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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강석우 "우리 가곡 아름다움 알리고 싶어...6년 만에 약속 지켜"

등록 2022.05.22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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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국립정동극장 '시를 노래하는 가곡' 공연
라디오서 약속한 작곡 7곡 모아 무대로
'시간의 정원에서' 초연…아내 위한 헌정
시력 모두 회복…넷플릭스 시리즈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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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배우 강석우가 '시를 노래하는 가곡 with 강석우' 콘서트를 앞두고 지난 19일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강석우가 직접 작사·작곡한 창작 가곡 7편과 한국 대표 가곡으로 채워질 콘서트는 오는 6월 9일~10일 양일간 정동국립극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2022.05.21.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우리 가곡은 아름다워요. 우리말이 주는 정서가 다르잖아요. 차분하게 마음을 울리죠. 서양 가곡보다 더 위대하다고 생각해요."

클래식 애호가로 유명한 배우 강석우(65)가 직접 작사·작곡한 가곡 7편을 무대에 올린다. 2015년부터 6년 넘게 진행했던 CBS 라디오 '강석우의 아름다운 당신에게'에서 청취자들에게 우리 가곡을 들려주며 했던 약속을 마침내 완성했다. "2년 안에 쓰려고 했는데 6년이 걸렸다"는 그는 이번 공연으로 그 방점을 찍는다.

6월9일과 10일 이틀간 열리는 '시를 노래하는 가곡 with 강석우'를 앞두고 지난 19일 서울 국립정동극장에서 그를 만났다. 소프라노 강혜정과 김순영, 바리톤 송기창과 이응광이 함께하는 이 공연은 강석우의 7곡과 '청산에 살리다' 등 5곡의 한국 가곡으로 꾸며진다.

작곡을 제대로 배운 적은 없지만, 이를 약속한 건 가곡을 더 알리고자 함이었다. 강석우는 2015년 라디오를 새로 시작한 후 당시 PD에게 가곡을 틀자고 제안했다. 썩 반기진 않는 분위기에 튼 가곡은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그럼에도 더 자주 틀자는 말엔 난색을 보였다. 그래서 '사고'를 쳤다. 생방송에서 매일 한 곡의 가곡을 들을 거라고 공언한 것. 이후 고정으로 '10시 가곡'이 생겨났고, 즉흥적으로 작곡도 약속했다.

그는 "어느 음반사에서 7곡을 쓰면 음반을 내줄 수 있다고 해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웃으며 "가곡을 틀면 청취자들이 굉장히 좋아했다. 마음속 학창시절 음악시간, 합창대회 추억이 떠오른단다. 그런데 다음 세대는 가곡의 정서가 끊길 위기다. 저 같은 DJ가 이를 이어줘야 한다는 책임감에 시작했다"고 밝혔다.

첫 곡은 갑작스레 탄생했다. 어느 날 오페라를 보는데 가사집이 눈에 들어왔고, 돌아와 침대 끝머리에 앉아 그날 느꼈던 걸 써 내려갔다. 그게 첫 곡 '그리움조차'가 됐다. "드라마 촬영장에서 쉬고 있을 때 문득 가사를 꺼내 불러봤어요. 그게 노래가 되더라고요. 제 안에 아름다운 멜로디가 많다는 걸 깨달았죠. 특히 글(가사)이 좋으면 곡이 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글 쓰는데 굉장히 집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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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배우 강석우가 '시를 노래하는 가곡 with 강석우' 콘서트를 앞두고 지난 19일 뉴시스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강석우가 직접 작사·작곡한 창작 가곡 7편과 한국 대표 가곡으로 채워질 콘서트는 오는 6월 9일~10일 양일간 정동국립극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2022.05.21. pak7130@newsis.com

어린 시절부터 체득해온 음악이 도움이 됐다. 초등학교 때부터 성가대를 했고, 중학교 때부터 기타를 쳤다. 눈을 뜨면 음악을 먼저 틀 정도로 그에겐 음악이 일상이다. "용감하게 시도한 게 신기할 노릇이죠. 시간은 걸렸지만 해냈잖아요. 작곡을 공부한 젊은 친구에게 묻기도 하고, 그 유명한 김문정 음악감독을 직접 찾아가 곡을 보여주기도 했어요."

공연에선 그동안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던 '4월의 숲속', '내 마음은 왈츠' 등 6곡과 함께 마지막 곡 '시간의 정원에서'를 처음 들려준다.

특히 '시간의 정원에서'는 아내에 대한 마음을 담은 헌정곡이다. 지난해 11월 완성한 7번째 가곡의 글 말미엔 아내에게 바친다는 그의 자필이 적혀있다. '아름다운 당신에게' 제목으로 그 끝자락엔 '사랑한다는 건 세상 가장 완벽한 날들을 늘 선사하는 것'이라고 쓰여있다. 아내는 늘 강석우가 쓴 글과 곡을 첫 번째로 만난다.

그는 "이후 가곡에 맞게 압축하다 보니 처음의 글과 곡에 나온 가사가 달라졌다. 아내가 섭섭할지 모르겠지만, 글과 곡 두 개를 받는 것"이라고 웃었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아내도 "처음부터 절 위한 곡이란 걸 알고 있었다. 감사한 마음"이라고 수줍게 미소 지었다.

매일밤 잠들기 전 들을 정도로 애정하는 송창식의 '밤눈' 노래 가사를 그대로 옮긴 동명의 가곡도 만들었다. 고(故) 최인호 작가가 쓴 가사로, 그 가족에게 직접 연락해 허락을 받았다. "가요가 눈발에 달려가는 듯한 모습이라면, 제 가곡은 밤눈 내린 창가에서 창밖을 보며 쪼그리고 앉아 읊조리는 고독한 남자의 모습을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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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배우 강석우가 '시를 노래하는 가곡 with 강석우' 콘서트를 앞두고 지난 19일 뉴시스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강석우가 직접 작사·작곡한 창작 가곡 7편과 한국 대표 가곡으로 채워질 콘서트는 오는 6월 9일~10일 양일간 정동국립극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2022.05.21. pak7130@newsis.com

'그 날의 그 바람은 아닐지라도'는 2017년 9월 오스트리아 하일리겐슈타트 여행에서 영감을 받았다. 베토벤의 자취가 묻어있는 그곳에서 언덕을 내려와 공원을 걸을 때 예배당의 종소리가 울려 퍼졌고, 바람이 불어왔다.

"2017년의 바람이 (베토벤이 유서를 썼던) 1802년 그날의 바람은 아닐지라도, 지친 영혼에 위로가 필요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날 밤 시를 쓰기 시작해 새벽에 완성했죠. 그의 삶이 떠오르기도 했고 스스로 울컥했어요. (읽어달라며) 자고 있던 아내를 깨웠죠."

앞으로의 가곡 작업엔 "지금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사실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그동안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목표가 있었잖아요. 집중력이 발휘됐고 그래서 야단맞지 않을 정도의 작품이 나온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기까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가끔 해요. 다시 또 쓴다면 그 이유가 있어야겠죠."

그는 지난 1월 라디오 DJ 자리에서 물러났다. 백신을 맞은 후 갑작스러운 한쪽 시력 저하로 모니터 화면의 글을 읽기 힘든 상황이었다. 다행히 한 달여 후에 증상은 사라졌고, 현재 시력을 모두 회복했단다. "'여성시대'부터 20여년간 라디오를 했으니까 눈과 귀를 좀 쉬어야겠다고 하던 차에 탁 터진 거죠. 나중에 한 번 더 (라디오를) 하려면 쉬어야겠더라고요. 언젠간 다시 하게 되겠죠."

데뷔 40년이 넘은 중견 배우로서 본업도 놓치지 않고 있다. 그는 "연기는 늘 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안은진, 유아인 등이 출연하며 내년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를 현재 촬영하고 있다. 정규 편성된 KBS 휴먼 다큐멘터리 '자연의 철학자들' 내레이션도 맡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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