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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공정한 대입, 처벌론 한계…모집요강부터 검증해야"

등록 2022.05.16 14:00:00수정 2022.05.16 14: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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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학종 설계자' 서울대 김경범 교수 제안
尹 교육공약 '교육부 전담 부서' 비판해
"교육부 감사 인력 늘리는 것에 불과해"
"국가교육위 '대입 공정성위' 만들어야"
"입시요강 점검하고 결과도 매년 검증"
"대학·대교협 배제…고교 전문가 참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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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경범 서울대 교수. 2022.05.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윤석열 정부의 교육 분야 1호 국정과제로 꼽히는 '입시비리 조사 전담 부서' 설치가 '땜질 정책'이라고 지적하는 교육전문가가 있다. 김경범 서울대 교수다.

김 교수는 교육계에서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의 설계자로 통하는 입시 전문가다. 서울대 입학본부 교수로 재직하던 2008학년도 입학사정관제를 설계했다. 대입의 다른 한 쪽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 정시가 있다면, 수시 전형의 틀은 김 교수가 짰다고 할 만하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공약이었던 '대입 공정성 위원회'를 처음 제안하기도 했다.

그가 '입시비리 조사 전담 부서' 설치를 문제 삼는건 이런 방식으론 대입 비리를 예방할 수 없다는 소신 때문이다. 윤 정부 처방책은 단지 교육부 감사 인력을 늘려주는 결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입시 공정성은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며, 대학이 입시 요강을 만드는 단계부터 학생들이 입학하기 전 결과 발표까지 대학 밖의 전문가가 감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가 대선 이후 '대입 공정성 위원회'에 대한 구상을 언론에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시스는 김 교수를 지난 1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연구실에서 만나 대담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교육부가 대학 입시비리 전담 조사 부서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정부에 전담 인원 6명을 신청했다. 당신이 처음 구상한 아이디어와 차이가 있나.

"대입 비리 전담팀은 내가 제안한 내용이 아니다. 내 제안은 국가가 대입제도의 공정성을 책임지자는 것이다. 비리를 처벌하겠다는 것은 공정성을 만드는 게 아니라 사후 처벌에 불과하다."

-당신이 생각하는 대입 공정성은 무엇인가.

"크게 세가지 영역이 있다. 하나는 대입 전형 등 제도가 만들어질 때까지의 '계획'의 공정성이다. 두 번째는 대학들이 전형을 갖고 수험생을 선발하는 '집행', 세 번째는 그 '결과'다. 입시 비리 조사팀은 결과만 손보겠다는 것이다. 국가가 불공정한 일이 안 만들어지게 해야 하는데 이전과 달라진 전혀 없게 된다."

-입시요강을 만들 때부터 손을 대야 한다는 것인가.

"내가 제안한 전담기구는 대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대학이 그 계획에 맞게 자체 모집요강을 만들었는지 판단해야 한다. 이후 대학이 모집요강에 따라 학생을 선발하면, 그 결과를 정리해 대입 공정성 백서를 낸다. 이 과정에서 공정성에 의심이 되는 부분이 발생했다면 반드시 백서에 담고, 이를 교육부에 조사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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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2023학년도 성균관대학교 지원전략설명회가 열린 지난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이 학부모와 수험생으로 가득 차 있다. 2022.05.16 scchoo@newsis.com



-대학들도 매년 입시 결과를 발표하는데 백서가 필요한가.

"국민들이 대입 결과를 다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 사후에 적발된 문제만 도드라진다. 예컨대 서울대는 고등학교 몇 개, 입시 유형별, 수험생 남녀 비율 등을 매년 공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정시라면 서울 강남에서 재학생이 몇 % 합격했는지, 재수생 등 졸업생은 몇 %인지, 지역별로 몇 %인지 등 감춰져 있는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계층 사다리로서 대입 제도가 온전히 공정하게 작동했는지 검증할 수 있다. 매년 '공정성의 관점에서 지난해와 비교해 어떤 변화가 생겼다'는 점을 알릴 수도 있다."

-입시 제도는 대학의 고유 권한이라는 것이 대학들의 입장인데 굳이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시행계획을 교육부와 함께 발표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대학들의 협의체다. 입시 계획을 제대로 마련했는지, 이 계획은 공정한지에 대해 인증하기도, 개별 대학에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 대학 총장이 맡는 대교협 회장은 1~2년마다 바뀌고, 사무총장도 교육부 관료가 내려와서 일을 한다. 무책임한 구조다."

-그럼 교육부에 실무 부서를 확대해 별도 국을 만들면 될 일이 아닌가.

"현재 교육부에 대입제도과가 설치돼 있고, 대교협과 협업해 입시 정책을 수립하는 구조다. 이 구조가 잘 작동하고 있다면 대입 공정성에 대해 국민들이 신뢰를 해야 하는데, '조국 사태'를 봐라. 이런 구조를 새롭게 바꿔야 한다. 기본계획과 모집요강이 공정한지부터 따져 봐야 한다. 현재는 '공공사정관'이라는 제도가 있지만 신뢰하는 사람도 적고, 대학들도 불편해한다. 또 교육부는 그런 일을 할 만한 전문가를 갖고 있지 않다."

-누가 대입 공정성을 검증할 수 있는 전문가인가.

"먼저 대학의 입학처장 등 대학 관계자는 배제돼야 한다. '셀프 평가'가 되기 때문이다. 교육청과 고등학교에서 가야 한다. 진로진학 교사 등 누가 됐던 간에 고등학교에서 대학입시 전문가라고 하는 그룹이 있다. 그렇게 하면 대학 입시 정책에서 대학과 고등학교 간의 견제와 균형도 이룰 수 있다. 수험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도 불이익을 받았다고 여겼을 때 판단을 해 줄 수 있는 전문가 기구가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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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지난 3월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근에서 새 정부에 제안하는 교육정책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2.05.16. photo@newsis.com


-그 기구가 불공정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지 않나.


"물론 위원장이 특정 성향에 편향된 교원단체 출신이 되면 안 될 일이다. 1차적으로는 대학에 몸 담은 사람은 절대 배제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둘째는 오는 7월 출범할 합의제 행정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현재 교육부 대입 정책 실무와 감사관실의 업무, 대교협의 업무 셋을 이 기구로 모아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공약 마련에 참여했다. 그래서 새 정부 공약을 비판적으로 보는 게 아닌가.

"그런 뜻이 아니다. 나는 진보, 보수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전임 정부든, 어느 캠프가 말했든지와 같은 건 중요하지 않다.내가 추구하는 것은 대입 공정성은 국가가 책임지자는 아이디어다. 윤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대입 비리 조사 기구는 대입 공정성을 국가가 책임지는 것과 관계가 없고, 지금도 하고 있는 일이다."

-설령 민주당 정부였더라도 이 기구를 만들었을까.

"그걸 만들면 누가 불편할까. 안 되는 데는 명분과 이해관계가 있다. 명분에는 문제가 없지만, 교육부의 대입제도과를 밖으로 보내야 하고 대교협은 해체될 수 있다. 교육부 관료, 대교협의 입장에서 살을 베어내는 일을 하겠다고 나설 정치인이 누가 있겠는가. 이해관계 때문에 매년 이 문제가 '상시 업무'가 아닌 '일시 업무'인 감사로만 축소되는 것이다."

-그럼 이번 정부에서도 대입 공정성 문제가 개선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는가.

"국민들이 바라보는 대입 공정성의 지표는 정시와 수시 비율이다. 정시 비율을 늘리면 여론은 일시적으로 잠잠해지겠지만, 그 입시 결과는 과연 공정한 것인가? 공정과 불공정은 흑백논리와 같은 것인데, 양적으로 비율을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인가. 지금 논의되는 대입 비리 조사팀은 국가가 대입 공정성을 책임질 의지가 없다는 것이며, 교육부 감사 인력만 늘리겠다는 것이다. 국가가 기구를 만들어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교육과정 개편과 2028학년도 대입 제도 개편이 이뤄지고 있는 지금이 이 기구를 설립할 최적기다. 이해관계를 넘어서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김경범 교수 약력
▲서울대 입학본부 교수(2003~2014년) ▲이명박 정부 교육부 교육과정심의위원 ▲문재인 정부 교육부 정책자문위원회 입시제도혁신분과장 ▲국가교육회의 유·초·중등 분야 전문위원 ▲국가교육회의 2기 위원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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