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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오프, 겨울밤에 고이 숨어 있던 노래를 발굴했네

등록 2022.12.25 14:3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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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이이언·'언니네 이발관' 이능룡, 프로젝트 듀오

26일 새 싱글 '이 밤에 숨어요' 공개

내년 여름 발매할 두 번째 EP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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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능룡(왼쪽), 이이언. 나이트 오프. 2022.12.25. (사진 = 나이트 오프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어둠 없이 깜깜하고, 눈물 없이 운다. 노래 없이 흥얼거리고, 그리움 없이 앓는다.

프로젝트 듀오 '나이트 오프(Night Off)'의 신곡 '이 밤에 숨어요'(Hide into Night)는 우리가 놓치고 있던 애틋함의 무엇을 깨닫게 한다.

26일 오후 12시 음원사이트에 공개되는 귀한 이 곡을 최근 서울 서대문구에서 먼저 들었다. 겨울밤에 고이 숨어 있다 살며시 얼굴을 내민 노래를 마침내 발굴한 듯, 포슬포슬한 감성. "아침이 우릴 찾기 전에 / 둘이서 아무도 몰래 이 밤에 숨어요"라는 그윽한 노랫말, 아렴풋함이 뭉근한 멜로디로 음악 자체가 겨울밤이 됐다. 수채화처럼 감성이 번지는 그런 노래다.

나이트 오프는 겨울 그리고 밤과 노래적 혈연관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니 겨울과 밤의 적자(嫡子)다. '아름다운 노래'는 고운 선율과 노랫말로 만드는 게 아니라, 선율과 노래를 대하는 갸륵한 태도와 마음으로 만든다는 걸 이이언(eAeon)과 이능룡은 증명한다.

실험적인 모던록 밴드 '못(Mot)'을 이끌고 있고 솔로 작업도 하는 이이언, 인디 신에 획을 그른 모던록 밴드 '언니네이발관' 출신인 이능룡은 이미 음악 신(scene)의 상징이다. 해오던 만큼만 해도 충분하다. 하지만 두 뮤지션은 오늘도 음악이 흐른다는 걸 안다. 유연한 생각, 말랑말랑한 마음으로 매 순간 노래의 몸을 입는다.

이이언이 최근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 리더 RM(김남준)의 첫 솔로 앨범 '인디고' 트랙에서 분위기를 환기하는 트랙 '체인지(Change) pt.2'를 협업하고, 이능룡은 싱어송라이터 겸 작가 요조(신수진)가 최근 발매한 EP '이름들'의 작곡·프로듀싱을 담당하는 등 장르불문 러브콜을 받아 스펙트럼도 넓히고 있다. 

내년 여름께 발매 예정인 나이트 오프의 두 번째 EP에 대한 기대감이 벌써부터 부푸는 이유다. '이 밤에 숨어요'가 신호탄이다. 2018년 12월 첫 EP '마지막 밤' 발매 이후 몇몇 싱글을 낸 적은 있지만, 계획대로 된다면 EP 발표는 약 4년6개월 만이다. 다음은 이이언, 이능룡과 나눈 일문일답.

-'이 밤에 숨어요'의 모티브는 무엇이었나요?

"작년 겨울에 이미 작업 해뒀던 곡이었어요. 사정이 있어서 미뤄졌는데, '겨울 노래'라 '다음 겨울을 기약하자'고 1년 미뤘고 올해 나오게 됐죠."(이이언)

"겨울, 어떤 두 사람의 인연에 대한 노래인데 아련함이 드러납니다."(이능룡)

-1년 전과 달라진 부분이 있나요?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어요. 작년과 거의 비슷하데 믹스가 달라졌죠."(이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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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나이트 오프 디지털 싱글 '이 밤에 숨어요' 커버. 2022.12.25. (사진 = 나이트 오프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믹싱은 이언 형이 다 하셨어요."(이능룡)

"아티스트 음악의 색을 잘 들러낼 수 있는 '최적의 믹싱'이 있어요. 그간 나이트 오프의 곡은 제가 믹스를 안 했어요. 못과 제 솔로 음반은 다 제가 하는데, 나이트 오프는 자신이 없는 사운드였거든요. 늘 해오던 사운드가 아니고 조금 더 캐주얼하다고 할까요, 좀 더 자연스러운 사운드가 필요할 거 같은데 제가 만들어온 사운드와 딱 들어맞는 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계속 작업을 해오다 보니까 나이트 오프의 사운드에 대한 어떤 감각, 감흥도 좀 익히게 된 거 같았어요. 이번에 믹스를 하면서 많이 배웠죠. 보통 하루 정도 믹싱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하고 한 번 정도 수정을 하는데, 이번엔 보름 정도를 했죠. 그러면서 이제 해도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일 고민했던 지점은 '자연스럽게 들리게 하는 것'이었어요. 이이언의 솔로 사운드는 엄청 각이 딱 잡혀 있다고 해야 할까요. 모서리가 세워져 있고 또 엄청 정돈돼 있고 정교하게 맞고 잘 가공된 느낌이죠. 나이트 오프는 그런 가공된 느낌이 아니에요. (이능룡 "출렁대야 하는 사운드죠") 약간 삐져나오기도 하고…. 쓱쓱 선들을 대충 그린 거 같은데 아름답게 보이는 그림이 있잖아요. 그런 질감이에요. 능룡 씨 말처럼 '나이트 오프'의 사운드는 출렁거리는 자연스러운 느낌이 있어야죠. 그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오랜 시간 작업을 하면서, 제가 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난 실험이기도 했어요."(이이언)

-'이 밤에 숨어요'는 뭉근한 감성에 젖어 드는 곡인데 나이트 오프의 노래는 원래 계절감, 시간 감각이 묻어나 있어요. 특히, 겨울과 밤이 많이 연상됩니다.

"팀 이름부터 시간의 느낌이 묻어나죠. 근데 그런 감각을 의도하고 팀 이름을 짓지는 않았어요. 다만 이름을 짓고 나서 보니 저희가 생각했던 감성이나 머물러 있는 시선이 시간에서 오는 씁쓸함에 대해 환기하게 되더라고요. 밤에 대한 정서 같은 것들이 저희 이야기에 잘 부합되는 거 같고요."(이능룡)

-''이 밤에 숨어요'에 부합되는 정서는 어떤 것인가요?

"뮤직비디오 내용이 곡의 모티브 시작과 비슷해요. 속초에서 연인이 하룻밤을 보낸 뒤 다시 각자의 삶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에요. 그런 제한적인 밤 안에서 째깍째깍 지나가는 시간들이 안타깝고 너무 이 시간이 소중해 아련하게 보내는 시간이 모티브가 된 거죠."(이능룡)

"뮤직비디오에선 남녀의 관계를 다뤘지만 남녀의 인연에 대한 노래만은 아니에요. 점점 좋은 인연을 만나는 게 쉬운 일이 아닌 거 같아요. 가능성이 좁아지잖아요."(이이언)

"경험이 생기다 보니까 실수를 안 하려고 하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폭을 굉장히 좁게 만들게 되는 거죠. 예전에는 만나고 상처 받을 수 있는 인연이 생겨도 괜찮았지만, 지금은 그런 인연을 안 만들기 위해 반경을 좁게 만드는 게 있죠."(이능룡)

"조심스럽게 그런 상황에서 생기는 인연의 안타까운 감정을 담아보고 싶었어요."(이이언)

"남녀 관계가 아니더라도 본의 아니게 또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헤어짐을 겪게 된 분들도 공감할 수 있을 겁니다."(이능룡)

-이이언 씨가 RM 씨와 작업한 '체인지 pt.2'는 정말 새로웠어요. (이이언은 RM보다 형이지만 RM이 "음악적 친구"라고 표현할 정도로 신뢰가 두터운 뮤지션이다. '체인지 pt.2'는 데모를 거의 그대로 쓴 곡으로 알려졌는데, '어디에도 없는 사운드'를 찾아내는 이이언의 감각이 빛나는 곡이다. 음악 전문가들 사이에선 RM '인디고' 수록된 트랙 중 이 곡이 제일 호평을 받았다. RM은 이이언이 9년 만인 지난해 발매한 솔로 정규 2집 '프래질(Fragile)'의 타이틀곡 '그러지 마'를 피처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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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나이트 오프 '이 밤에 숨어요' 뮤직비디오. 2022.12.25. (사진 = 나이트 오프 유튜브 캡처)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RM 씨도 그렇도 저도 그렇고 하고 싶은 거를 다 했어요. RM 씨가 데모를 박자에만 맞추고 트랙 하나 없이 녹음을 해서 보내줬는데 '다른 색깔로 확 가보자'라는 느낌으로 작업했죠. (전개도) 3번이나 바뀌고 낯설게 작업을 해봤어요. RM 씨랑은 취향도 공유하면서 음악 이야기를 많이 나눕니다."(이이언)

"젊은 뮤지션들이 이언 형과 작업을 함께 하고 싶다며 협업 제안을 많이 해와요."(이능룡)

-능룡 씨는 요조 씨와 작업은 어땠나요? 2011년에 컴필레이션 앨범('cafe: night & day')에 '토털 서비스(total service)'라는 프로젝트 팀으로 작업한 적도 있죠? 이이언 씨는 이능룡 씨와 요조 씨 작업을 어떻게 들으셨어요?

"앨범 발매 전 중간 중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너무 좋았어요. 특히 능룡 씨가 나이트 오프에서는 다 보여주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칼을 갈고 있었구나' '작정했구나'라는 걸 느꼈죠."(이이언)

-나이트 오프에선 어떤 점을 보여주지 못한 건가요?

"나이트 오프는 사실 어느 정도의 자기의 역할이 있거든요. 그렇다 보니 모든 것을 한 사람이 다 컨트롤을 할 수 없죠. 공동의 작품이니까. 필연적으로 양보라면 양보랄까, 서로의 색이 어느 정도 섞이도록 자리를 남겨 놓아야 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어요. 능룡 씨도 제가 들어오는 부분을 위해 자리를 남겨두고 하다 보니까 힘을 아끼는 것이 있어요."(이이언)

"근데 사실 무서웠어요. 진짜 힘이 없는데… 하하."(이능룡)

-서로에 대한 배려라고 볼 수 있나요?

"처음에 작업할 땐 배려라는 말이 잘 맞았던 거 같아요. 사실 해오던 것이 각자 있으니까, 상대방이 들어올 자리를 배려하는 게 확실히 있었죠. 지금은 그냥 저절로 자연스럽게 알아서 잘 섞여요."(이이언)

"너무 서로를 잘 알게 됐고, 서로가 무엇을 잘 하는지 알게 됐어요. 예전엔 탐색을 하거나 조율을 할 필요가 있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서 작업 시간도 줄었습니다."(이능룡)

-근데 생각보다 나이트 오프 작업이 늦어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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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나이트 오프. 2022.12.25. (사진 = 나이트 오프 제공) photo@newsis.com

"사연이 있어요. 내년 여름에 발매되는 싱글이 있는데 작업은 올해 여름에 다 끝났어요. 제주도 미술관 '포도뮤지엄'의 전시를 위해 만들어진 노래라 우선 그곳에서만 들을 수 있어요. 전시가 끝나면 음원으로 발매될 겁니다. 그렇게 중간 중간 작업을 했었지만 음원으로 발매하지 못한 게 있었죠."(이이언) (포도 뮤지엄 기획 전시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의 동명타이틀 애니메이션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가 이 뮤지엄에서 상영 중인데, 나이트 오프는 음악을 맡아 최수진 작가와 애니메이션을 작업했다. 전시의 클라이맥스에 나이트 오프 음악을 듣게 된다. 나이트 오프의 음악이 계속 생각난다며 다시 전시를 보러 오는 경우도 많다는 후문이다.)

-다음 음반은 정규가 되지 않을까 했는데, EP네요.

"지금은 7곡 정도의 30분 내외 러닝타임으로도 정규 앨범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세상 같아요. 40분이 넘어가는 러닝타임을 듣기엔 집중을 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는 거 같아요."(이능룡)

"(음악적) 소식(小食)을 하는 세상에서 플레이트(plate·접시)도 작아지는 거 같아요. 러닝타임이 길고 곡수가 많아지면 피로해하시는 분들이 생겼죠. 음악가의 입장에서도 듣는 분들이 곡에 집중하지 못하면 좋은 게 아니잖아요. 정규음반만이 갖는 예술적 내러티브가 좋긴 한데, 나이트 오프는 그것에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아요."(이이언)

"일정 시간 안에 집중해서 저희들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중요하죠. 물리적 시간이 길다거나 곡 수가 많은 건 상관이 없는 거 같아요."(이능룡)

"정규가 갖는 아티스트십이 분명 있지만, 저희에겐 한 곡 한 곡 좋은 곡이 나오는 게 중요해요. 부담 없이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정규 안에 거대한 의미를 담고 트랙 순서대로 들어야 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굳이 지금 저희가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이이언)

"플레이 리스트라는 것이 존재하는 세상이잖아요. 예전부터 CD를 사러 가는 그 기쁨 자체를 느꼈지만, 지금의 플랫폼이 음악 듣기엔 제일 좋아요. 그 때는 새로운 노래를 들으려면 누군가에게 부탁을 해야 하고, 잘 아는 친구를 사귀어야 했고, 서칭을 하고 디깅을 해야 했죠. 뭔가 음악이 권력화 돼 있는 느낌이었어요. 뭔가 알고 있다는 것이 자랑거리가 되는 세상이었죠. 취향을 알려면 노력을 해야 했던 거죠. 지금은 제 취향을 자연스레 더 알게 되면서 새로운 음악을 훨씬 더 많이 듣게 됐어요. 좋아하는 음악도 더 많이 생기고 음악이 더 좋아졌죠."(이능룡)

-역시 유연하신 분들이라 계속 새로운 곡이 나오고 협업 제안도 많이 받으시는 것 같아요. 새 EP 발매 전 작업 과정에서 중요하게 잡고 가는 방향성이 있나요?

"어떤 특별한 방향성보다는 한 곡 한 곡 만들 때마다 비슷한 마음이 들 거 같아요. 저희가 잘 만들 수 있는 좋은 음악을 최선을 다해서 만드는 거죠."(이이언)

"좋은 음악 만드는 거, 그거 하나가 방향성이죠. 저희가 주로 메신저를 통해 의견을 주고 받는데 그 의견이 다를 수 있는 상황도 생기잖아요. 그럴 때 '좋냐 안 좋냐'를 따지면 조율이 잘 되고, 서로 수긍하게 되는 거 같아요."(이능룡)

"결국은 음악이죠. 나이트 오프 작업 프로세스가 처음보다 훨씬 효율적이에요. 절차와 방식이 생겼고 그것이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혔어요. 처음엔 나이트 오프 작업을 이야기 할 때 둘이 반반씩 한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요즘은 능룡 씨가 60%, 제가 40%를 해요. 능룡 씨가 처음 작업했을 때보다 발전했어요. 베이스는 다른 세션이 맡았는데 지금은 직접 연주합니다. 원래 기타리스트로 유명하지만 베이시스트로 나서도 손색이 없어요."(이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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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나이트 오프. 2022.12.25. (사진 = 나이트 오프 제공) photo@newsis.com

"요조 씨와 EBS '스페이스 공감'에 출연하는데 베이스를 제가 맡아요. (요조 씨가 함께 작업한 앨범에서도 베이스가 핵심이라고 이야기했다고 하자) 요조 씨의 앨범은 더 로맨틱해져야 했고, 더 사이키델릭해져야 할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요조 씨에겐 그런 걸 담아낼 수 있는 목소리가 있다고 생각했죠. 그러기 위해선 곡이 심플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베이스가 자리만 차지하고 제 역할을 못했을 때는 다른 게 덕지덕지 붙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베이스가 제 역할을 해줬을 때 나머지를 비울 수 있는 편곡이 가능할 거라 생각했죠. 그래서 베이스가 리드미컬해지고 하모닉해지고 보컬을 서브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됐죠. 그렇게 베이스가 재밌게 연주를 짰어요."(이능룡)

"맞아요. 케이크(노래)는 빵(베이스)이 맛있어야 해요. 빵이 뻑뻑하고 맛이 없으면, 크림이 아무리 맛있어도 부족하죠. 알맹이가 잘 받쳐줘야 합니다. 하하."(이이언)

"드럼의 킥과 베이스의 톤으로 음악의 느낌과 바이브가 정해지는 거 같아요. 시대적으로 음악의 뉘앙스가 있다고 할 때도 베이스 톤과 드럼 톤으로 정해지는 거 같고요. 로맨틱하고 빈티지한 시대를 재현한 사운드가 있더라도 드럼과 베이스가 제 역할을 안 하면 붕 뜨는 느낌을 받아요. 집에 기타 숫자만큼 베이스가 있거든요. 기타는 한 대를 가지고도 이펙터 등으로 여러 소리를 낼 수 있지만, 베이스는 딱 그 악기 소리만 나요."(이능룡)

"곡 작업 프로세스에서도 실제로 능룡 씨가 작업을 많이 해요. 코드 진행과 간단한 편곡을 능룡 씨가 작업해서 보내주면 제가 편곡 아이디어를 내고 멜로디랑 가사를 쓰고 보컬을 붙이는 식으로 작업이 되는데 이미 완전히 세팅이 끝난 상태로 와서 참 편해요."(이이언)

-이언 씨는 이전보다 더 여유가 생기고 밝아진 거 같아요. 그런 태도가 곡 작업에도 영향을 미치죠?

"아무래도 그런 거 같아요. 2019년에 제 개인적으로 음악 작업 방식과 임하는 마인드에 '이상한 도약' 같은 게 있었어요. 2018년에 공황장애가 왔고 1년 동안 작업을 쉬었는데 이후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작업이 하고 싶어진 뒤로는 이전과는 조금 달라졌어요.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는데, 작업하는 게 편해졌어요. 예전엔 작업이 괴로운 면이 확실히 있었거든요. 이걸 짜내야 하는 시간이 있어야 했죠. 이제 음악 작업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거의 없어요. 항상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되는 느낌이 들어요. 다만 가사는 조금 힘들어요. 이전에 했던 말들이 이미 많으니까, 새로운 이야기에 대해 고민하는 거죠."(이이언)

"팔불출(八不出) 같지만 형의 멜로디, 가사를 볼 때마다 '멋진 사람을 만났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감사한 생각이 계속 들어요. 볼 때마다 놀라고요."(이능룡)

-능룡 씨도 갈수록 보폭이 넓어지고 있어요.

"예전엔 '이거 아니면 안 될 거 같아'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맞을 거 같은 걸 위해선 다른 걸 희생해도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죠. 이젠 제가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이능룡)

"맞아요. 저도 정답이 없는데 있다고 생각하며 그걸 찾기 위해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 거 같아요. 이렇게 해도 되고 저렇게 해도 되는데…. 그러면 이런 음악이 나오고 저런 음악이 나오는 거죠.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모든 것이 편해졌어요."(이이언)
 
-두 분을 보면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삶에도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거 같아요.

"그런 게 확실히 있어요. 물론 음악만 그런 건 아닐 거예요. 오래 자기 분야를 해온 사람이라면 거기서 삶의 교훈을 얻을 텐데, 저는 해온 게 음악이라서 음악에서 얻는 거죠. 2019년 어떤 시점 이후로 음악도 그렇고 심리적으로도 그렇고 훨씬 편안해지고 표정도 좋아졌어요. 음악이 먼저 바뀐 건지, 삶이 먼저 바뀐 건지 뭐가 먼저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두 가지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생각은 들어요."(이이언)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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