있어요"와 같은 제목들이 눈길을 끈다.

서울시교육청도 지난 3월부터 '새로 짓는 어린이날 노랫말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4월1일까지 서울 초등학생, 학부모, 교원을 대상으로 공모를 거친 결과 812편이 접수됐다. 교육청은 전문가 심사를 거쳐 입상작 19편을 추려내고, 상위 4편은 6월 초 초등학생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투표를 거쳐 7월 순위를 가릴 계획이다.

교육계와 문화계에서는 대중문화가 발전하며 어린이날 노래가 더 이상 어린이날의 주인공인 아이들에게 널리 불려지지 않는 현실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염희경 방정환재단 연구부장은 "워낙 아이들이 동요를 잘 부르지 않는다. 대중가요를 주로 부르고 동요는 음악 수업을 하면서 부르는 것"이라며 "행사용 노래로 생각되면서 잊혀지는 게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염 부장은 "공모전이 매년 이어지면 아이들의 목소리가 담긴 노랫말이 더 많아지고, 곡으로 부르기 좋은 노래가 많이 쌓이게 될 것"이라고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관심을 되살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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