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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아태국장 "한국, 성장보다 물가정면 대응해야…정부부채 우려"(종합)

등록 2022.10.25 16: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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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장-물가 트레이드 오프 직면

"올해 경상수지 GDP 4% 흑자 예상"

정부부채 GDP 대비 60% 넘지 않아야

물가, 올해 정점…2024년 목표 수준

"50조원 유동성 공급, 선제적 대응"

수출·원화 약세 우려…내년 수출 0%

한국경제, 기초체력 강해 대외 충격 방어

잠재성장률 하회 여부, 중국 변수 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크리슈나 스리니바산(Krishna Srinivasan) IMF 아시아·태평양국 국장이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세계경제와 한국'을 발표하고 있다. 2022.10.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크리슈나 스리니바산(Krishna Srinivasan) IMF 아시아·태평양국 국장이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세계경제와 한국'을 발표하고 있다. 2022.10.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이 성장과 통화정책을 통한 물가 정면 대응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하는 등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또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강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급증한 정부 부채가 우려된다며, 국내총생산(GDP)의 60% 이내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은 25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어느 정도의 성장 희생도 감수해야 하냐는 질문에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긴축 정책으로 성장 전망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지만 인플레이션에 정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고 필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한은 입장에서 성장과 물가가 상충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은 맞다고 생각하지만, 반드시 인플레이션에 정면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기대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성장과 물가간 '트레이드 오프'를 점검하면서도 물가를 정면 대응해야 한다"며 "전월대비 물가는 낮아지고 있는 추세가 보이고 있어 한국 물가가 올해 정점을 찍고 2024년 쯤 목표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보다는 수십년 간 누적된 정부부채가 더 우려되고 있다며 정부부채가 국내총생산(GDP)대비 60%선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한국의 가게부채가 늘어난 것은 맞지만 대부분 모기지이고 LTV(주택담보대출비율) 등을 신중히 적용해 이로 인한 리스크가 현실화 될 위험은 적다고 볼 수 있다"며 "반면 한국의 정부부채가 GDP의 55%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아는데 GDP 대비 공공부문 부채 비율이 60%를 넘지 않도록 중기 재정 운용을 구체화하고 이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약계층 중심 지원을 위해 재정 정책도 필요하지만 이는 통화기조를 통해 보완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며 "재정 신뢰도 유지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재정 정책의 앵커(목표·기준)를 설정해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금리 급등과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등으로 자금시장 경색이 심화되자 정부가 50조 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한 것에 대해서는 호평을 내놨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한국 정부가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시장 안정화를 위해 50조원의 기금을 운용해, 특정 부문 부실이 다른 부문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대처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크리슈나 스리니바산(Krishna Srinivasan·가운데) IMF 아시아·태평양국 국장이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세계경제와 한국'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제이 페리스(Jay Peiris) IMF 아시아·태평양국 부장. 2022.10.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크리슈나 스리니바산(Krishna Srinivasan·가운데) IMF 아시아·태평양국 국장이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세계경제와 한국'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제이 페리스(Jay Peiris) IMF 아시아·태평양국 부장. 2022.10.25. [email protected]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과 원화 통화 약세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일찍 긴축에 나섰지만 미국과의 금리 역전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원화는 주요국 대비 가장 약세 통화 중 하나인데, 미국의 통화긴축 가속으로 인한 내외 금리차로 인해 달러가 아시아 통화대비 강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들어 원화 가치는 20% 하락하는 등 아시아 통화 중 일본 엔화(약 2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절하율을 기록 중이다.

또 "내년 한국의 수출이 정체를 보일 것으로 보이지만 내수는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수출 둔화로 성장률을 압박하고 있으며 일부 수요가 상쇄하고 있는 상태"라며 "올 상반기 중국의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를 비롯한 미국, 유럽지역의 수입수요가 유지됐지만 내년부터는 상품과 서비스 수입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IMF는 우리나라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6%, 2.0%로 예측한 바 있다. 또 한국 수출이 올해 3%대 후반에서 내년 0%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또 한국 경제가 강한 펀더멘털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한국 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은 대외 충격을 버티는 충분한 완충장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경상수지는 올해도 흑자가 예상되며 GDP의 4% 정도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GDP 기준으로 40% 정도의 순대외자산과 25% 수준의 외환보유액을 갖추고 있는 등 외환보유액은 넉넉한 수준으로 펀더멘털이 튼튼하다"고 말했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는 앞으로 좁혀질 수 있다고 봤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미국은 인플레이션이 해결되지 않아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점차 완화되고는 있지만 높은 수준으로, 시간이 지나면 한미 금리차가 점차 좁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차가 확대, 역전된 상황에서 환율은 이 충격을 완충해주는 완충 버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한국 성장률이 잠재성장률(2.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내년 한국 경제가 2%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다운 사이드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며 " 금융시장 여건 더 조여지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장기화, 중국 경제가 더 둔화할 가능성 등 변수에 따라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수출 중 25%가 중국이고, 15%가 미국, 10%가 유럽인데 다른 선진국 성장에 따라 영향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국내 성장이 저해됐고, 부동산 문제도 있는데 이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로 인한 중국 성장 전망 경로에 변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아시아 역내 교역 비중이 50% 이상으로 중국 성장이 다른 아·태 지역 국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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