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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안펀드 오늘부터 재가동…자금시장 안정될까

등록 2022.10.24 10:4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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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안펀드 1.6조 우선 투입, '50조 + α' 유동성 공급

"시장 유동성 완화 유의적 효과…추가대책 필요"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추경호(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 금융회의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 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2022.10.23.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추경호(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 금융회의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 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2022.10.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실 사태로 촉발된 회사채 시장의 자금경색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유동성 공급대책을 내놓으면서 시장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에 강원도 레고랜드 부도사태가 겹치면서 악화된 채권시장의 자금경색을 진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키로 하면서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정부가 가동하는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20조원,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16조원, 유동성 부족 증권사 지원 3조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주택금융공사 사업자 보증지원 10조원 등이다.

정부는 먼저 채안펀드의 가용재원인 1조6000억원을 이날부터 투입해 시공사 보증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의 매입에 나선다. 채안펀드는 채권시장 경색으로 시장의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기업의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때 기업의 유동성을 지원하고 채권시장 안정화를 돕기 위해 금융기관 등이 출자해 만든 펀드다.

전문가들은 채안펀드 재가동 등 금융당국이 추가 대책을 내놓으면서 급격하게 위축된 투자심리를 일부 완화하고 단기적으로 시장 안정 효과를 거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대책은 필요한 조치였다고 평가한다"면서 "시장에서 유동성을 완화하는 데 유의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총 50조원을 상회하는 지원 규모 역시 시장에서 기대했던 수준을 상당한 정도로 반영한 것과 함께 필요 시에 추가 조치도 가능하다고 밝힌 것은 사태 해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완전한 크레딧 시장 회복에는 한계가 있으며 시중금리 상승 국면에서 자금경색이 발생한 만큼 상충되는 문제가 향후에도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공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글로벌 유동성 축소 등으로 시중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는 과정에서 자금경색이 발생한 만큼 정책 당국의 대응 역시 한계나 기조 상으로 상충되는 문제는 향후에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채안펀드,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 등은 모두 현재 유동성 고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시장 내 기존 금융회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재원을 확보하는 조치로 시장전반의 유동성 경색 해소에 다소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면서 "채안펀드 캐피탈 콜에 응해야 하는 증권사들은 정작 자금지원이 필요한 회사들로, 채안펀드 캐피탈콜에 대응한 자금조성 과정에서 자금시장 경색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시장 기대와 달리 무제한 SPV(기업유동성지원기구) 재가동은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SPV 재가동에 대해 "앞으로 이번 방안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도 지난 18일 이 총재를 만나 시장 유동성 경색에 대한 대응 방법으로 SPV 재가동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통화긴축을 진행 중인 한국은행의 입장에서는 이를 수용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펀더멘탈 여건이나 통화정책 기조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이 쉽게 재가동을 결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 나온 정책의 효과가 얼마나 이어질 지 지켜봐야 한다"고 짚었다.

시장 일각에선 레고랜드 ABCP 부도 사태에 정부가 유동성 공급 대책을 내놨지만 뒷북 대응이란 비판이 나온다. 레고랜드 관련 ABCP가 지난 6일 부도처리됐는데도 금융당국이 초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관망했다는 지적이다.

황 연구위원은 "한은의 긴축 정책과 일부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1차 조치의 성격에서 필요한 조치였다"면서 "유동성 경색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라 금리가 계속 올라가고 내년까지도 유동성 경색이 이어질 것이다. 추가 조치에 대해 대비책을 마련해 준비를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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