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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라" 네이버·카카오, '관심사 채팅'에 꽂힌 이유

등록 2022.11.09 08:18:30수정 2022.11.09 10: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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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 새 성장동력으로 부상

네이버, '오픈톡' 등 특정 주제 기반 실시간 채팅 서비스 출시

카카오톡 오픈채팅, 비지인 기반으로 범위 확장…글로벌 정조준

커뮤니티는 메타버스 사업 이끌 핵심 요소

신규 이용자 유입으로 광고 수익 확대 꾀해

[서울=뉴시스] 네이버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온라인 중계권을 서비스하고, 커뮤니티 서비스와 다양한 특집페이지를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사진=네이버 제공).2022.11.0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네이버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온라인 중계권을 서비스하고, 커뮤니티 서비스와 다양한 특집페이지를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사진=네이버 제공).2022.11.0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글로벌 경기 침체로 새 성장 동력 발굴이 절실해진 네이버와 카카오가 차세대 커뮤니티에 앞다퉈 뛰어들었다. 포털-메신저 대표 기업으로 '커뮤니티' 역량을 구축한 것을 발판 삼아 '관심사' 기반의 오픈채팅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관심사 기반의 커뮤니티'를 공통으로 신사업으로 내걸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취임 후 줄곧 관심사 기반의 차세대 커뮤니티를 신사업으로 강조해왔다. 그동안 카페, 밴드 등 사용자들이 모이는 커뮤니티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노하우로 실시간으로 '버티컬(수요맞춤형)' 주제를 기반으로 소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 네이버는 지난 9월 수도권에 역대급 폭우로 기상특보가 발효됐을 때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 검색창 하단에 '제보톡' 서비스를 만들어 10만개가 넘는 제보가 이뤄졌다. 인기 드라마의 드라마톡을 운영해 수십만개의 톡이 오가는 등 오픈채팅 서비스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 지난 9월 말 스포츠 중계를 보면서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오픈톡’과 ‘이슈톡’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서비스 출시에 나섰다. 한달여만에 개설된 오픈톡 채팅방은 2000개에 달하며 40% 이상이 30세 이하로 젊다.

네이버는 지난 8일 카타르 월드컵 중계권을 서비스하고 특집페이지를 열어 ‘오픈톡’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생중계 같이 보기, 투표, 사진 올리기 등 축구를 좋아하는 팬들끼리 인원 제한 없이 다함께 월드컵을 즐길 수 있다.

최 대표는 오픈채팅을 스포츠 외에도 드라마, 증권, 이슈 키워드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 적용해 중장기적으로는 광고, 커머스 등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을 꾀하고 있다.

실제 네이버는 '커뮤니티'를 커머스에 접목해 새로운 리테일 형식을 정립하고 있다. 지난달 인수를 결정한 개인간거래(C2C) 플랫폼 '포쉬마크'는 이용자 8000만명을 확보한 중고 패션 커뮤니티이며 사용자의 80%가 MZ세대다. 인수대금 2조3000억원이 넘는 통 큰 베팅인만큼, 네이버는 포쉬마크가 5년, 10년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수연 대표는 “네이버가 앞으로 더 큰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중심에는 커뮤니티가 있다”며 “포쉬마크 인수를 통해 커뮤니티 커머스를 내딛었 듯 국내에서도 커뮤니티 서비스 변화에 대해 심도있는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버티컬 주제형 실시간 채팅 도전…카카오톡 '오픈채팅' 비지인 연결 서비스로 확장

카카오도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관심사 기반의 비지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개편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지난 9월에는 일부 오픈채팅방에 광고를 시범 적용하기도 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오픈채팅 일간활성화이용자수(DAU)는 900만명에 달한다. 오픈채팅은 이용자들이 원하는 주제로 자유롭게 방을 개설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는 오픈채팅을 관심사 기반의 비지인을 연결하는 서비스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별도의 오픈채팅 앱 '오픈링크'를 출시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난달 카카오 먹통 사태로 카카오톡 개편을 지휘한 남궁훈 대표가 사임하면서 카카오 신사업 비전에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홍은택 단독 대표가 권미진 수석부사장과 함께 지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홍은택 대표는 "관심사 기반 비지인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고, 커뮤니케이션 영역을 확장하고자 하는 전략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상단 광고가 도입된 모습.(사진=카카오톡 캡쳐).2022.09.16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상단 광고가 도입된 모습.(사진=카카오톡 캡쳐).2022.09.16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메타버스 핵심 요소 '커뮤니티'…MZ세대 확보해 광고 수익 확대 꾀해


커뮤니티 기능 강화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미래 핵심 사업인 '메타버스'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네이버는 이르면 연내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서비스를 내놓는다고 예고한 바 있다.

카카오는 오픈채팅 앱 '오픈링크'가 출시되면 현재 넵튠, 컬러버스 등과 개발 중인 오픈형 3D 메타버스 플랫폼 '컬러버스'와 시너지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카카오웹툰을 좋아하는 외국인 이용자가 오픈링크에서 국내 이용자와 콘텐츠 관련 자유롭게 대화하고 컬러버스에 접속해 웹툰을 감상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컬러버스는 국내 1위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와 메타버스 사업 및 서비스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메타버스 구현 핵심 요소인 '커뮤니티' 아군을 얻기 위해서다. 메타버스 내에서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함께 UGC(사용자 생성 콘텐츠)를 제작하고 배포, 공유하게 되는 새로운 서비스 형태가 전망된다.

이렇듯 양사의 서비스 모두 비슷한 '관심사'를 기반으로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소통하는 것을 지향한다는 점이 공통점으로 꼽힌다. 이를 통해 신규 이용자 유입을 확대할 수 있고, 체류 시간이 길어질 수록 최근 주춤한 광고 수익을 확대하는 것을 꾀할 수 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앞서 카카오는 오픈채팅에 관심사 기반 맞춤형 광고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해외 빅테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점유율 확장으로 점차 네이버 카카오의 포털과 메신저 신규 이용자 유입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양사가 오픈채팅에 주목하는 이유다. MZ세대들은 '숏폼' 콘텐츠를 선호하면서 유튜브 '숏츠',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릴스'에 머무르고 있다. 10대 사용자들의 경우 페이스북을 대거 이탈했고 카카오톡은 학교나 부모님과의 소통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로 빅테크 핵심 수익원인 광고 시장은 타격을 입고 있다. 온라인 광고주들은 예산을 축소하면서 광고 단가는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이 영향으로 이미 네이버와 카카오는 3분기 매출이 각각 사상 최대, 역대 분기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역성장했다. 네이버 3분기 영업이익은 33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전분기 대비 1.8% 줄었다. 3분기 카카오 영업이익은 15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전분기 대비로는 12% 감소했다.

전성민 가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비지인들과 채팅을 하는 것은 MZ세대에서 자연스럽게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며 취미가 같으면 쉽게 친해질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며"이런 추세를 인식해 네이버와 카카오가 시대에 걸맞는 오픈채팅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자사 플랫폼안에서만 서비스를 이용하는 '싱글호밍'을 노리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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