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호 비대위, 정희용·조은희·윤희숙 승선하나
당연직 비대위원 3명 제외한 6명 인선
초선 정희용·조은희 거론, 원외로는 윤희숙 물망
당 안팎으로 적임자 추천 받아 후보군 추려
비대위 참여하는 권성동, 친윤계 참여 규모 관심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8.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면서 이제 관심은 비대위원 인선에 쏠리고 있다. 당내 혼란을 수습하고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논의할 비대위에 어떤 성향의 인물이 포함될지 여부에 따라 당 쇄신의 척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인과 권성동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당연직 비대위원 3명을 포함해 총 9명으로 비대위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헌·당규상 비대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최대 15명으로 구성할 수 있으나 효율적이고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해 9명으로 꾸리겠다는 게 주 위원장의 설명이다. 당연직 비대위원 3명을 제외하면 6명을 비대위원으로 임명할 수 있다.
주 위원장은 "당내에서만 구성하면 국민의 생생한 민심이나 밖에서 보는 의견을 전할 수 없기 때문에 외부에서 두 세분 정도 모실 생각"이라며 "후보군에 대한 의견을 많이 들어서 혁신이나 변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을 고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계파간 배분 가능성은 부인하며 "그런 시비에서 자유롭게 구성하도록 노력하겠다. 여성도 필요하면 한 두분 모셔셔 인선해야 하고 전체적인 구성을 보고 난 다음에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주 위원장의 구상대로라면 비대위원 6명은 당내, 외부 인사 절반씩 나눠서 인선될 것으로 보인다. 원내 인사는 소속 의원의 절반을 차지하는 초·재선에 우선 안배되는 안이 유력하다. 외부 인사는 지지율 취약층인 여성과 청년을 대표할 인물을 영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주 위원장이) 내외를 막론하고 당의 도움이 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분들을 고민하지 않겠냐"며 "중립적이고 적극적인 분들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다양한 인물들이 비대위원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초선 그룹에서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비서실 정무팀장을 지낸 정희용 의원과 6·1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조은희 의원 등이 거론된다.
재선 그룹에서는 김성원·김정재·정점식 의원이 언급되고 있고 외부 인사로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인 경제통 윤희숙 전 의원이 후보군 물망에 오르고 있다. 다만 주 위원장이 대구 출신이다보니 대구경북(TK) 출신 인사들은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구성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주 위원장이 "가급적 빨리하는 것이 좋다"고 밝힌 만큼 이번주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비대위원 임명안을 가결할 것으로 보인다. 상임전국위에서 임명안을 가결하면 비대위는 정식 출범한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후 박수를 받으며 퇴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08. [email protected]
'이정표' 같은 비대위원, 당 명운 가르기도
비대위원은 비대위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일종의 이정표다. 때문에 역대 비대위들은 대내외 정치적 지형을 반영해 비대위원을 인선했다. 2012년 출범한 박근혜 비대위가 대표적이다.
2011년 말 서울시장 보궐선거 참패와 당 소속 보좌진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DDoS) 공격 개입 사건으로 홍준표 대표 체제가 흔들리자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를 필두로 한 비대위를 띄웠다.
당시 비대위는 박 위원장을 포함해 당내 인사 5명, 외부 인사 6명으로 구성됐다. 당내 인사로는 김세연·주광덕·황우여·이주영 전 의원이, 외부 인사로는 이준석 국민의힘 현 대표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 등이 인선됐다.
쇄신파 초선 의원부터 개혁 성향 학자 등으로 꾸려진 박근혜 비대위는 새누리당으로의 당명 교체, 현역 의원 25% 물갈이 공천 등을 거침없이 밀어붙여 그해 총선에서 152석을 차지해 원내 1당 자리를 지켰다. 박 위원장은 비대위 성공을 기반 삼아 그해 말 18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21대 총선 참패를 딛고 출발한 김종인 비대위는 여성과 청년을 비대위원으로 기용하며 쇄신의 의지를 드러냈다. 방직공장 여공 출신인 김미애 의원과 부동산 전문가 김현아 전 의원, 1980년생인 김병민·김재섭·정원석 당협위원장 등을 내세워 1년 동안 당을 수습했다.
박근혜 비대위와 마찬가지로 김종인 비대위도 당명을 미래통합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바꾸고 약자와의 동행, 경제 민주화, 서진 정책 등을 추진했다. 그 결과 국민의힘은 지난해 4연패 고리를 끊어내고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줬다.
하지만 모든 비대위가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다. 비대위원장이 막강한 권한과 리더십을 가지고 당 개혁에 성공한 경우도 있지만 당내 역학구도나 리더십 부족으로 퇴장한 경우가 더 많다. 임기도 못 채우고 물러난 일부 비대위원장들도 있다.
2016년 4·13 총선 참패후 출범한 김희옥 비대위는 당내 고질병인 계파 갈등에 휘둘려 두 달만에 문을 닫았다. 같은해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후 출범한 인명진 비대위는 친박계의 반발과 비박계의 집단 탈당 등으로 3개월 만에 끝났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마친 후 승강기에 탑승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15. [email protected]
'계파 시비'서 자유롭게 구성하겠다지만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비대위 참여는 또다른 관심사다. 주 위원장은 윤핵관의 비대위 참여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초재선 의원 대부분이 친윤계인만큼 윤핵관을 완전히 배제하기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핵관 맏형 격인 권 원내대표가 당연직으로 이미 비대위에 포함됐고, 친윤계 모임인 '민들레'는 이달 하순 본격 출범해 세 결집에 나설 모양새다. 민들레에는 현재까지 의원 57명이 가입서를 냈고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재선 이철규 의원이 간사를 맡았다.
주 위원장이 비대위 성격을 '혁신형 관리 비대위'로 자칭한 만큼 비대위원에 누굴 인선하느냐에 따라 국민의힘 명운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전환 과정에서 이준석 대표와 친윤계 간 갈등이 재점화된 사례를 보면 비대위원 인선을 둘러싼 마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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