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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할 러프틱 "'킹키부츠' 메시지는 '포용'...한국에도 울림 기분 좋아"

등록 2022.09.30 11:09:01수정 2022.09.30 11: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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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오리지널 프로듀서…토니상 5회 등 35년간 활동
작품개발 초반엔 찰리 vs 롤라 관점 치열 논의
뉴욕 오프-브로드웨이 공연중…시대변화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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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할 러프틱 뮤지컬 '킹키부츠'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프로듀서가 지난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9.30.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킹키부츠'는 나 자신 그리고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포용에 관한 이야기잖아요. 내가 마음을 고쳐먹으면 세상을 바꿀 수 있죠. 그 메시지가 한국에도 울림을 줬다고 생각해요."

뮤지컬 '킹키부츠'가 브로드웨이를 넘어 한국에서도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오리지널 프로듀서 할 러프틱은 이렇게 답했다. '킹키부츠'는 미국 토니상 6관왕, 영국 올리비에상 3관왕을 거머쥐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았다.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은 한국 공연도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여전히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을 찾은 그를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만났다.

'킹키부츠'를 비롯해 '애니여 총을 잡아라(Annie Get Your Gun)', '엔젤스 인 아메리카(Angels in America)' 등으로 토니상 5회, '금발이 너무해(Legally Blonde)' 등으로 올리비에상 2회를 수상한 프로듀서다. 7살 소년 시절부터 공연일을 꿈꿔왔다는 그는 브로드웨이와 오프-브로드웨이에서 35년간 활동해온 베테랑이다.

그가 제작해온 작품들의 주된 공통점은 '성장'과 '변화'다. '킹키부츠' 역시 그 점이 뚜렷해 끌렸다. 폐업 위기를 맞은 구두공장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초보 사장 '찰리'와 편견에 당당히 맞서는 드래그퀸 '롤라'가 만나 80㎝짜리 특별한 부츠를 만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201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지만, 오히려 2022년 지금 더 필요한 작품 같아요. 몰이해와 편견이 강화되는 세상에서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성장을 보여주죠."

◆다섯 번째 시즌 맞은 한국 공연엔 "판타스틱…오리지널 유지하며 한국적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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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뮤지컬 '킹키부츠' 공연 사진. '롤라' 역의 최재림. (사진=CJ ENM 제공) 2022.09.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시즌 한국 공연을 본 소감엔 "판타스틱"이라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2014년 한국 초연 이후 오랜만의 관람이다. "배우와 프로덕션 모두 훌륭했다.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면서 한국적인 느낌이 물씬 묻어나서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영국 노샘프턴 구두공장의 실화가 바탕이다. 브로드웨이 대표 연출가 제리 미첼의 감각적인 연출과 세계적인 팝스타 신디 로퍼의 세련된 음악이 완성도를 높였다. 할 러프틱은 "신디 로퍼의 음악, 그레그 반즈의 의상, 제리 미첼의 안무와 연출 등 창작진의 힘이 컸다. 매력적인 요소를 잘 만들어냈다"고 치켜세웠다.

드래그퀸 롤라와 앙상블 엔젤들은 인기 캐릭터다. 18cm 힐을 신고 화려한 의상에 섹시한 몸짓으로 매력을 뽐낸다. "롤라나 엔젤은 극적으로 새롭게 만들었어요. 구두공장이 파산 위기를 겪으며 아방가르드한 구두를 만든 게 실화죠. 극 중 공장 직원들의 모델은 실제 인물들이에요. 제리 미첼이 직접 가서 직원들을 만났고 작품에 녹여냈죠."

'찰리의 이야기로 할 것인가, 롤라의 이야기로 할 것인가.' 작품 개발 초반엔 누구의 이야기를 중심에 둘지 치열하게 논의했다. 갑론을박이 이어졌고, 최종적으로 찰리의 관점을 택하게 됐다.

"롤라도 중요하지만, 찰리가 많은 성장을 하죠. 브로드웨이 개막 전 2012년 시카고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했었어요. 그때만 해도 롤라의 넘버가 두 개 더 있었고 훨씬 중심이 됐죠. 관객들 반응은 좋았는데, 찰리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피드백을 받았어요. 두 캐릭터의 균형을 맞췄고, 그때 찰리의 관점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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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할 러프틱 뮤지컬 '킹키부츠'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프로듀서가 지난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9.30. kgb@newsis.com

관객들의 반응은 그에게 가장 좋은 이정표다. "자세를 바로잡기도 하고, 때로는 딴짓도 한다. 그들의 몸동작에서 느낌이 온다"고 했다.

"롤라의 조용한 넘버가 있는데, 신나는 넘버 바로 뒤에 나와서 관객들이 불편해했어요. 박수를 치다가 갑자기 조용해지고, 6분이 넘는 넘버가 길게 느껴졌다고 했죠. 노래를 줄여야할까, 바꿔야할까 고민했어요. 하지만 이 노래 자체가 불편한 내용이기에 불편한 반응도 작품의 일부라고 판단해 그대로 뒀어요. 관객들 반응을 관찰하며 여러 시도를 해보는 게 중요하죠."

◆"전석 매진 한국 공연 보며 뉴욕 공연계 회복도 기대"

브로드웨이에선 2019년 4월까지 6년을 장기 공연하고 막을 내렸다. 지난 8월부터는 오프-브로드웨이인 뉴욕 스테이지42에서 공연 중이다. 내년이면 오리지널 초연 10주년을 맞는 만큼, 시대에 따른 변화를 조금씩 거치고 있다. 초반 대사인 '레이디스 앤 젠틀맨 그리고 그 사이에서 아직 결정 못하신 분들'은 '레이디스, 젠틀맨, 또 이런, 저런, 그런, 모든 분들'로 변경됐다. 이번 한국 공연에도 반영된 부분이다.

"뉴욕의 젠더 감수성이 더 예민해졌잖아요. 그 점을 반영했죠. 신사, 숙녀로 국한하지 않도록 대사를 수정했어요. 또 드래그퀸과 여장남자 차이를 말하며 개그가 들어간 부분도 제외했어요. 누군가를 희화화하거나 특정 카테고리로 분류하는 걸 배제했죠. '킹키부츠'는 즐거움을 주려는 작품이지, 누군가를 아프게 해서 재미를 찾는 게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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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할 러프틱 뮤지컬 '킹키부츠'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프로듀서가 지난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가진 뉴시스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9.29. kgb@newsis.com

코로나19로 문 닫았던 브로드웨이도 한국 공연계처럼 회복 중이라고 전했다. "전쟁이나 9·11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역대 최장기 셧다운이었어요. 공포스러운 시간이었죠. 뉴욕은 본래 해외 관광객 비중이 높아 아직 온전히 풀리진 않았지만, 회복 추세는 뚜렷해요. 전석 매진된 '킹키부츠' 한국 공연을 보며 뉴욕도 머지않아 그리될 거라고 생각해 기분 좋았어요."

'킹키부츠'는 제작 단계부터 CJ ENM이 글로벌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에서도 공감할 작품이라는 점이 감동적이었다"고 떠올렸다. 한국 뮤지컬 시장의 숙제로 꼽히는 브로드웨이 진출을 위해선 보편적 정서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한국적인 맛이 나는 건 당연하지만, 한국 사람만 이해하는 정서라면 미국이나 전 세계에선 성공하지 못하죠. 영화 '기생충'은 한국적 이야기와 캐릭터이지만, 보편적 테마로 전 세계에서 인정받았죠. 한국적 스토리텔링과 보편적 정서, 그게 성공 요인이에요. 한국 창작 뮤지컬도 이 점이 핵심이죠."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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